경쟁률 10대 1…지자체들 사활 건 ‘농어촌 기본소득’ 전쟁
![충북 괴산군이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에 선정되기 위해 주민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괴산군]](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8/joongang/20260508050241246dvbu.jpg)
충남 부여군은 지난 4일 충남도에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공모 신청서를 제출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도전이다. 1차 시범사업 때 탈락의 쓴맛을 본 부여군은 홍은아 부군수(군수 권한대행)를 총괄단장으로 예산과 인구·농업·경제·홍보 등 5개 부서를 모아 전담반(TF팀)을 편성했다. 전담반은 재원 확보 전략은 물론 지역경제 파급 효과 분석과 주민 체감형 정책을 설계했다. 홍은아 부여군수 권한대행은 “정책적 역량과 경험을 총동원했기 때문에 이번 공모에서 반드시 선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 59개 군(郡) 대상 공모…5월 중순 발표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가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에 참여할 5개 군(郡)을 추가로 공모하면서 전국 대상 지방자치단체가 사활을 걸고 나섰다. 지난해 10개 지역을 시범지역으로 선정했던 농식품부는 7일까지 각 시·도로부터 신청을 받아 이달 중순쯤 시범지역 5곳을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경쟁률이 10대 1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공모에는 ‘지방분권 균형발전법’에 따라 인구 감소지역으로 지정된 63개 군(郡) 가운데 시범사업을 추진 중인 10곳을 제외한 10개 시·도 59개 군 전체를 대상으로 추가 신청을 받은 뒤 예산 범위 내에서 사업 대상 지역을 선정하게 된다.

충남의 경우 5개 대상 지역 가운데 부여를 비롯해 금산과 예산·서천 등 4군이 공모 신청서를 제출했다. 금산군은 지난 4일 오후 허창덕 군수 권한대행이 직접 충남도를 찾아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공모 신청서와 예비 계획서를 제출했다. 금산군은 공모를 앞두고 부서 합동TF팀을 구성, 지역 맞춤형 사업 모델을 발굴했다. 강원도에선 이미 기본소득을 도입한 정선을 제외한 10곳 가운데 홍천과 횡성·영월·평창·철원 등 8개 군이 신청서를 제출했다. 양양군은 “전국에서 추가 선정 지역이 5곳에 불과해 가능성이 높지 않은 데다 재정 여건 역시 충분치 않다고 판단해 신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남에선 의령과 하동, 산청, 함양, 거창, 합천 등 6곳이 신청했다.
자치단체마다 TF팀구성…맞춤형 사업모델 발굴
충북에서는 괴산과 보은·영동·단양 등 4개 군(郡)이 농어촌 기본소득 추가 신청을 마쳤다. 괴산군은 지난달 24일부터 7일까지 읍·면 행정복지센터와 공식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통해 기본소득 선정을 염원하는 주민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괴산군 예산팀 최열호 주무관은 “주민 1만5000명의 서명은 이미 관계 부서에 제출했고, 7일까지 받은 서명도 곧 전달할 예정”이라며 “괴산은 충북에서 인구 고령화와 감소율이 가장 심한 소멸 지역이라 기본소득 도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초 민생안정지원금 시행을 통해 괴산사랑상품권 카드 보급률을 98%로 높였기 때문에 당장 기본소득을 시행해도 어려움이 없다”고 덧붙였다.

괴산군은 기본소득 예산으로 18개월간 996억원을 추정했다. 이중 군 부담분은 299억원이다. 괴산군 관계자는 “세출 구조 조정과 순세계잉여금·재정안정화기금 등을 활용해 재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 괴산군, 주민 대상 서명운동도 진행
보은군은 53개 사회단체로 구성된 보은군민간사회단체연합회가 기본소득 선정을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6일 기자회견을 열고 “보은군은 한때 11만4000명에 달하던 인구가 3만명으로 줄고 65세 이상 고령자는 43%에 달하는 등 지방소멸이 현실화하는 지역”이라며 “이번에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지역에서 제외된다면 지역경제 위축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전북에선 농어촌 인구감소지역에 포함된 무주·진안·고창·부안·임실 등 5개 군 모두가 농어촌 기본소득 추가 사업 공모에 도전장을 냈다. 이 가운데 무주·진안이 상대적으로 유력한 지역으로 꼽힌다. 특히 무주는 이미 보건복지부와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를 마치고 지난 3월 자체 예산으로 1차 기본소득을 지급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월 27일 전북대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무주도 추가경정예산이 가능하면 편성해서 농어촌 기본소득을 지원하라고 얘기해놨다"며 "추경을 언제 하게 될지 모르지만 군 단위가 이제 적극적으로 한다고 하니까 잘될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2차로 선정된 5개 군(郡)은 7월부터 내년 12월까지 18개월 동안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전체 예산 가운데 40%는 국비, 60%는 시·도(광역자치단체)와 군이 각각 절반씩 분담한다. 추가로 선정된 군은 주민등록을 두고 실제 거주하는 주민에게 7월부터 개인당 월 15만원의 농어촌 기본소득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게 된다. 기본소득이 단순한 현금 지원 정책이 아니라 농어촌 지역 내 소비를 통해 경제를 선순환시키고 균형 발전을 이루자는 취지다.
2차 선정 5곳, 7월부터 내년 12월까지 지급
농식품부는 기본소득을 마중물로 농어촌을 사람이 돌아오고 머물 수 있는 지역으로 바꾸고 이를 통해 지역이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범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농협으로의 소비 쏠림 등)는 자치단체, 주민과의 협의를 통해 해결할 방침이다. 기본소득이 정책 목적에 맞게 지역사회에 안착할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부족한 서비스도 확대할 예정이다.

지방자치단체 "국비 40%→80% 높여달라" 촉구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과 관련, 각 시·도와 군(郡)은 정부에 국비 비율을 높여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재정자립도가 9.3%로 충남 15개 시·군 가운데 가장 낮은 청양군은 기본소득을 위해 연간 162억원(2026년 2~12월 분담 예산)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이번 2차 공모에 신청서를 접수한 금산군의 경우 인구가 4만9000여 명으로 기본소득 시범사업에 선정되면 연간 24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충남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정부에 국비 부담을 높여 달라고 요청했던 것도 지방정부 재정여건을 고려한 조치였다”며 “전국의 지방소멸 지역이 앞다퉈 기본소득 시범사업을 신청했지만, 예산 문제로 신규 사업 추진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부여·무주·괴산·춘천·창원=신진호·김준희·최종권·박진호·안대훈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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