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위 천국’ 파리보다 심한 서울…더 이상 방치 안 돼

2026. 5. 8.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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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 인근 서울시의회 앞 노동계 집회와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보수단체 집회 장면. [연합뉴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신고된 집회·시위 중에 경찰력이 동원된 사례는 1만9800건이었는데, 이는 미국 뉴욕(4500건)과 영국 런던(4100건)은 물론 ‘시위 천국’으로 알려진 프랑스 파리(약 5200건)보다 3.8배 많았다. 비슷한 선진국보다 유달리 한국의 집회·시위 건수가 과도하게 많은 이유는 그만큼 사회적 갈등의 해결 시스템이 겉돌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 도로 점거를 비롯해 시위대에 지나치게 관대하다 보니 교통 통제와 소음 공해 등에 따른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는 것도 큰 문제로 지적된다.

실제로 서울의 단골 시위 메카가 된 광화문 일대의 경우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12개 차로 중에 거의 절반가량을 통제하는 경우가 흔하다. 잦은 집회·시위로 인해 14개 노선의 시내버스들이 무정차 통과하거나 우회 운행하다 보니 시민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광화문 주변 거주자·직장인은 물론 이 일대를 오가는 유동인구는 심각한 소음에 따른 고통도 호소한다. 중앙일보 취재팀이 지난달 있었던 한 광화문 집회에서 소음을 측정했더니 최대 107데시벨(dB)이 나왔다. 이는 헬리콥터 이착륙 때의 굉음과 비슷한 수준으로, 현행 집시법 시행령상 광장에 대한 소음 제한 기준(주간·야간·심야 동일 90dB 이하)을 크게 웃돈다.

대한교통학회에 따르면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변지혜 교수 연구팀은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부터 덕수궁 대한문 앞까지 1㎞ 구간의 세종대로 8~12차로를 6시간 동안 전면 통제할 경우 최대 83억원의 교통혼잡비용이 발행한다고 추산했다. 서울시 전역에서 집회·시위로 인한 교통혼잡비용에다 소음 등에 따른 시민 불편, 경찰력 동원 등을 두루 포함하면 사회적 비용은 더 커질 것이다.

광화문 집회·시위는 K컬처에 호감을 갖고 입국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부정적 국가 이미지를 심어줄 우려도 있다. 헌법 21조 1항에 규정한 집회·결사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지만, 타인의 자유를 침해한다면 적정한 제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이제는 집회·시위 주최 측에 일정한 비용을 부담하는 방안 등 합리적 대책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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