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제거해도 핵 반격 가능하도록…새 헌법에 못 박았다

이유정 2026. 5. 7. 16:3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궐위 등 유사 시에도 핵을 쓸 수 있도록 헌법에 근거 규정을 명문화했다. 이는 한·미가 참수 작전 등을 통해 김정은을 제거하더라도 북핵은 가동된다는 걸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 3월 2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평양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5기 1차 회의를 열고 김정은을 국무위원장으로 재추대했다고 조선중앙TV가 23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7일 국회 정보위원회 현안보고에서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지난 3월 최고인민회의 15기 첫 회의를 통해 개정한 헌법을 통해 ‘김정은 1인 영도 체제’를 공고화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개정 헌법은 핵무기 사용 조건과 권한을 처음 명문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89조 “공화국 핵무력의 지휘권은 국무위원회 위원장에게 있다”, “국무위원장은 국가핵무력지휘기구에 핵무력 사용 권한을 위임할 수 있다”는 대목이다. 이는 향후에도 핵을 포기하는 일은 없다는 대외적 선언으로 읽힌다.

동시에 2022년 9월 제정한 핵무력정책법에서 규정한 국무위원장의 핵 지휘권을 최고 법률인 헌법 차원으로 격상했다도 의미가 있다. 또 국무위원장이 핵무력지휘기구에 핵 사용 권한을 위임할 수 있도록 한 대목은 최고 지도자 유고 시에도 핵 반격이 가능하도록 핵 사용 절차를 법제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핵무력정책법은 제3조에서 국가핵무력지휘기구에 대해 “국무위원장이 임명하는 성원들”로 구성되며 “핵무기와 관련한 결정으로부터 집행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공화국 국무위원장을 보좌한다”고 규정한다. 같은 조항에는 “공화국 핵무력은 국무위원장의 유일적 지휘에 복종한다”, “국무위원장은 핵무기와 관련한 모든 결정권을 가진다”는 내용도 있다. 또 “국가핵무력에 대한 지휘통제체계가 적대세력의 공격으로 위험에 처하는 경우…핵 타격이 자동적으로 즉시에 단행된다”고도 명시했다.

이번 개정을 통해 해당 조항이 발동할 근거 규정을 헌법에도 담게 된 것인데, 이는 김정은이 임명한 핵무력지휘기구의 책임자가 위임에 따라 핵 보복 반격을 결정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위임을 받는 이는 후계자가 될 수도, 서열에 따른 결정권자가 될 수도 있다.

실제 김정은 유고 시나 위임과 관련한 규정이 헌법에 구체적으로 명문화돼 있진 않은 것으로 국정원은 파악했다. 이에 대해 정보위 여당 간사인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그때 존재하는 후계자나 다른 방식으로 대응하지 않겠냐는 국정원의 추측성 전망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야당 간사인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은 “지휘 기구에 대해 어떤 사람이 참여하고 어떤 의미를 갖는지 현재로선 밝혀진 게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국정원은 북한 국가보위성 소속 대남 공작원 이호남이 지난 2019년 7월 ‘필리핀 아태 평화·번영 국제대회’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점을 뒷받침할 수 있는 비공개 자료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선원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이호남의 동선 보고는 추론이 아니고 확증 자료와 비공개 자료를 기초로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방용철 전 쌍방울 부회장은 국회 ‘조작기소 국조특위’에서 북한 공작원 이호남을 필리핀에서 만나 경기도 지사로 재직 중이던 이재명 대통령의 방북 대가성 비용 70만 달러를 건넸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