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 전수조사에 불법 임대차 수면 위…“단속만으론 한계”

김소희 2026. 5. 7.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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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이달부터 전국 농지를 대상으로 사상 첫 전수조사에 착수하면서 불법 임대차와 위장 자경 문제가 농정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농지 투기 차단과 실태 파악이 조사 명분이지만, 농촌 현장에서는 이미 계약서 없는 임대차와 형식상 자경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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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농지 195만4000ha 대상 2년간 조사
계약 없는 임대차·형식상 자경 관행 지적
단속 한계 목소리…제도개선 필요성 제기
논 전경. ⓒ뉴시스

정부가 이달부터 전국 농지를 대상으로 사상 첫 전수조사에 착수하면서 불법 임대차와 위장 자경 문제가 농정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농지 투기 차단과 실태 파악이 조사 명분이지만, 농촌 현장에서는 이미 계약서 없는 임대차와 형식상 자경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조사 이후 농지 제도를 현실에 맞게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7일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최근 열린 ‘농지 임대차 시장 현황분석 및 개선과제’ 전문가 간담회에서는 현행 농지제도가 현실과 괴리돼 음성 임대차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4월 당정협의회를 통해 5월부터 2년에 걸쳐 전국 농지 195만4000ha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진행한다. 정부는 수도권·외국인 및 농업법인 소유 농지·토지거래허가구역 등을 중심으로 실제 경작 여부와 불법 임대차 실태 등을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정부는 조사 결과 위법 사항이 확인되면 처분명령과 원상회복 조치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현장에서는 실제 농업 구조와 제도가 맞지 않는 부분이 적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농지 전수조사가 투기 목적 보유뿐 아니라 농촌 현장에 넓게 퍼진 음성 임대차까지 건드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행 농지제도는 ‘농지는 농업인이 소유한다’는 경자유전 원칙을 바탕으로 한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고령농이 농지를 보유한 채 다른 농가에 맡기거나 상속 등으로 농지를 보유한 도시 거주자가 비공식적으로 임대하는 사례도 있다.

채광석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회입법조사처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농지 임대차 시장의 수요·공급 기반이 모두 약화되고 있다”며 “농지 훼손 우려와 세제 문제 등으로 계약서 없는 음성 거래와 위장 자경이 쉽게 발생하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실제 농지 임차 면적은 2013년 85만6000ha를 정점으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임차면적 지니계수는 2000년 0.54에서 2020년 0.66으로 상승해 임차농지가 소수 대농 중심으로 집중되는 현상은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직불금 수령과 ‘8년 자경’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을 유지하기 위해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거나 형식상 자경으로 처리하는 사례가 현장에 퍼져 있다는 설명이다.

채 연구위원은 “규제와 단속만으로 실태를 개선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농지은행 장기 임대와 자경 인정 연계, 농지연금과 고령농 은퇴 정책 연동 등 합법적 임대시장으로 유도할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농지 전수조사 이후 농지제도 개선 논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유제범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농촌 현장의 불법 임대차 상당수는 고령농의 생계와 청년·전업농의 현실적 필요가 결합된 구조적 산물인 경우가 많다”며 “조사 과정에서 이런 사례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 정부 기준과 입장이 사전에 제시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임재범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8년 자경’ 양도소득세 감면 제도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임 입법조사관은 “이 제도가 지주의 형식적인 자경을 유도할 가능성이 크다”며 “농업구조 변화의 기본방향 설정에 비춰 제도 폐지 여부나 바람직한 대체입법 방안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종훈 국회입법조사처 경제산업조사실장은 “농지 소유자의 심적 거부감을 최소화하고 농지 활용도를 실질적으로 높이는 현실적 대안으로 합법적 농지 임대차 활성화가 중요해 보인다”며 “이를 위한 법적·제도적 기반 구축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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