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릿 신곡, 호불호 뚫고 테크노 도파민 터뜨릴까

김상화 2026. 5. 7.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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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mihlapinatapai(마밀라피나타파이): (명사) 서로에게 꼭 필요한 것이면서도 자신은 굳이 하고 싶지 않은 어떤 일에 대해서 상대방이 자원하여 해 주기를 바라면서, 두 사람 사이에서 조용하면서도 긴급하게 오가는 미묘한 눈빛.

듣기 편하면서도 독특한 단어와 문장들이 조합된 노랫말 등은 아일릿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기반이 되었다.

반면 기존 아일릿이 보여준 색깔이 상당 부분 사라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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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4집 ' MAMIHLAPINATAPAI' 발표...케이팝 새 논쟁 일으킨 파격 변신

[김상화 기자]

 최근 미니 4집 'MAMIHLAPINATAPAI'를 발표한 아일릿
ⓒ 빌리프랩
mamihlapinatapai(마밀라피나타파이): (명사) 서로에게 꼭 필요한 것이면서도 자신은 굳이 하고 싶지 않은 어떤 일에 대해서 상대방이 자원하여 해 주기를 바라면서, 두 사람 사이에서 조용하면서도 긴급하게 오가는 미묘한 눈빛.

인기 케이팝 그룹 아일릿(ILLIT, 윤아-민주-모카-원희-이로하)의 신곡 'It's Me'가 발표와 동시에 색다른 논쟁의 중심에 섰다. 올해로 데뷔 2주년을 맞이한 아일릿은 그동안 데뷔곡 'Magnetic'을 시작으로 'Cherish (My World)', '빌려온 고양이', 'Not Cute Anymore' 등 엉뚱 발랄한 애니메이션 속 소녀들의 이미지가 강조되었던 팀이었다.

듣기 편하면서도 독특한 단어와 문장들이 조합된 노랫말 등은 아일릿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기반이 되었다. 그런데 지난달 30일 발표된 미니 4집 <MAMIHLAPINATAPAI(마밀라피나타파이)>는 독특한 제목 못지않게 타이틀곡 'It's Me'의 파격적인 변신으로 양극단의 평가를 받고 있다.

한쪽에서는 "팀의 정체성을 희석시킨 아쉬운 선택"이라는 부정적 반응을 내놓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과감한 변신이 만든 중독성 넘치는 신작"이라는 반응이다. 아일릿의 신작을 둘러싼 엇갈린 시선은 현재 케이팝 산업의 요즘 현실을 상당 부분 반영한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긍정] 도파민 치솟는 테크노 사운드
 아일릿의 신곡 'It's Me' 뮤직비디오
ⓒ 빌리프랩
4집 두 번째 트랙으로 자리 잡은 'It's Me'는 아일릿이 데뷔 이래 처음 선보이는 테크노 기반의 음악이다. "Who's your bias? I'm your bias!"(너의 최애는 누구야? 바로 내가 최애야!)라는 가사와 맞물린 탄탄한 비트, 반복되는 신시사이저 루프 사운드는 클럽 음악다운 에너지를 쉼 없이 분출한다.

'도파민 테크노 팝'으로도 불리는 'It's Me'를 앞세운 아일릿의 새로운 방향성은 최근 케이팝 시장의 흐름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숏폼 콘텐츠 중심의 빠른 소비 구조 속에서 강렬함, 반복성, 직관적인 퍼포먼스를 앞세운 음악들이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It's Me'는 철저히 현재의 트렌드를 반영한 결과물이라고도 볼 수 있다.

지난해 하반기 활동곡 'Not Cute Anymore'를 통해 '귀여움'이라는 틀을 깨겠다고 선언했던 아일릿이 'It's Me'를 통해 과감히 행동으로 옮긴 셈이다.

[부정] 차별화 배제된 하이브표 음악?
 아일릿의 신곡 'It's Me' 뮤직비디오
ⓒ 빌리프랩
반면 기존 아일릿이 보여준 색깔이 상당 부분 사라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듣기 편안한 음악을 들려주던 엉뚱발랄한 마법 소녀들이 갑자기 테크노 음악으로 급선회하면서, 일부 케이팝 팬들 사이에서 이질감을 느끼는 현상이 빚어진 것이다.

여기에 캣츠아이의 'Pinky Up', 르세라핌의 'Celebration' 등 하이브 산하 걸그룹들이 유사한 결의 신곡을 잇달아 선보이다 보니 "팀들의 개성이 희미해지고 있다"는 비판이 고개를 들고 있다. 개별 아티스트들의 장점을 극대화하기보다 하이브 제작 시스템 안에 각 그룹을 끼워 맞췄다는 쓴소리도 적잖게 목격된다.

글로벌 시장 안착을 위한 흥행 공식 확립이 케이팝 업계의 당면 과제로 부상한 요즘, 목적 달성에 큰 비중을 두다보니 누군가에게 'It's Me'는 "차별화가 배제된 하이브 표 음악"정도로만 여겨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일종의 성장통? 새로운 가능성!
 최근 미니 4집 'MAMIHLAPINATAPAI'를 발표한 아일릿
ⓒ 빌리프랩
미니 4집 <MAMIHLAPINATAPAI> 전체를 놓고 보면 여전히 아일릿 특유의 감성이 곳곳에 살아 있다. 'GRWM', 'PAW PAW' 같은 수록곡들은 부드럽고 몽환적인 분위기 속에서 기존 아일릿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유지한다. 이를 감안하면 타이틀곡 'It's Me'는 아일릿의 완전한 노선 변경이라기보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한 실험에 가까워 보인다.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케이팝 논쟁은 비단 아일릿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빠르게 변화하고 소비되는 케이팝 산업 안에서 대부분의 그룹이 한 번쯤 겪게 되는 성장통에 가깝다. 데뷔 초반의 색깔을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변화를 선택할 것인가의 갈림길에서 상당수 팀들은 결국 후자를 택하며 자신들의 영역을 확장해왔다.

이 과정에서 팬들이 느끼는 당혹감과 낯선 이질감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후유증일지도 모른다. 'It's Me'를 향한 비판 역시 아일릿의 이번 시도가 모든 이들에게 완벽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이번 <MAMIHLAPINATAPAI>와 'It's Me'는 아일릿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을 한 단계 더 확장시켰다는 관점에선 충분히 의미 있는 변화로 언급할 만하다. 익숙함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방향을 선택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아일릿은 여전히 기대되는 팀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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