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장학금 대신 이걸 준다...지원금 절반은 안 갚아도 돼 [소셜 코리아]
한국의 공론장은 다이내믹합니다. 매체도 많고, 의제도 다양하며 논의가 이뤄지는 속도도 빠릅니다. 하지만 많은 논의가 대안 모색 없이 종결됩니다. 소셜 코리아(https://socialkorea.org)는 이런 상황을 바꿔 '대안 담론'을 주류화하고자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근거에 기반한 문제 지적과 분석 ▲문제를 다루는 현 정책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거쳐 ▲실현 가능한 정의로운 대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소셜 코리아는 재단법인 공공상생연대기금이 상생과 연대의 담론을 확산하고자 당대의 지성과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기사에 대한 의견 또는 기고 제안은 social.corea@gmail.com으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기자말>
[한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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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일 청년들은 성적과 무관하게 생활비를 지원받는다. 부모의 경제력이 자녀의 학업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기 때문이다. |
| ⓒ 셔터스톡 |
필자가 베를린 현지에서 만난 한국 유학생들에게서 가장 자주 듣는 질문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답한다. "독일에는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장학금은 사실상 없습니다."
최근 한국에서 정부와 지자체가 저출생 대책으로 '이공계 장학금 대폭 확대'나 '다자녀 가구 등록금 전액 지원' 카드를 꺼내 들었다. R&D 예산을 복원하고 우수 인재에게 돈을 더 주겠다는 것이 '인구 정책'으로 포장되는 현실을 보며, 한국 사회가 독일 모델의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고 생각했다.
장학금인가, 생존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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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일 대학생들이 받는 생활지원금인 ‘바푁 (BAfoG)’ 기준표 |
| ⓒ 독일 연방연구·기술·우주부 |
현지에서 만난 독일 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내가 공부하는 동안 국가가 생계를 책임지는 건 당연해. 부모의 지갑 두께가 내 미래를 결정해서는 안 되니까. 대신 나중에 세금을 성실히 내서 다음 세대를 지원하면 되는 거야."
이것이 독일 사회를 지탱하는 '세대 간 연대(Solidarität)'의 핵심이다. 한국이 벤치마킹해야 할 것은 돈의 액수가 아니라 그 돈을 지급하는 철학이다. 한국의 저출생 대책은 여전히 아이를 미래의 산업 역군이나 투자의 대상으로 바라본다. "아이를 낳으면 장학금을 주겠다"는 말은 곧 "너의 아이가 경쟁에서 이기면 지원하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이 무한 경쟁의 공포야말로 한국 청년들이 출산을 거부하는 근본 원인이다.
'사람'을 수입하려는 한국, '이웃'을 만드는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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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통합을 목적으로 한 독일의 이주민 고용 성공 사례 모음집 |
| ⓒ 동뷔르템베르크 상공회의소 홈페이지 갈무리 |
자국민에게는 경쟁하라고 채찍질하고 이주민에게는 일만 하다 가라고 문을 여는 한국 정부의 이중적인 태도로는 어떤 저출생 대책도 뿌리내릴 수 없다.
각자도생을 넘어 보편적 삶의 보장으로
우리는 왜 독일을 부러워하는가. 라인강의 기적 때문이 아니다. 실직을 해도, 아파도, 나이가 들어도 삶이 바닥으로 추락하지 않도록 받쳐주는 촘촘한 사회안전망 때문이다.
지금 한국 사회에 필요한 것은 선별적인 지원금 몇 푼이 아니다. "네가 어떤 상황에 있더라도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가 너의 삶을 지켜주겠다"는 신뢰다. R&D 예산을 늘리는 것이 인구 정책이 아니다. 실패한 연구자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진짜 인구 정책이다. 아이를 낳는 것이 부모의 모험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 그것이 독일 복지 사회가 한국의 부동산 공화국과 능력주의 사회에 던지는 진짜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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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순 독일사회복지연구소 대표 |
| ⓒ 본인 |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소셜 코리아>(https://socialkorea.org)에도 게재됐습니다. <소셜 코리아> 연재 글과 다양한 소식을 매주 받아보시려면 뉴스레터를 신청해주세요. 구독신청 : https://socialkorea.stibee.com/subscri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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