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175년 코닝 깨웠다…AI 인프라 '광·유리 동맹' [글로벌마켓 A/S]

김종학 2026. 5. 7.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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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김종학 기자]

175년 역사의 미국 유리 제조사 코닝이 6일(현지시간) 엔비디아 인공지능(AI) 인프라의 핵심 공급사로 올라섰다.

이날 엔비디아는 코닝과 함께 미국 내 광 연결 부품의 제조 역량을 10배, 광섬유 생산 능력을 50%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표로 엔비디아 주가가 이날 5% 넘게 올랐고, 코닝도 장중 한때 2002년 이후 하루 최대인 21%가량 상승하는 등 AI 투자 확대에 따른 랠리가 이어졌다.

엔비디아의 이번 발표는 단순 협력 수준을 넘어선다. 총 5억 달러를 미리 지불해 코닝 주식 300만 주를 확보할 수 있는 선납형 신주인수권을 받았고, 이와 별도로 코닝 주식 1,500만 주를 주당 180달러에 추가 매입할 수 있는 워런트(27억 달러 규모)를 확보해 최대 32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

◆ 2030년 매출 400억 달러 목표…'포토닉스' 승부수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열린 인베스터 데이에서 코닝의 웬델 윅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광 사업 매출 목표를 큰 폭으로 상향 조정했다.

코닝은 이번 발표에서 2030년 매출 목표를 기존 1월 전망치의 2배 수준인 400억 달러(약 58조 원)로 제시하고, 2028년 목표치도 기존 270억 달러에서 300억 달러로 높여 잡았다.

새로 분리한 광 사업부 '포토닉스 MAP'에서만 2030년까지 100억 달러 매출을 내겠다는 구상이다.

보수적 가이던스로 정평이 난 코닝이 신사업 매출 100억 달러를 공식 목표에 올린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코닝은 이를 위해 노스캐롤라이나·텍사스에 공장 3곳을 새로 짓고 일자리 3,000개 이상을 창출하기로 했다.

◆ 기술 한계 넘는다…GPU당 광섬유 수요 최대 10배 급증

코닝이 이처럼 공격적 매출 전망을 내놓은 배경에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기술 한계와 구조 변화에 있다.

오픈AI, 앤스로픽 등이 경쟁 중인 AI 산업은 거대언어모델(LLM) 학습 단계를 넘어 추론 기반 AI 에이전트 수요가 폭발하는 단계로 진화 중이다.

이를 지탱할 그래픽처리장치(GPU)는 물리적인 공간 한계 수준까지 설계 압박을 받고 있고, 이 과정에서 데이터와 신호를 전달하던 구리 케이블은 발열·통신 거리·전력 효율의 한계에 부딪힌 상태다.

코닝이 오랜 시간 다듬어온 유리 가공 기술과 광섬유는 이러한 구리 케이블의 약점을 대신할 핵심 인프라로 떠오르고 있다.

이날 코닝이 밝힌 설명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기존 호퍼 아키텍처 기반 GPU는 1개당 광섬유 8가닥을 쓰지만 블랙웰·루빈 세대 들어서 16가닥을 사용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2029~2030년 도입하겠다고 예고한 ‘파인만' 세대에서는 필요한 광섬유가 32가닥까지 늘어난다.

이와 동시에 데이터센터 스위치 칩에 들어가는 광섬유는 512가닥에서 2048가닥으로 4배 증가해 관련 공급망 확보가 필수적이다.

또한 현재 엔비디아 AI 서버 한 대(랙)에는 GPU 72개가 구리 케이블로 묶여 있는데, 이를 적은 발열과 효율적 전력을 내세운 광으로 전환하는 변화도 코닝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시스템 '베라 루빈 울트라'를 기준으로 서버 내부 연결을 모두 광으로 완전 전환할 경우 GPU 1개당 광섬유 수요는 16가닥에서 최대 160가닥으로 10배 뛴다는 게 코닝의 계산이다.

웬델 윅스 CEO는 "광자(빛)를 움직이는 전력은 전자를 움직이는 것의 5분의 1에서 20분의 1 수준”이라며 "전력이 큰 이슈가 될수록 광은 연산장치 가까이로 들어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엔비디아 공급망 완전 편입…반도체·AI 인프라주 동반 랠리

이번 발표로 코닝은 단순 케이블 공급사에서 광 시스템 전반의 부품회사로 발돋움하게 됐다.

외장 레이저 광원, 편광 유지 광섬유, 광 집적회로까지 내부 부품 전체를 자체 공급한다는 것이 코닝의 그림이다.

엔비디아의 광 진영 베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 광학 부품업체 코히어런트와 루멘텀에 각각 20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번 코닝과의 제휴로 엔비디아는 광섬유 본체부터 변환 부품, 박스 내부 광 시스템까지 자사 공급망에 모두 편입했다.

코닝은 메타·오픈AI·아마존웹서비스(AWS)·마이크로소프트·구글 등 미국 빅테크 대부분의 데이터센터에 이미 광섬유를 공급 중이며, 엔비디아와 함께 관련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갈 전망이다.

올해 창립 175주년을 맞은 코닝은 토머스 에디슨의 백열전구용 유리부터 아이폰용 강화유리까지 시대마다 주력 제품의 변화를 겪어왔으며, AI용 광섬유가 다음 사업 전환을 만들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대형 기술 기업들의 강세로 주요 지수가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S&P500지수는 1.46% 뛴 7,365.12, 나스닥지수는 2.03% 오른 2만 5,838.9를 기록했고, 다우지수는 1.24% 올라 49,910.59에 거래를 마쳤다.

AMD가 1분기 데이터센터 매출 호조와 중앙처리장치(CPU) 시장 전망 상향에 힘입어 18.61% 폭등했고, 마이크론 4.12%, 인텔 4.49%, 엔비디아 5.7% 등 반도체·AI 인프라주가 동반 강세를 보였다.

김종학기자 jh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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