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성' 경고음 커지는 ADC…국내 치료제도 영향권
페이로드 다변화·링커 기술로 안전성 승부
차세대 항암제로 주목받아 온 항체-약물접합체(ADC)가 잇따른 독성 부작용 논란에 직면했다. 국내 주요 기업의 임상 단계 ADC 후보물질도 글로벌 학계가 독성 위험을 지적한 물질을 채택하고 있어 부담이 커지고 있다.
7일 국제학술지 '랜싯 지역 건강 유럽'에 게재된 국제공동연구팀 연구에 따르면, ADC 항암제는 폐, 간, 안구 등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이 끊이지 않고 보고되고 있다. 특히 폐 독성은 환자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는 부작용으로 꼽힌다. 연구팀은 "일찍이 시판된 1세대 ADC는 최대용량 투여 시 독성 발생률이 50%를 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ADC는 암세포 표면에 발현되는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는 항체에 강력한 독성 물질(페이로드)을 결합한 항암제다. 항체가 암세포와 결합하면 페이로드가 풀려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원리다. 이때 페이로드가 혈중에서 미리 풀리거나 정상세포에 들러붙으면 독성 부작용이 발생한다.
이러한 독성 부작용은 빅파마가 개발한 치료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유방암·비소세포폐암에 널리 처방되는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가 대표적이다.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한 엔허투는 지난해 글로벌 매출 약 5조원을 기록한 블록버스터 ADC이지만 임상시험 결과 투여 환자의 약 15%에서 간질성 폐질환이 보고됐다. 시판 후 이뤄진 연구에서도 환자의 9.6%에서 같은 부작용이 확인됐다. 학계는 폐독성을 엔허투의 '확인된 위험(identified risk)'으로 명시하며 치료 중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독성 부작용의 핵심 원인으론 특정 페이로드 쏠림 현상이 지목된다. 많은 기업이 'TOP1 억제제' 페이로드에 몰리면서 독성 위험이 누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캔서'에 따르면 2024년 임상에 진입한 ADC의 약 60%가 TOP1 억제제 페이로드를 채택하고 있다.
TOP1 억제제는 암세포가 분열하는 데 필요한 토포이소머라제 I이란 효소를 차단하는 독성 약물이다. DNA가 정상적으로 복제되지 못하게 만들어 암세포를 죽이는 원리다. 다른 페이로드보다 약효가 다소 약한 대신 항체에 다량 결합시킬 수 있어 효능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장점이 있다. 엔허투가 TOP1 억제제 페이로드를 적용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한 이후 후발 기업들이 같은 계열을 채택하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이 임상 중인 ADC 후보물질 상당수도 TOP1 억제제 페이로드를 선택했다. 셀트리온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후보물질 CT-P70을 비롯해 CT-P71, CT-P73 후보물질이 모두 TOP1 억제제 계열 페이로드 'PBX-7016'을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가 미국 자회사 네옥바이오를 통해 임상시험 중인 후보물질 ABL206과 ABL209도 TOP1 억제제 페이로드를 사용한다.

ADC 시장의 평가 기준이 효능에서 안전성으로 옮겨가면서 국내 ADC 전문기업들은 독성 한계를 우회하는 차별화 전략에 나서고 있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지난달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ABL206과 ABL209까지가 마지막 TOP1 전략이며 이후 파이프라인은 듀얼 페이로드 중심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듀얼 페이로드는 한 항체에 두 가지 작용기전의 약물을 동시 탑재해 단일 페이로드 의존에서 벗어나려는 차세대 ADC 설계 방식이다.
리가켐바이오는 페이로드를 MMAE·MMAF·PBD 등 여러 계열로 분산해 단일 페이로드 의존 위험을 낮추고 있다. 미국 존슨앤드존슨에 기술이전한 핵심 후보물질 LCB84는 TOP1 억제제 대신 MMAE 계열 페이로드를 채택했다. 항체와 페이로드를 이어주는 연결(링커) 기술 '컨쥬올'을 적용해 페이로드가 혈중에서 새지 않고 종양세포 안에서만 풀리도록 설계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인투셀은 페이로드 자체를 변형해 정상세포 흡수를 줄이는 페이로드 변형 기술(PMT)을 개발하고 있다. 페이로드가 정상세포에 들러붙지 않도록 화학 처리해 부작용을 줄이는 방식이다. 첫 임상 후보물질 ITC-6146RO에는 TOP1 억제제보다 약효가 강한 듀오카마이신을 적용하면서도 PMT 기술로 정상세포 침투 위험을 낮췄다. 리가켐바이오가 링커에서 안전성을 높였다면 인투셀은 페이로드 자체를 변형하는 전략이다.
박정연 기자 j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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