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조원 대형 프로젝트도 멈췄다…해상풍력 발목 잡는 군 작전성 평가

김재민 2026. 5. 7.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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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신안군 자은도 북서쪽 공유수면 해상에 위치한 전남해상풍력 1단지에 10MW급 풍력발전기가 설치돼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SK이노베이션 E&S 제공 

해상풍력특별법 시행 이후 정부 주도로 해상풍력 보급 확대를 위한 인허가가 추진되고 있지만, 소급 적용을 받지 못한 기존 사업을 비롯해 다수 사업이 군사작전 수행에 미치는 영향을 판별하는 ‘군 작전성’ 검토에서 발목을 잡히고 있다. 에너지 안보와 국가안보 사이, 부처 간 협의 절차가 초기 기본설계 단계부터 꼼꼼히 진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다.

6일 풍력업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방부 동의를 얻은 사업은 전체 인허가 중인 87곳 중 14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발전사업허가를 받은 35GW 규모 단지 중 군 협의를 진행해 온 현장이 8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 작전성 협의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은 사업장도 있지만, 대부분 이를 비롯한 국내 규제에 따른 사업 지연과 글로벌 해상풍력 업황 악화에 의해 사업을 철수하는 모습이다. 영국 코리오제너레이션이 최근 경남권 사업에서 손을 떼고 한국법인을 해산했으며, 독일 RWE 역시 올해 초 서해해상풍력(495MW), 신안 늘샘우이해상풍력(510MW) 등 일부 사업을 정리했다.

물론 이중에는 해상풍력특별법 시행 이전부터 추진해 온, 소급 적용되지 않은 사업이 다수 포함돼 있다. 그간 민간에서 국방부를 직접 설득해야 했다면, 특별법 시행 이후엔 정부 주도로 계획입지를 발굴하고 ‘정부 대 정부’ 차원에서 부처 간 군 작전성 협의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다만 원칙적으로 특별법이 소급 적용되지 않는 데다, 예외로 전환 적용된다 하더라도 기존 보유한 독점적 권리 및 부지 경계 등을 조정해야 할 상황이 올 수 있어 민간사업자에겐 리스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정부가 나선다 하더라도 군 안보 확립을 목표로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 온 국방부가 돌연 협조적으로 대응한다는 보장이 없다. 실제로 특별법 시행 이전부터 기후에너지환경부와 국방부는 해상사격장, 군 작전구역, 전시 항로 등 핵심 구역을 ‘해양군사영향정보구역’으로 설정해 해당 지역에 풍력단지 설치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데, 지역별 특성 등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기후부 측이 ‘부처 간 협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면, 국방부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는 가이드라인 마련은 물론, 해상풍력사업의 기본설계 단계부터 군과 밀접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15일 ‘해상풍력 보급 촉진 및 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 대표발의를 통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무(제3조)에 ‘해상풍력발전사업 추진 또는 지원 시 국가 안전보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내용을 명시했다. 또한 해상풍력 관련 기본설계, 발전지구지정, 실시계획 등을 승인하는 해상풍력발전위원회(제7조)에 국가정보원장을 당연직 위원으로 포함하고, 국가안보 전문가를 위촉위원으로 추가하도록 했다.

기존 해상풍력법이 해상풍력 예비지구 지정 및 기본설계 단계에서 ‘군사작전 수행에 미치는 영향이 적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하고 있으나 강제성이 없는 데다, 최종 단계인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도 군사작전 관련 검토 규정이 없어 대응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이번 법안은 공공·민간에서 추진하는 해상풍력사업의 최초 단계부터 군 작전성을 미리 검토해 불확실성 해소 및 국가안보를 제고하자는 취지다.

유 의원은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해상풍력 산업 발전, 그리고 국가안보는 상충되는 개념이 아니라 함께 고려해야 할 과제”라며 “국민의 안전과 국가안보를 지키면서도 지속가능한 에너지 정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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