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폭등에 전·월세 대란까지…선거 최대 복병된 부동산 민심

이재명 정부가 집권 이후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서울시장 선거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선거철이 이사철과 맞물리면서 전·월세 대란과 부동산 공급 절벽 등 문제가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6일 ‘부동산 지옥 시민대책회의’ 출정 기자회견을 열고 “집을 계속 보유하려는 시민도, 팔려는 시민도, 사려는 시민도 모두가 고통 받는 부동산 지옥”이라며 “독선으로 가득찬 정권의 폭정을 끝내겠다”고 했다. 오 후보는 2031년까지 공공주택 13만호를 짓는 공급 대책을 공약으로 꺼내들었다.

반면 정 후보는 이날 YTN에 출연해 “(오 후보는) 2022년 매년 8만호씩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해놓고, 4년이 지난 지금 반도 못했다”며 책임을 오 후보에게 돌렸다. 정 후보 캠프 박경미 대변인도 논평에서 “본인이 결자해지 해야 할 부동산 시장 파탄을 두고 파렴치한 기억상실형 남 탓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후보는 ‘빌라 공급’ 확대 대책을 놓고도 충돌했다. 정 후보가 “빌라, 오피스텔, 생활형 숙박시설 등은 2∼3년이면 제공할 수 있다”며 전·월세 대란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자, 오 후보 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본인은 번듯한 아파트에 살면서 시민에겐 빌라에서 살라는 정원오식 ‘가붕개론’”이라고 비판했다. 양측은 여권 일각에서 불거진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 폐지 논란과 관련해서도 “1주택자에 대한 국가 폭력행위”(오 후보) “(정치 공세로)실거주자까지 불안하게 만든다”(정 후보) 등 신경전을 벌였다.
부동산 문제는 늘 수도권 표심의 뇌관이었다. 2021년 문재인 정부에서 실시된 4·7 보궐선거에서도 부동산 정책 실패가 부각되며 민주당은 서울 시장 선거에서 패배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부동산 시장은 심상찮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누적 기준 성북(4.52%), 관악(4.45%) 아파트 가격이 작년 1년치 상승률(3.62%·4.21%) 넘어섰다. 정부 대출 규제로 15억원 이하 주택에 수요가 몰린 탓이다. 전·월세 대란도 수치로 증명되고 있다. KB부동산이 지난달 27일 발표한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81.4를 기록해 문재인 정부(2020년 7월~12월) 이후 가장 높았다. 전세수급지수(최대 200)는 100을 초과할수록 공급 부족 비중이 높은 걸 의미하고 180 이상은 대란으로 평가된다.

한국갤럽의 지난 3월 3~5일 조사(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 대상, 전화조사원 인터뷰)에선 응답자의 51%가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고,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27%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 1~3일 SBS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에 의뢰한 조사(서울 거주 유권자 800명 대상 무선 전화면접조사)에선 같은 질문에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46%,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41%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 집권 초기 집값을 잡는다고 할 때만 하더라도 기대감으로 지지를 보냈던 시민들이 오히려 전ㆍ월세 대란과 공급 부족 사태를 맞닥뜨리면서 정책에 대한 실망감이 커진 것”이라며 “특히 수도권 선거에서 악화된 부동산 민심이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했다.

여권은 시장 불안과 유권자 불만을 진화하느라 애쓰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도 엑스(X·옛 트위터)에 부동산 가격 하락을 전망하는 기사를 공유하며 “부동산 불패? 이제 그런 신화는 없다”고 썼다. 시장 정상화 의지를 재차 밝힌 것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4일 “장특공제는 당연히 유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코스피가 지수가 사상 최초로 7300을 돌파한 것과 관련해 “부동산 시장 안정의 효과가 코스피로 옮겨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했다.
야권은 이슈 확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전세 사라지고, 월세 수백만원 되는 게 정상화인가. 서민들 피눈물 나는 게 이재명에겐 정상”이라고 적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방향을 전면 수정하라”고 논평했다.
김규태·류효림 기자 kim.gyut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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