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방산만 설비 늘린다”…코스피 새 변수 된 ‘투자 양극화’

박영우 2026. 5. 7.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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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선박 조립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6일 사상 처음으로 7300선을 돌파했지만, 산업 현장에서 기업들의 투자는 업종별로 뚜렷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주가는 결국 기업의 실적이 지속적으로 뒷받침돼야 유지되거나 오를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 양극화’가 지수 상승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설비투자는 전 분기보다 4.8% 증가했다. 다만 증가분의 상당 부분은 선박·항공기 등 운송장비 부문에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조선·방산을 중심으로 대형 수주가 잇따르면서 관련 설비 투자 수요가 빠르게 확대됐다고 본다. 특히 이들 산업은 장기 계약 기반이라, 수주가 확보되면 즉시 설비 투자로 이어지는 구조가 수치에 반영됐다.

실제 국내 조선업계는 3~4년치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도크 확장과 생산라인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방산 기업들도 해외 수주 증가에 대응해 설비 증설을 추진 중이다. 글로벌 군비 경쟁과 친환경 선박 전환 수요가 맞물리면서 이들 산업의 투자 사이클은 현재 진행형이라는 진단이다.

반면 반도체를 비롯한 다른 산업은 투자 흐름의 성격이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설비투자(CAPEX)는 여전히 사상 최대 수준으로 확대하는 추세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설비투자 증가의 핵심 축은 아니라는 해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수년간 대규모 설비투자를 통해 이미 생산능력을 확보한 상태로, 현재는 신규 공장 증설보다는 공정 고도화와 고부가 제품 중심의 ‘선별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과거처럼 생산능력 전반을 대거 늘리는 방식이 아니라 기존 설비의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투자 전략이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2022~2023년 공급과잉과 가격 급락을 겪은 이후 업계 전반에 무리한 증설을 자제하는 기류가 자리 잡았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수요 변동성에 대비해 투자 속도를 조절하는 모습이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설비투자 증가 추세가 최근 들어 뚜렷하게 둔화하는 흐름”이라며 “그동안 빠르게 확대하던 투자 계획이 속도 조절 국면에 들어가면서 추가적인 증가 여력도 제한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은 “반도체와 조선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기업들의 투자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코스피는 오르지만 실제 자본은 특정 산업에 쏠리면서 전반적인 투자 확대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적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우 기자 novemb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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