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가 왜 저래” 핀잔 들어도… MZ 눈높이로 기도 배달
직관적 기도 매일 올려… 7만 팔로워
“반 배정 기도, 누군가에겐 삶의 문제”
수백만 조회수지만 새 교인은 0명
“기도 콘텐츠로 교회 문턱 낮아졌으면”

세 벌뿐인 반팔 셔츠를 돌려 입으면서 세련된 카페 같은 분위기를 띠는 예배당의 의자에 앉아 카메라를 응시한다. ‘치유의 하나님’과 ‘제타’(zeta·인공지능 채팅 애플리케이션), ‘포타’(포스타입·창작 커뮤니티)처럼 MZ세대에 익숙한 용어들이 한 문장에서 만난다. 인스타그램에서 ‘모두를 위한 모든 기도’를 올리고 있는 김성재(38) 모두의교회 목사 얘기다.
그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7만명이 넘는다. 지난해 8월부터 매주 평일 오전 6시가 되면 김 목사가 만든 계정엔 ‘기도 숏폼’ 콘텐츠가 올라오는데, 해당 영상 상단엔 ‘당신을 위한 기도(prayer for you)’라는 문구가, 하단엔 ‘ADHD가 낫도록’ 같은 기도 목적이 각각 선명하게 적혀 있다. 김 목사는 6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기도가 필요한 사람에게 닿으려면 알고리즘을 타야 했다”며 “이를 위해 그들의 아픔을 명확한 말로 1초 안에 보여줘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사람들의 눈길을 끈 영상 중에서 최다 조회수를 기록한 콘텐츠는 ‘반 배정 기도’로 현재 414만회를 넘는다. 친한 친구와 같은 반이 되게 해달라는 다소 소박한 내용이었다. 김 목사는 “아이들에게는 반 배정 하나에 1년의 행복이 달렸다”며 “기성세대 눈엔 사소해 보여도, 당사자에게는 그게 곧 삶”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올해 초 사역 중단을 고민하기도 했다. 조회수가 폭등했던 1월, 영상 하나에 100만~200만회씩 찍히던 시기였는데 온라인 세계 밖에서 그가 마주한 현실은 초라했다. 실제 교회 문을 두드린 새신자가 한 명도 없었다. ‘목회자가 아니라 크리에이터에 불과한가’라는 자괴감도 들었다.
이런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운 건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는 마태복음 7장 12절 말씀이었다. 김 목사는 “단지 교회에 사람이 오지 않는다고 해서 멈추는 건 성경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끊임없이 새로운 콘텐츠를 고민한다. 요즘 구상 중인 콘텐츠는 ‘프리 프레이어’. 프리허그처럼 현판을 들고 서서 기도를 받고 싶은 사람이 찾아오면 그 자리에서 기도를 해주는 것이다. 김 목사가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는 이유는 단순했다.
“재미있으니까요. 기도만 하는 목사가 아니라 동네에서 편하게 만날 수 있는 목사가 되고 싶어요. 아는 사람이 있어야 교회에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요.”
그를 보는 곱지 않은 시선도 존재한다. ‘목사가 왜 춤을 추냐’고 비판하는 이도 있고 ‘그런 기도가 하나님 보시기에 적당하냐’고 트집을 잡는 사람도 있다. 김 목사는 “그런 시선들이 교회 밖이나 그 언저리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교회 문턱을 오히려 높이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예수님도 소외된 사람들을 찾아가다 같은 오해를 받곤 하셨습니다.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목회자들을 열린 마음을 가지고 바라봐주셨으면 합니다.”
글·사진=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