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본격화하는 고물가 쇼크, 안전벨트 단단히 맬 때

중동전쟁에 따른 물가 불안이 심상치 않다. 국가데이터처가 어제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6% 올랐다. 석유류가 20% 넘게 오르는 등 국제유가 상승이 본격적으로 물가를 끌어올렸다. 5월 이후에는 물가 오름폭이 더 커진다니 더 걱정이다. 그동안 국제유가 급등의 완충 역할을 했던 각국의 비축유와 원유 재고가 한계에 다다랐다고 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5월 말을 유가 상승의 임계점으로 지목했다.
국제유가 급등처럼 공급 충격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잡는 정책 처방은 쉽지 않다. 섣부른 통화 긴축은 고물가 속 성장 정체인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하지만 유가 불안으로 인한 인플레 기대심리를 잡으려면 어느 정도 통화 긴축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최근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하를 멈추고 금리 인상을 고민해야 할 때가 됐다”고 언급한 것도 시장에 긴축 전환 시그널을 준 것으로 해석됐다. 미국 장기국채 금리가 5%대를 돌파한 것도 불안한 신호다. 투자와 소비시장에 찬바람이 불 수 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경제 주체가 대비할 필요가 있다. 금리가 오르면 빚에 의존한 주식과 부동산 투자의 기회비용이 커지고 거품이 갑자기 꺼질 위험이 있다. 코스피가 어제 6%대 급등하며 종가 기준으로 사상 처음 7000선을 돌파했다. 지수 6000선을 뚫은 지 70일 만이다. 처음 보는 지수 7000고지에 희희낙락할 때가 아니다. ‘빚투 지표’인 국내 증시의 신용융자 잔액이 36조원 선까지 급증했다. 이젠 투자자 스스로 안전벨트를 매고 위험관리를 해야 할 시기가 됐다.
정부와 한국은행의 거시정책 공조도 잘해야 한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물가와 성장이 상충하면 물가에 중점을 두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그제 SNS에 나랏빚을 걱정하는 재정 보수주의 주장을 향해 “시도 때도 없이 긴축 노래를 부르는 이상한 분들”이라고 비판했다. 정부의 적극재정 기조에 대한 문제제기와 비판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말로 들린다. 행여 한은의 물가 안정 중시와 충돌하지 않을지 걱정하는 이가 많다. 정부 재정이 물가를 더 불안하게 하지 않도록 절제와 균형을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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