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호, 멕시코 1차 명단으로 두 가지 정보를 읽어라! '라볼피아나및 스리백 가동'과 '스트라이커 기근'

김정용 기자 2026. 5. 6.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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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에르 아기레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멕시코가 최종명단을 발표하기도 전이지만, 1차 소집명단만 봐도 두 가지 정보를 알 수 있다. 월드컵에서 스리백을 가동할 거라는 점, 그리고 믿을 만한 스트라이커가 없다는 점이다.

멕시코는 지난 4월 말 국내파 소집 명단을 조기 발표했다. 현지시간 6일부터 훈련에 들어갈 멤버들이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개최국 중 하나인 멕시코는 한국과 같은 A조에 속해 있다.

월드컵 개최국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조기소집은 하지만, 과거 대한축구협회와 K리그가 곧잘 했듯 자국리그를 마비시키는 수준의 소집은 아니다. 멕시코 리그 MX의 클라우수라(후기리그) 플레이오프는 예정대로 5월 말까지 진행된다.

정규리그 중반이 아니라 시즌 결과가 좌우되는 플레이오프라 선수를 마구 빼갈 순 없었다. 그래서 타협점을 찾아야 했다. 프로 구단들은 멕시코 축구협회와 지난달 논의한 끝에 '플레이오프 진출팀에서 조기 차출한 선수는 반드시 월드컵에 데려간다'는 조건으로 협조를 약속했다.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이 국내파 선수를 잔뜩 선발한 뒤 이리저리 테스트해보고 일부만 월드컵에 데려간다면 프로 리그가 입는 타격은 더 커진다. 그러므로 조기소집 인원은 월드컵 본선에 꼭 데려갈 선수로 축소하고, 나머지 대표팀 훈련 파트너는 리그의 간판스타가 아닌 유망주급으로 채우라는 게 이들의 요구였다.

그 결과 1차 소집 명단 20명 중 진짜 월드컵 명단은 12명이고, 나머지 8명은 훈련 파트너다. 그 중에서도 플레이오프 진출팀에서 뽑힌 진짜 대표는 10명이었다.

다만 소속팀별 배분을 할 순 없었다. 아기레 감독 입장에서 진짜 월드컵에 활용한 선수를 뽑아야지, 플레이오프에 나간 8팀에서 고루 선수를 뽑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멕시코 최강 과달라하라에서만 5명이나 선발됐다. 톨루카는 2명이 뽑혔다. 나머지 플레이오프 진출팀은 1명이 뽑히거나 아예 안뽑히거나 했다. 과달라하라의 리그 우승 도전에는 초비상이 걸렸다.

▲ 간판스타 알바레스의 부상 난조 '라볼피아나 담당' 최대 3명이나 뽑는다

이번 명단을 얼핏 봐도 눈에 띄는 점이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스리백의 스위퍼와 역삼각형 중원의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겸할 수 있는 '포어 리베로' 형 선수가 두 명이나 선발됐다. 크루스아술에서 이 역할을 맡는 에리크 리라, 과달라하라에서 맡는 루이르 로모가 그들이다.

그런데 이번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해외파 중 이 위치의 터줏대감이 있다. 주장 에드손 알바레스다. 아약스, 웨스트햄유나이티드를 거쳐 페네르바체에서 뛰고 있는 알바레스는 몸 상태가 멀쩡하다면 무조건 멕시코 중원의 한가운데와 스리백의 중앙을 오가면서 주전 자리를 지키는 선수다. 아기레 감독은 현재 부상으로 빠져 있는 알바레스가 월드컵에 온전한 컨디션으로 참가할지 불투명하다고 보고 대체 선수를 두 명이나 뽑았다.

물론 알바레스가 제때 돌아온다면 당연히 대표팀에 승선할 것이다. 그러면 비슷한 임무를 맡는 선수가 3명이나 선발된 셈이 된다. 이를 볼 때 멕시코는 이번 대회에서 스리백을 쓸 것이 확실시된다. 수비는 스리백으로 하고, 후방 빌드업이 끝나 공격으로 전환할 때가 되면 중앙에 있는 수비수가 중원으로 올라가는 방식이다. 이처럼 수비형 미드필더와 스위퍼를 오가는 선수를 활용하는 건 멕시코에서 유래한 발드업 방식 '라볼피아나'로 친숙하다.

산티아고 히메네스(멕시코). 게티이미지코리아
라파엘 마르케스 멕시코 코치(왼쪽)와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 스트라이커가 얼마나 없으면 '31세 대표팀 초짜' 선발

공격수 포지션에서 눈에 띄는 건 확실히 믿을만한 선수가 단 한 명도 없다는 것이다. 공격수 3명이 선발됐는데 알렉시스 베가는 자국리그 최고 스타 중 한 명이지만 애초에 2선 자원이라 득점이 많은 선수는 아니다 나머지 2명이 최전방 공격수인데 과달라하라의 아르만도 곤살레스, 우남 푸마스의 기예르모 마르티네스는 A매치 득점이 각각 1골, 2골에 불과하다.

특히 마르티네스는 나이도 만 31세나 된다. 지난 1년간 A매치에서 고작 24분을 소화했다. 마지막 A매치 득점이 2년 전이다. 아기레 감독은 적극적으로 테스트하지도 않은 노장을 월드컵에 깜짝 선발한 것이다.

마르티네스는 신장이 191cm나 되는 장신 스트라이커다. 공격진이 하도 부실하다 보니 득점력은 아쉬워도 제공권이라도 확실한 선수를 뽑아 전술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생각으로 보인다.

또한 국내파 전문 스트라이커를 2명이나 이미 뽑아뒀다는 건 해외파 스트라이커의 자리가 그만큼 좁아졌다는 뜻이다. 주전 공격수 라울 히메네스는 반드시 뽑힐 것이고, 여기서 공격수 구성이 끝나거나 인터마이애미의 헤르만 베르테라메까지 선발하면 다른 스트라이커의 자리는 없다.

이는 한때 멕시코 최고 스트라이커로 기대를 모았던 산티아고 히메네스가 이번 월드컵에 승선하지 못할 가능성을 의미한다. 히메네스는 지난 몇년을 돌아볼 때 유럽에서 가장 크게 성장한 선수였다. 2023-2024시즌 페예노르트 소속으로 네덜란드 1부 23골을 몰아쳤다. 2024-2025시즌도 괜찮은 득점력을 보여주다가 시즌 도중 이탈리아 명문 AC밀란으로 이적했다.

그런데 이번 시즌 히메네스는 이탈리아 무대에서 컵대회 단 1골이 전부일 정도로 심각한 부진에 빠져 있다. 그 1골도 지난해 9월 넣은 거라 무득점이 약 8개월 동안 이어지고 있다. 하도 경기력이 나빠 최근에는 밀란에서 아예 출장조차 힘들다.

산티아고 히메네스는 지난해 9월 평가전에서 한국을 상대로 골을 넣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은 승선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멕시코 주전 공격수 라울 히메네스는 이번 시즌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에서 풀럼 소속으로 9골을 넣어 괜찮은 시즌을 보내는 중이다. 다만 한때 라울 히메네스를 밀어낼 듯 보였던 도전자 스트라이커의 부진으로 최전방이 빈약해졌다는 건 홍명보 호가 염두에 둘 만한 약점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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