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으론 전세도 어렵다” 투자 열풍에 교인마저 불안

이현성,김동규 2026. 5. 6. 16:5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기독교 기반 복지재단에서 근무하는 고한주(가명·27)씨는 지난해부터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고 있다.

삼성생명 자산운용본부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지낸 황정호 사랑의교회 장로는 "서울의 수십억대 아파트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해 무력감과 박탈감을 키웠고, 반도체 산업이 이끄는 증시 상승이 주식 시장에 착시 현상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단기적인 변동성에 현혹돼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하락장을 맞을 경우 개인 투자자들은 큰 좌절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기독교 기반 복지재단에서 근무하는 고한주(가명·27)씨는 지난해부터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고 있다. 월급만으로는 물가 상승과 자산 가격 상승을 따라가기 어렵다는 현실적 고민에서다. 다만 그는 “투자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수익에 집착하거나 손실에 감정이 흔들릴 때가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고양의 한 대형교회에서 사역하는 A전도사는 “젊은 교인들 사이에서 투자는 이미 일상적 관심사가 됐다”면서 “직장 수입으로는 집 한 채 장만은커녕 전·월세조차 힘들다는 인식 속에서 조금이라도 더 수입을 만들어보고자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실제 노동만으로는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을 넘어 교회 안에도 깊숙이 자리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경제상황 변화에 대한 인식’ 조사에 따르면 “물가 상승으로 내 노동소득의 가치가 예전 보다 줄어들었다”고 답한 기독교인은 87.7%로 파악됐다. 전체 응답자(88.4%)와 견줘 큰 차이가 없는 결과다.

땀 흘려 일해 버는 소득보다 자본이 운명을 가른다는 인식 역시 높게 나타났다. “노동소득보다 부동산이나 주식 등 자산가격의 변동이 삶의 수준을 결정한다”고 느끼는 기독교인 비율은 85.4%로 이 역시 전체 응답자(87.4%)와 오차 범위 내 있었다.

자본소득이 노동소득을 압도하는 현실은 성도들의 불안과 박탈감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타인이 주식으로 큰 수익을 얻었다는 사실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고 답한 기독교인은 59.7%로 전체(59.1%)와 유사하다. 성실과 자족을 강조하는 신앙 교육을 받고 자란 기독교인마저 나만 뒤처질 수 있다는 불안감 속에 자유롭지 못한 현실이다.

삼성생명 자산운용본부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지낸 황정호 사랑의교회 장로는 “서울의 수십억대 아파트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해 무력감과 박탈감을 키웠고, 반도체 산업이 이끄는 증시 상승이 주식 시장에 착시 현상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단기적인 변동성에 현혹돼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하락장을 맞을 경우 개인 투자자들은 큰 좌절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황 장로는 올바른 재정관으로 노동소득과 자본소득의 균형을 강조했다. 그는 “노동소득은 생활을 영위하면서 크리스천으로서의 가치를 실현하는 근간이고, 자본소득은 여유와 노후를 대비하는 수단”이라며 “단기적 변동성이 낮은 자산에 복리를 기대하면서 장기 저축의 관점으로 잉여 소득을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교회가 더 이상 돈 문제를 회피하지 말고 성도들에게 재정관을 교육해야 한다는 요청도 나온다.

‘개미 목사의 주식투자 첫걸음’ 저자인 장일 목사는 “제자훈련이나 소그룹, 1대1 상담 등을 통해 각자의 투자 성향을 진단하고 성경이 말하는 원칙을 실제적으로 나눌 필요가 있다”며 “돈 얘기를 스스럼없이 나눌 수 있는 문화가 교회에도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에 앞서 물질과 하나님 사이의 우선순위를 세우는 과정도 중요하다. 장 목사는 “하나님 중심의 주권 의식을 세운 상태에서 투자 문제를 다뤄야 한다”며 “시장 평균 수익률조차 만족하지 못하고 더 빨리 넘어서려는 마음엔 탐욕이 자리할 수 있다. 이를 무시하고 단기간에 더 큰 수익을 내려는 태도는 점검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현성 김동규 기자 sage@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