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OST, 수심 300m 유인 잠수정 개발… 2030년 투입 목표
무인 한계 보완 수중 대응
해저 케이블 점검·수색 활용

무인 잠수정 의존도가 높은 국내 수중 인프라 환경에서 사람이 직접 탑승해 탐사할 수 있는 소형 유인 잠수정 개발이 본격화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지원을 받아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이 추진 중인 이 사업은 해저 케이블 점검과 선박 수색 등 핵심 수중 작업의 대응 역량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6일 KIOST에 따르면 해양ICT·모빌리티연구부는 총사업비 325억원을 투입해 수심 300m 이내 천해역에서 운용할 수 있는 유인 잠수정을 개발하고 있다. 최대 3명이 탑승해 주변 상황을 직접 확인하며 작업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연안 해역에서의 경제활동을 비롯해 재난 대응에 활용하는 것이 목표다.
천해용 유인 잠수정은 2030년까지 성능 시험을 거쳐 실제 해역에 투입될 예정이다.

현재 국내 수중 탐사는 대부분 무인 잠수정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수중 통신 지연과 제한된 시야로 인해 돌발 상황 대응과 정밀 작업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특히 구조 현장에서는 수초 단위 판단이 결과를 좌우하는 만큼 사람이 직접 보고 판단할 수 있는 유인 장비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에 개발되는 유인 잠수정은 센서 기반 데이터와 인간의 판단을 결합해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수중 환경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해 작업의 정확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개발이 완료되면 해저 통신 케이블 점검, 침몰 선박 수색, 해양 구조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입될 예정이며 무인 장비와 병행 운용할 경우 수중 작업의 효율성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해외 해양 선진국들은 이미 수심 300m급 소형 유인 잠수정을 상용화해 활용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C-리서처 3’, 미국의 ‘오로라 3’ 등은 최대 3명이 탑승해 수중 탐사와 작업을 수행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 장비는 고해상도 카메라와 소나, 관측 창을 기반으로 수중 상황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운용되고 있다.
KIOST가 개발 중인 잠수정은 이러한 상용 모델과 유사한 성능을 확보하면서도 안전성과 관측 기능을 한층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360도 전방위 관찰이 가능한 어라운드뷰 시스템과 고해상도 카메라, 소나(음향탐지기)를 결합해 수중 인지 능력을 높이고 모듈형 생명유지장치를 적용해 100시간 이상 생존이 가능한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안전성 확보에도 공을 들였다. 약 30기압의 수압을 견디는 압력선체를 적용해 탑승자를 보호하고 국제 인증 기준을 웃도는 수준의 구조 설계를 반영했다. 여기에 비상 상황 시 압력선체를 분리해 수면으로 부상시키는 ‘사출형 비상탈출 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이며 선체 이상을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모니터링 기능도 탑재된다.
이번 개발은 단순한 장비 확보를 넘어 기술 자립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현재 해저 케이블 점검과 구조 작업에 필요한 핵심 장비 상당 부분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산 유인 잠수정 확보는 해양 주권과 직결되는 기술 역량으로 평가된다.
미국과 러시아, 일본, 프랑스, 중국 등 주요국은 이미 수심 6500m급 심해 유인 잠수정까지 독자 개발해 운용하고 있다. ‘앨빈(미국)’, ‘신카이 6500(일본)’, ‘펜더우저(중국)’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국내는 아직 유인 잠수정 개발과 운용 경험이 제한적인 만큼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한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신창주 책임연구원은 “무인 장비만으로는 완결될 수 없는 임무가 분명 존재한다”며 “유인 잠수정은 현장에서 직접 관찰과 판단이 가능해 보다 신뢰도 높은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IOST는 이번 개발을 통해 유인과 무인 잠수정의 강점을 결합한 운용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임무 특성과 환경에 따라 두 장비를 병행 활용해 수중 탐사의 정밀성과 대응 속도를 동시에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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