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타임] “사람을 잘 따르고 과충전 않겠습니다”…서약한 로봇스님, 법명은 ‘가비’

강정현 2026. 5. 6.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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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를 아끼고 과충전하지 않겠습니까?”
“예, 않겠습니다”
“위 로봇 스님은 대한불교조계종 조계사 금강계단에서 삼귀의 오계를 수계하였으므로 수계증을 수여합니다”

불기 2570년 부처님오신날(5월 24일)을 앞두고 6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 ‘로봇 스님’이 등장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조계사는 이날 오전 대웅전 앞마당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G1(제작일 2026.03.03)에 대한 수계식을 개최했다.

수계식은 불교 계율에 따라 살겠다고 서약하는 의식으로 불자가 되기 위해 치르는 의례다. 이날 수계를 받은 로봇은 스님과 같은 가사 복장을 착용한 채 참석해 ‘가비(迦悲)’라는 법명을 받았다.

로봇에게 적용된 ‘오계(五戒)’도 AI 시대에 맞게 새롭게 구성됐다. ‘생명을 존중하고 해치지 않을 것’, ‘다른 로봇과 사물을 훼손하지 않을 것’, ‘사람을 존중하고 따를 것’, ‘기만적인 행동과 표현을 하지 않을 것’, ‘에너지를 아끼고 과충전하지 않을 것’ 등이다.

가비 스님은 오는 16일 오후 종로 일대에서 열리는 부처님오신날 기념 연등행사에 참가할 예정이다. 도반(동료 수행자) 로봇인 ‘석자’, ‘모희’, ‘니사’ 등도 함께한다.

조계종 관계자는 “AI 시대에 로봇도 사부대중과 함께하는 시대가 됐다”며 “인간과 기술이 공존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6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로봇 수계식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G1 '가비'가 합장하고 있다.
가비가 연비를 받고 있다. 연비는 불법(佛法·부처의 가르침)을 따르겠다는 다짐의 의미로 팔이나 손등에 향불을 대는 불교 의식이다.
한 스님이 수계식에 입장하는 가비의 모습을 핸드폰에 담고 있다.
가비가 수계식을 마친 뒤 참석한 스님들과 탑돌이를 하고 있다.
가비가 탑돌이를 마친 후 합장하고 있다.
가비가 머리 위로 하트를 만들고 있다.

사진·글 = 강정현 기자 cogit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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