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선의의 역설 [취재수첩]

배준희 매경이코노미 기자(bjh0413@mk.co.kr) 2026. 5. 6.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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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 불확실성을 줄이려면 협력사 공급망을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 자체적인 노무 관리가 힘든 협력사는 재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최근 만난 대기업 구매 부서 관계자 얘기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시행 한 달이 지나면서 산업 현장에서는 여러 난맥상이 드러난다. 개정안 취지는 원·하청 구조에서 교섭 사각지대를 줄여 노동3권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입법 취지와 달리, 의사결정 불확실성과 갈등 비용만 키운다는 지적이 들끓는다는 점이다. 산업계에서 갖는 가장 큰 우려는 법의 모호성이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교섭의제인지, 사용자성(원청 등 기업)을 어디까지 인정해야 하는지 쟁점이 수두룩하다. 노란봉투법은 성과급 갈등 전선마저 정규직 노사를 넘어 하청·협력 업체까지 확산시켰다. 노란봉투법으로 교섭권을 확보한 하청노조는 물론, 사내 급식 업체까지도 성과급 배분을 요구하면서 사회적 갈등은 확산일로다. 최근 경남 지방노동위원회는 한화오션 급식·시설관리 도급 업체 ‘웰리브’ 노조가 제기한 이의 신청을 수용했다. 지노위는 교섭요구 사실 공고를 시정하라는 결정을 한화오션과 웰리브 측에 통보했다. 웰리브 노조는 “선박 생산 하청 업체에 지급한 성과급을 우리에게도 달라”고 요구한다.

협력사 공급망은 노란봉투법 전후로 큰 변화를 겪을 전망이다. 현재로선 노동 시장 이중 구조 해소라는 입법 취지와 달리, 협력사 공급망 재편으로 기울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일부 업종에서는 직고용으로 내재화할 수 있겠지만, 내부 조직 관리 비용이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 상당수 기업은 협력사 수를 줄여 거래 관계를 단순화하거나, 표준화된 영역만 외주화하거나, 자동화·해외 이전으로 갈등 비용을 줄이는 선택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노란봉투법의 역설이 우려되는 이유다.

[배준희 기자 bae.junhee@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58호(2026.05.06~05.1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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