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게임산업, 대작의 시대 열렸지만…다음 주자 있나

이학범 기자 2026. 5. 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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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이학범기자] 게임산업은 결국 흥행작으로 버틴다. 그러나 지금의 국내 게임산업에서는 이 명제가 더 이상 희망처럼 들리지 않는다.

흥행작 하나를 만들기까지 감당해야 할 불확실성과 실패의 비용이, 특히 중소 게임사들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커졌기 때문이다. 더 이상 함부로 꿈마저 꿀 수 없다.

최근 흐름은 극명하게 갈린다.

한쪽에서는 '붉은사막', '아크 레이더스' 같은 PC·콘솔 대작이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국산 게임이 모바일을 넘어 콘솔·PC로 확장되며 기술력과 작품성으로 평가받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점은 분명 고무적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같은 성과가 국내 게임 산업 전반의 체력을 의미하진 않는다. 같은 시기 클로버게임즈의 파산 신청, 잇따른 게임 서비스 종료, 사업 재편은 게임 산업계가 겪고 있는 혹한의 현실을 보여준다.

또한 퍼블리싱 계약 종료와 직접 서비스 전환이 이어지면서, 중소 개발사들이 의지하던 이른바 '성장 사다리' 역시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시장 구조도 변했다. 모바일 게임 시장은 수요가 예전만 못하고 경쟁은 한층 치열해졌다. 여기에 중국 게임사들의 경쟁력까지 높아지며 중소 게임사들이 감당해야 할 마케팅과 운영 부담은 더 커졌다.

PC·콘솔 시장은 새로운 기회지만 모두에게 열린 문은 아니다. 긴 개발 기간과 높은 완성도, 적지 않은 자본이 요구돼 아이디어만으로는 도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붉은사막'도 약 8년에 달하는 개발 끝에 완성됐다. 성패를 떠나, 오랜 시간과 비용을 버틸 체력이 먼저 뒷받침돼야 승부를 걸 수 있다는 의미다.

몇몇 대작이 성공해도 그 아래 새로운 시도가 줄어들면 산업의 기반도 함께 약해질 수밖에 없다. 중소 게임사는 새로운 인력과 아이디어가 시장에 들어오는 통로다.

그래서 지금 업계에 절실한 것은 또 하나의 흥행작이 아니다. 실패 이후에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환경'(지원)이다.

예를 들면 '게임 제작비 세액공제', '보증 지원 확대' 등이 그것이다.

시장에선 이제 대작의 시대가 열렸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이제 봐야 할 것은 정상의 높이가 아니다. 그 정상에 오를 다음 주자가 남아 있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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