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시위의 도시’ 서울…세종대로 1㎞ 막으면 교통혼잡비용 83억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2차 집행을 앞둔 지난해 1월 12일 서울 용산구 한남대로가 탄핵 찬반 집회로 정체가 발생하고 있다. [뉴스1]](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6/joongang/20260506050259179ipun.jpg)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 세종대로 차로 통제로 인한 교통혼잡비용이 최대 8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심에 집중된 집회(행진 포함)가 시민 일상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사회적 비용 분담을 둘러싼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변지혜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팀의 ‘집회 유형별 교통혼잡부담금 추정’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2월 15일 오후 1시~7시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부터 대한문까지 약 1㎞ 구간의 세종대로 8~12차선을 전면 통제할 경우 최대 83억원의 교통혼잡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해 9월 대한교통학회에서 발표됐다. 교통혼잡비용은 차량이 정상 속도 이하로 운행하면서 늘어나는 연료비와 인건비, 지체로 인한 손실 비용까지 합산한 수치다.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심판사건의 마지막 변론 기일(지난해 2월 25일)을 앞두고,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 등은 동화면세점 일대에서 대규모 집회·시위를 벌였다. 경찰에 신고된 집회 인원은 2만명에 달했다. 약 6시간 동안 이어진 집회는 반경 4㎞까지 영향을 미쳤고, 차량 316만9081대가 지체를 겪은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달 20일에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일대 인도와 3개 차로를 점거하고 결의대회를 열었는데, 이때도 12억6000만원의 혼잡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잡한 도심에서는 도로 일부 구간만 통제해도 비용이 크게 발생한다. 지난해 2월 4일 정부청사 북측부터 세종대로 사거리(약 1.7㎞)까지 1개 차로만 부분 통제한 경우에도 30억7000만원의 교통혼잡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다. 당시 집회 신고인원은 1000명 수준이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시 교통정보시스템(TOPIS)에 따르면 지난해 도심 도로 통제는 하루 최대 17차례까지 이뤄진 날도 있었다. 단순 계산으로도 교통혼잡비용이 수백억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집회 자체는 줄어드는 추세지만 서울의 집회 밀도는 타 도시와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집회 신고 건수(시위 포함)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놓고 찬반 여론이 극명하게 갈린 2017년 6만8913건에서 20대 대선이 치러진 2022년 17만1900건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2024년 11만2180건, 지난해 11만1081건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하지만 지난해 서울 집회 신고 건수는 3만5039건으로 면적이 약 17배 넓은 경기도(2만5873건)보다도 많았다. 서울보다 면적이 조금 큰 부산(4184건)의 8배를 웃돈다. 올해 들어서도 이런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서울에서만 올해 1~3월에 8414건의 집회가 신고됐다. 같은 기간 부산은 1006건, 대구 698건, 인천 1211건이다.

시민 불편은 커지고 있다. 집회·시위가 광화문과 서울역, 서울시청 일대 등 도심 핵심 지역에 집중되면서 교통과 보행, 상권이 동시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올해 1~4월 도로 통제 등이 이뤄지는 서울 시내 ‘주요 집회’는 1월 79건에서 2월 66건, 3월 123건, 4월 126건으로 증가세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집회가 상징성이 큰 도심에 몰리면서 시민들이 느끼는 불편이 훨씬 커졌다”며 “외국인 관광객이 집중되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국가 이미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집회를 일방적으로 제한할 수는 없지만 도심 집중을 완화할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집회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고려해 ‘교통혼잡부담금’ 등 비용 부과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도심의 시간과 공간을 점유하는 집회가 늘면서 시민들이 치르는 ‘보이지 않는 비용’ 역시 커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변지혜 교수는 “집회 시 행진 여부와 차로 폐쇄 규모에 따라 교통 혼잡도가 크게 달라진다”며 “대규모 집회의 경우 행진이 동반되면 최대 3배 수준까지 혼잡비용을 차등 부과하고 도로 행진이나 차로 통제가 없는 집회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적용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민욱·문희철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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