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기소 특검’ 스텝 꼬인 與…영남권 후보들 “보수결집 우려”
‘조작기소 특검법’을 앞세워 진영 결집을 노리던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선거 전략이 차질을 빚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일 특검법 처리에 ‘신중’과 ‘숙의’를 주문하면서 직전까지 속도전을 강조하던 지도부가 머쓱해진 상황이다.

5일 경기도 동두천·부천 등지를 돈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특검법 처리 시기와 절차에 대해 “청와대 브리핑이 있었던 만큼 당·청 간 조율이 필요하다”며 “의원총회와 당원 의견을 수렴해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시기나 절차에 대해 여당이 국민적 의견 수렴과 숙의 과정을 거쳐 판단해달라”는 이 대통령의 전날 메시지에 호응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특검법 처리의 필요성은 강조했다. 정 대표는 이날도 “수사를 통해 진짜 범죄로 드러난다면 가담한 검찰, 수사관은 처벌받아야 하고 피해자들은 당연히 구제를 받아야 한다”며 “이것이 대한민국 헌법 정신의 구현이고 사법 정의의 정상화”라고 주장했다.
특검법 발의를 주도한 박성준 의원도 이날 김어준씨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처리 시기는 지방선거 이후로 보는 게 맞다”면서도 특검법 처리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애썼다. 박 의원은 “공소취소가 무엇인지 국민은 잘 모른다”며 “법률적으로 가면 복잡해지지만, 조작기소 문제로 접근하면 ‘특검이 답’이라는 점을 국민이 이해하기 쉽다”고 말했다. 특검에게 공소취소 권한을 부여하는 게 ‘셀프 면죄부’라는 야권의 비판을 우회하려는 시도다.

지도부가 ‘5월 신속 처리’에선 한걸음 물러섰지만,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는 영남권 후보들의 발등엔 이미 불똥이 떨어진 형국이다. PK(부산·경남) 지역의 한 캠프 관계자는 “막판 보수 결집이 예상됐던 상황에서 특검 이슈가 결집 시기를 앞당겼다”고 했다. 또 다른 캠프 관계자는 “중도층에 인물론으로 호소해왔는데, 부정적 바람이 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당초 지도부 화력을 총동원해 흐름을 굳히려던 김부겸 캠프 역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는 3일 직접 나서 “동지들을 버릴 셈이 아니라면, (특검법 처리에) 신중해 달라고 요청하고 싶다”고 했다. TK(대구·경북) 지역 민주당 인사는 “정청래 대표는 투표일까지 문경새재를 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수도권 보궐선거 후보들도 지도부 전략에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했다. 인천 연수갑 후보인 송영길 민주당 전 대표는 이날 SBS 라디오에서 “선거 지원은 후보자를 띄워주기 위한 것인데 지도부가 주인공이 돼선 안 된다”며 “도와달라는 요청이 있을 때 가는 게 맞지 자기 방식대로 돕는 것은 오히려 부담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영남은 견제 심리가 한 번 퍼지면 일주일 만에 무너질 수 있다”며 “선거 관계자 의견에 맞춰 필요한 인물을 보내는 것이 지도부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경기 하남갑 후보인 이광재 전 강원지사도 CBS 라디오에서 ‘당이 특검법에 몰두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대통령과 함께 민생 경제와 안보, 외교에 집중하는 것이 집권당으로서의 더 안정된 모습”이라고 했다. 이어 “진상 규명 이후 어떻게 처리할지 문제는 국민과 더불어 판단하는 것이 맞다. 당에서 합리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공희준 정치컨설턴트는 “특검법 급발진은 당심만 중시하고 민심을 등한시하는 정청래 대표의 노선에선 언제든 발생할 수 있었던 문제”라며 “영남권 5곳 중 2곳 이상 승리하지 못하면 지선 이후 특검법 추진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여성국·강보현·오소영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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