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문턱 낮추기’ 구독형 배터리 실험 나선 현대차

박장군 2026. 5. 6.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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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차량과 분리해 구독 방식으로 이용하는 실험이 본격 시작된다.

15년 전 배터리 구독제를 처음 설계한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모빌리티학부 교수는 통화에서 "앞으로는 배터리를 차량과 분리해 접근하는 게 상식이 될 것"이라며 "중국 전기차 가격 공세가 급격화되는 상황에서 배터리팩 리스 제도로 초기 구매 비용을 대폭 낮추면 국내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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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구독 실증사업 본격 추진
법인택시 대상, 추후 확대 검토
총비용 절감 등 실효성은 과제


한국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차량과 분리해 구독 방식으로 이용하는 실험이 본격 시작된다. 고유가 장기화 등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전기차 운행 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상반기 중 배터리 구독 서비스 실증사업을 추진한다. 보증기간이 끝난 법인택시를 대상으로 현대차와 현대캐피탈이 공동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 사업은 지난해 11월 국토교통부 모빌리티 규제 샌드박스 심의로 승인된 ‘전기차 차체·배터리 소유권 분리 등록’ 규제 특례에 기반한다. 현 자동차관리법은 전기차 배터리를 차체와 분리해 별도 등록·관리하는 체계를 허용하지 않는데 특례로 분리 등록이 가능해진 것이다.

사업 구조는 단순하다. 차량은 운행자가 소유하고, 배터리는 현대캐피털이 보유한다. 월 구독료를 내고 배터리를 사용하다 교체 시 기존 제품을 반납하고, 새 배터리를 공급받으면 된다. 초기 대상은 수도권 법인 택시 아이오닉5 5대다. 짧은 기간 주행거리가 빠르게 늘어나는 택시 업종의 특성상 배터리 분리 구조가 실제 운행 환경에서 얼마나 경제성을 갖는지 확인한다는 취지다. 현대차는 이번 실증 결과를 토대로 일반 소비자 대상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 “향후 전기차 구매와 운행 부담을 낮출 수 있는 금융·구독 상품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에서 배터리 구독 모델 자체가 처음은 아니다. 중국 전기차 업체 니오는 차량 가격을 낮추는 대신 배터리를 구독으로 분리하고, 교환 스테이션을 통해 배터리를 바꿔 쓰는 ‘BaaS’ 모델을 운영 중이다. 르노자동차는 유럽에서 ‘조에’ 차량에 배터리를 별도 임대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구독료를 연간 주행 거리와 계약 기간에 따라 차등 적용했는데 중고차 잔존가치 등 문제로 배터리 포함 판매로 전환했다. 베트남 빈패스트도 차량과 배터리를 나눠 판매하는 구독 전략을 도입했다. 현대차의 실험은 배터리 소유권과 등록 체계 자체를 분리한다는 점에서 이들과 차이가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시도를 ‘리스크 재배치’로 해석한다. 배터리 성능 저하와 잔존가치 하락에 따른 부담을 소비자에서 금융사로 일부 이전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성능이 떨어지면 차량 가치가 함께 하락하고, 교체 비용 역시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구조가 사라지는 셈이다. 완성차 업체가 단순한 전기차 판매를 넘어 사용 조건과 비용 구조까지 설계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월 구독료를 포함한 총비용이 차량 구매 대비 실제로 낮은지가 첫 번째 걸림돌이다. 배터리 교체 주기와 비용이 어떻게 반영되는지에 따라 체감 효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 다만 배터리 구독제가 이미 검증을 마친 시스템이라는 주장도 있다. 15년 전 배터리 구독제를 처음 설계한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모빌리티학부 교수는 통화에서 “앞으로는 배터리를 차량과 분리해 접근하는 게 상식이 될 것”이라며 “중국 전기차 가격 공세가 급격화되는 상황에서 배터리팩 리스 제도로 초기 구매 비용을 대폭 낮추면 국내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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