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픽] '언행주의령' 정청래마저 '오빠' 논란…與 설화 릴레이, 선거판 흔드나?

김주훈 2026. 5. 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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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에 해 끼치는 언행 엄중 조치"
'언행주의령'에도 설화 잇달아 발생
서울·부산 후보들 野 공세 빌미 제공
당 일각서 우려…"더 이상 실수 안 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부산 동구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부산 현장 최고위원회 회의에 참석, 부산 북갑 보궐선거 예비후보인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여당의 높은 지지율과 제1야당인 국민의힘 내홍이라는 호재 속에서 6·3 지방선거·재보궐선거를 치르는 더불어민주당이 위기에 빠진 모양새다. 중도층 민심을 흔들 수 있는 발언이 후보들 입에서 나오거나, '언행 주의령'을 내린 당대표조차 설화(舌禍)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당내 일각에선 논란이 누적될 경우 판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청래 대표와 하정우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는 이른바 '오빠 호칭' 논란에 사과했지만,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 여학생에게 '오빠'라는 호칭을 부르도록 종용한 것이 '아동 성희롱' 논란으로 확산됐고, 급기야 학생학부모교사인권보호연대는 지난 4일 이들을 아동복지법 위반(정서적 학대)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3일 정 대표와 하 후보가 부산 북구 구포시장 방문 과정에서 한 초등학교 저학년 여학생에게 말을 걸면서 불거졌다. 정 대표는 아이에게 하 후보를 가리키며 "여기 정우 오빠, 오빠 해봐요"라고 했다. 하 후보 역시 아이에게 "오빠"라고 말하며 부르기를 종용했다. 아이가 마지못해 "오빠"라고 말하자 이들은 기쁘게 웃었다.

정치권에서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비판이 쏟아지자, 정 대표는 "아이와 아이 부모에게 송구하다"고 거듭 사과했고, 하 후보 역시 "더욱 조심해서 낮고 겸손한 자세로 주민을 만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당내에선 당일 사과로 사태가 일단락됐다고 보는 분위기지만, 문제는 선거 기간 벌어진 언행 논란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개별 사안으로 보면 선거판을 흔들 만큼 파급력이 크지 않지만, 문제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야당은 이를 공세 소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도부는 논란 확산을 차단하며 긴장의 끈을 놓지 말 것을 당부했으나, 정작 '언행 주의령'을 내린 정 대표조차 '오빠 호칭' 논란을 자초한 모양새다.

정 대표는 지난 3월 지방선거 채비를 앞두고 "항상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절실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낮고 겸손한 자세로 선거에 임하길 부탁한다"고 요청한 바 있다. 캐스팅보트인 중도층 민심의 경우, 막말 논란에 쉽게 등을 돌리는 만큼 '언행 주의령'을 내린 것이다. 특히 정 대표는 "선거에 해를 끼치는 가벼운 언행이나 오버하는 말이 나온다면, 당대표로서 엄중하게 조치해 나가겠다"고 경고했지만, 되레 당대표가 논란을 자초한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그러나 정 대표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후보자들의 부적절한 언행은 끊이지 않고 있다. 개별적인 실수로 치부하기엔 누적된 결과가 당 전체의 리스크로 부상하는 형국이다. 당장 야당은 여당에 치우친 민심을 뒤집기 위해 언행 문제를 여론전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 후보는 '오빠 호칭' 논란이 불거지기에 앞서 이미 '손 털기' 논란으로 구설에 오른 바 있다. 하 후보는 지난달 29일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이후 부산 북구 구포시장을 찾아 상인, 시민과 인사를 나눴다. 이 과정에서 한 상인과 악수를 한 직후 손을 터는 모습이 포착됐다. 하 후보는 다수 시민과 악수한 것이 처음이라 손이 저렸으며, 무의식적으로 나온 행동이라고 해명했다.

하 후보의 잇단 논란을 단순 해프닝으로 치부하기 어려운 이유는 명확한 수혜자가 생겼기 때문이다.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에게 공세의 빌미를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 친근하게 '아저씨'라 칭하며 다가가는 이들의 행보와 극명히 대비되고 있다.

학생학부모교사인권보호연대 회원들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하정우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3일 초등학교 1학년 학생에게 정 대표가 하 후보를 '오빠'라고 불러보라고 말한 것과 관련, 정 대표와 하 후보를 아동복지법 위반(정서적 학대)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뉴시스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 역시 구설을 피하지 못했다. 정 후보는 지난달 25일 남대문시장 방문 과정에서 '장사가 너무 안된다'는 한 상인에게 "관광객들이 좋아할 만한 것을 연구하거나 전문가 컨설팅을 받아 품목을 바꾸면 대박 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 측은 서울시가 운영 중인 '자영업 클리닉'을 안내하려는 취지라고 해명했지만, 실제 해당 상인이 정 후보 조언에 "자괴감이 들었다"고 밝히면서 논란은 확산됐다.

막말 논란은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유독 두드러졌다. 양승조 전 충남지사는 경선 과정에서 한 유권자가 "민주당이 아니다"라고 밝히자, "돌아이구나"라고 대응한 바 있다. 양 전 지사는 "윤어게인 세력에 대한 지지로 느껴서 혼잣말로 비속어를 사용했다"고 해명했지만, 결국 충남지사 후보에는 경쟁자인 박수현 전 의원이 선출됐다.

구설에도 최종 후보로 당선된 사례도 있다. 천영미 경기 안산시장 후보는 정견발표회에서 같은 당 경쟁자가 '음주 전과'를 지적하자, "저 음주 전과 한 번 있다. 이 대통령도 전과가 있다. 이 대통령 안 찍었느냐"고 맞받아쳤다. 방어 수단으로 이재명 대통령을 언급한 것도 문제지만, 음주 전과를 정당화했다는 것에 유권자의 공분을 샀다. 천 후보는 현재 안산시장 후보로 확정됐다.

설화가 줄곧 발생하고 있지만, 당 지도부는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하나의 메시지"라는 입장이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지난 4일 국회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실수가 하나도 없으면 제일 좋겠지만, 그 실수에 대해 바로 솔직하게 인정하고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하나의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실수 없는 사람은 없지만, 실수를 어떻게 극복해 내느냐의 태도를 시민에게 진정성 있게 전달하는 게 더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내 일각에선 당대표조차도 언행 논란에 휩싸이는 것을 두고 우세한 판세에 긴장감이 풀린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와 함께 '보수 심판론'이 우세한 상황인 만큼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17대 총선 과정에서 정동영 열린우리당(민주당 전신) 의장은 60·70대는 투표하지 않아도 된다며 "곧 무대에서 퇴장할 사람들"이라고 비하했음에도 152석(한나라당 121석)을 차지했던 사례가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언행 주의령을 내린 것은 정 대표인데, 만들지 않을 논란을 만들었고 야당에 빌미까지 줬다"면서도 "그렇다고 내부에서 비판하게 된다면 전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쉬쉬하는 분위기다. 자중할 필요가 있다"고 토로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하 후보 논란에 대해 "정치적 검증 없이 인재 영입 형식으로 곧바로 선거에 투입하는 것이 위험함을 보여주는 사례"라면서도 "일시적인 논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어 "17대 총선 당시 정 의장이 노인 폄하 발언으로 국민적 지탄을 받으며 선거운동에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결과적으로 보수 심판론이라는 거센 흐름을 막지는 못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이러한 사소한 실수가 자칫 '이렇게 행동해도 된다'는 오만함으로 비칠 수 있는 만큼, 발언 하나하나에 신중해야 한다"며 "더 이상의 실수가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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