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톡방서 영상 보고 만나요”… ‘알고 시작하는’ Z세대 소개팅법

김다연 2026. 5. 5.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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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시간 2초씩 영상 기록 앱 ‘셋로그’
최대 12명 초대, 일상 공유하며 인기
비대면 선호·불확실성 기피 반영돼


‘아침부터 마라탕’ ‘간다 돈 벌러’ ‘야구 시청’.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일하는 직장인 김경민(28)씨는 요즘 아침에 눈을 뜨면 소셜미디어 ‘셋로그’에 올라온 친구들의 일상부터 확인한다. 김씨는 한 달 전부터 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한국에 있는 친구들과 일상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셋로그는 1시간마다 각자 일상을 2초짜리 날것의 영상으로 촬영해 업로드하는 앱이다. 초대 링크를 통해서만 대화방에 참여할 수 있어 전화번호나 계정을 알면 누구나 내 게시물을 볼 수 있는 기존 소셜미디어와는 다르다. 이용자가 올린 짧은 영상은 대화방에 참여한 다른 이용자들이 올린 영상과 나란히 화면에 뜬다.

김씨는 “해외에 살면 따로 연락을 주고받지 않는 이상 친구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잘 모른다”며 “친한 친구들과 하루 일상을 셋로그로 확인할 수 있게 돼 느슨히 연결돼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대학생 조윤진(27)씨도 “인스타는 수백명이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부담되는데 셋로그는 친한 친구끼리만 소통하다 보니 잘 나온 모습이 아니더라도 편하게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2030세대에서 짧은 영상으로 매시간 서로의 안부를 주고받는 셋로그가 인기다. 과도한 노출과 보여주기식 콘텐츠에 피로를 느끼는 이들이 가까운 사람들과 자연스러운 소통을 선호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 말 출시된 셋로그는 5일 기준 애플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23일 출시된 안드로이드 버전 역시 인기차트 1위에 오르며 100만회 이상 다운로드됐다.

인기가 치솟자 2030세대에서 셋로그를 활용해 소개팅을 하는 사례도 등장했다(사진). 남녀 각각 6명을 초대해 대화방을 만들어 며칠간 서로의 일상을 지켜본 뒤 호감 가는 상대에게 만남을 청하는 방식이다. 겉으로 드러난 프로필보다 자연스러운 생활의 단면을 통해 상대를 파악하려는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비대면 소통에 익숙한 세대 특성과 맞닿아 있다고 분석한다. 김시월 건국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줌’과 같은 비대면 소통 방식에 익숙해진 2030세대가 영상 중심의 가벼운 소통을 지속한다”고 설명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셋로그 소개팅은 불확실성을 힘들어하는 ‘Z세대’의 특성이 반영된 것”이라며 “과거에는 아예 모르는 사람을 하나씩 알아가는 것도 소개팅의 재미로 간주됐지만 최근에는 상대를 전반적으로 알고 관계를 시작하려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다만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취업준비생 김모(26)씨는 “일상을 자주 공유하다 보니 자칫 개인정보 유출이나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있어 보여 민감한 내용은 올리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셋로그 관계자는 “종단 간 암호화(발신자와 수신자만 볼 수 있는 체계)를 사용해 그룹 멤버 외에는 누구도 영상이나 메시지를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김다연 기자 y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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