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포스트 오일’ 꿈… ‘걸프 동맹’ 깨지고 부자들은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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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를 공통분모로 연대해온 걸프국의 균열이 본격화됐다.
석유 생산량을 둘러싼 이견에 이란 전쟁에 대한 관점의 차이까지 더해지며 각국이 개별 노선을 타기 시작했다.
이번 전쟁은 금융 및 관광 등을 통해 '석유 이후'를 대비해온 걸프국가가 더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걸 전 세계에 각인시키는 계기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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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 대응에도 사우디와 차이
부유층, ‘안전한 피난처’ UAE 탈출

석유를 공통분모로 연대해온 걸프국의 균열이 본격화됐다. 석유 생산량을 둘러싼 이견에 이란 전쟁에 대한 관점의 차이까지 더해지며 각국이 개별 노선을 타기 시작했다. 특히 그간 지켜온 ‘안전한 피난처’ 이미지에 금이 가며 충격파가 전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걸프국 연대의 분열은 아랍에미리트(UAE)의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OPEC+ 탈퇴로 가시화했다. 그간 산유국들은 사우디아라비아 주도의 OPEC 체제하에서 원유 생산량을 제한하며 유가를 조절해왔다. UAE는 탈퇴 결정을 밝히며 증산을 예고했는데 그간 걸프 지역 에너지 정책을 지휘해온 사우디에 반기를 든 것으로 해석된다.
석유 동맹 양대 축인 사우디와 UAE는 이란 전쟁 접근법도 다르다. 악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전쟁을 지지하는 입장이었으나 경제 피해가 현실화하자 전쟁 조기 종식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개전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쟁 반대 입장을 강하게 전했던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은 이후 이란 억제를 위해 강경 대응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전 후에도 각자도생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개전 후 UAE는 이스라엘에 밀착했으나 사우디는 튀르키예, 파키스탄 등 중재국과 관계 다지기에 나섰다. 이란이 UAE를 연일 공격할 때도 다른 걸프국들은 UAE를 지원하지 않았다. 미국 소식통들은 지난 3일(현지시간) 악시오스에 “트럼프 행정부는 UAE와 사우디 사이의 갈등이 얼마나 심각해졌는지 늦게 파악했다”며 “갈등이 심화하는 동안 개입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일부 고위 관리들은 전쟁 후 사우디와 UAE가 적대 관계로 돌아서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전쟁은 금융 및 관광 등을 통해 ‘석유 이후’를 대비해온 걸프국가가 더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걸 전 세계에 각인시키는 계기도 됐다. 개전 후 이란은 UAE, 바레인, 쿠웨이트, 카타르 등 걸프국 소재 미군 기지를 연일 타격했다. 전쟁 공포에 중동 탈출도 시작됐다. 2024년 UAE로 이주한 암호화폐 분석가 퀸텐 프랑수아는 지난 3월 월스트리트저널에 “5년 후에도 사람들이 두바이로 이주할 것을 고려할 때 여전히 이 일을 떠올릴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후 태국 방콕으로 이주했다.
석유 시대 이후를 준비하던 중동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기는 분위기다. 미 전력회사 콘스텔레이션의 CEO 조 도밍게즈는 “이란이 저가형 드론을 이용해 사우디나 UAE 데이터센터를 공격할 수 있음을 입증한 후 이곳에 200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 센터를 건설하려는 곳은 아무도 없다”고 악시오스에 말했다.
특히 금융 중심지로 자리해온 UAE의 타격이 크다. UAE는 절세를 위해 영국 부유층이 주로 정착해온 곳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전쟁 시작 후 UAE에 거주 중이던 영국인 8명 중 1명이 UAE를 떠났다. 세돈스 GSC 법률사무소 수석 파트너 살림 셰이크는 “전쟁이 이 나라의 ‘안전한 피난처’라는 이미지에 타격을 주었다”며 “고객 중 상당수가 UAE로의 이주를 후회하고 있다”고 FT에 전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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