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억 아깝지 않은 ‘퉁어게인’

41억원의 가치를 입증했다. KBO리그 최고령 야수 최형우(43·삼성 라이온즈)가 여전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은 지난 겨울 FA(프리에이전트) 시장에서 최형우와 계약했다. 인센티브 포함 2년 26억원. 100억원대 계약이 쏟아지는 걸 감안하면 큰 규모는 아니었다. 하지만 원 소속팀 KIA 타이거즈에 지급해야하는 보상금이 15억원이나 됐다. 최형우 스스로도 “나를 높게 평가해줘 감사하다”고 할 정도였다. 삼성 팬들은 최형우와 닮은 배우 유퉁에 빗대 ‘퉁 어게인’이라며 그의 복귀를 환영했다.
개막 후 한 달이 지났을 뿐이지만 최형우 영입은 성공적이다. 구자욱, 김영웅, 이재현 등 팀내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서도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4일 현재 리그 타율 9위(0.333), 홈런 10위(5개)다.
세이버메트릭스(야구를 수학·통계학으로 접근하는 방식)에서 가장 즐겨쓰는 지표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는 1.20(스탯티즈 기준)으로 아리엘 후라도(2.07), 류지혁(2.05)에 이은 3위다. wRC+(Weighted Runs Created Plus·조정 득점 창출력)는 최근 10년 동안 제일 좋은 171.3을 기록하고 있다. 리그 평균 타자보다 70% 이상 득점에 기여하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 3일 경기에선 4안타를 몰아치며 통산 최다 안타 1위(2623개)로 올라섰다.

최형우의 롱런 비결은 ‘비결이 없는 것’이다. “본인 스스로 건강한 몸을 주신 부모님 덕분”이라고 말할 뿐 특별한 게 없다고 말한다. 웨이트 트레이닝 방식이나 타격 폼 조정을 미세하게 하지만, 큰 틀을 유지하는 편이다. 시즌 준비과정도 비슷하다. 지난 3년 내내 시범경기에선 1할대 타율에 그쳤지만, 정규시즌에 들어가면 정상 컨디션을 찾았다.
베테랑 타자들이 나이가 들었을 때 가장 힘들어하는 건 빠른 공 대처다. 하지만 최형우는 여전히 패스트볼 공략을 잘 한다. 레그킥을 조금 줄이거나 스탠스를 넓혀 타이밍을 맞추는 미세한 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공을 보는 ‘눈’도 최정상급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뛰어난 건 평정심이다. 통산 최다 안타 기록 1위에 오른 뒤에도 그는 “의식한 건 아니고 (신기록 달성까지)몇 개 남았는지 알고 있었다. 나는 이제 끝물이다. 기록을 세워도 후배들이 다 갈아 치울 거니까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담담해 했다. 조급해 하지 않고, 차분한 마음을 타석에서 유지하는 것, 그게 최형우의 최대 강점이다.
대구=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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