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종현 목사 “목사 자격, 학위로 얻는 것 아냐…하나됨 위해 조건 없어야”
“목사 자격은 교육부 아닌 교단 헌법 기준… 장로교 뿌리도 애초엔 다 무인가”

5일 충남 천안 백석대학교회. 백석대신총회 등 5개 교단을 품에 안는 ‘통합 환영 감사예배’ 자리에서 장종현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백석 총회 대표총회장은 예정된 환영사 시간을 앞당겨 마이크를 잡았다. “이 얘기를 하고 싶어서 시간을 당겼다”고 운을 뗀 그는 17년간 묻어둔 ‘한’을 풀어냈다. 이날 환영사는 백석 교단을 향해온 외부 평가에 대한 응답이자, 자신을 향한 비판에 대한 정면 돌파, 그리고 교단의 역사적·신학적 정통성을 재선언하는 자리였다.
장 대표총회장의 속풀이는 2009년 예장 통합총회와의 교단 통합 추진 당시로 거슬러 올라갔다. 당시 3200개 교회 규모였던 합동정통(백석 전신)은 한국교회 연합이라는 대의 앞에 총회장직과 교단 명칭 등 기득권을 양보하기로 했다.
그러나 통합 추진은 끝내 무산됐다. 무산의 명분이 한이 됐다. 장 대표총회장은 “예장 통합 측에서 우리 교단에 ‘무자격 목사’가 많다는 이유로 통합을 보류시켰다는 소식을 들었다. 참으로 가슴이 아팠다”며 “이 얘기를 오늘 왜 하느냐. 그 무자격 목사라고 낙인찍힌 한이 맺혀서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외부에서 지적하는 ‘무자격’의 기준 자체를 흔들었다. 장 대표총회장은 “1980년 이전에 안수받은 한국교회 목사님들은 거의 무인가 신학교 출신이다. 정부가 인가한 신학교(M.Div)를 나온 것만이 목사 자격을 정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며 “총회의 설립 정신과 헌법 기준에 따라 제대로 교육하고 삼위일체의 이름으로 임직하는 것이 자격”이라고 재정립했다.
이어 “장로교단을 대표하는 합동과 통합 역시 무인가 신학교 출신 목사들이 제일 많다. 초기 장로교회는 처음부터 다 무인가였다”며 무자격 프레임이 한국 장로교 역사와 맞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자격 기준에 대한 재정립은 백석이 이미 천명해온 “신학은 학문이 아니다”라는 명제와 맞닿아 있다. 장 대표총회장은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의 말씀의 복음은 학문이 아니다. 하나님 말씀이 어떻게 학문이 될 수 있느냐”며 “신학은 학문으로 시작해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끝나는 것”이라고 했다. 학위가 아니라 무릎 꿇은 기도와 신앙이 자격의 본질이라는 논리다. 그는 “무인가 신학교 선배 어르신들이 성경 한 권 들고 산골짜기마다 기도하면서 한국 교회 십자가가 세워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백석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도 분명히 했다. 한국 최초로 교육부 인가를 받은 김치선 박사의 ‘대한신학교(대신)’다. 장 대표총회장은 “우리나라 교회 역사로 볼 때 대신 총회는 뼈대가 있다”며 “김치선 박사의 영적 DNA를 받아 장종현 목사가 그 신앙심으로 헌신한 결과 지금의 백석이 된 것”이라고 했다. 백석의 신학적·역사적 뿌리가 ‘대신’에 닿아 있음을 선언한 셈이다.
과거 대한신학교가 17억 원의 부도 위기에 처했을 당시를 회고하며 짙은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장 대표총회장은 “그때 선배 목사님들이 1억원씩만 모아 17억원을 해결했더라면 대신대학교, 대신총회가 장자 교단으로 한국 기독교계에 우뚝 섰을 것”이라며 “그때 대신이 잘됐다면 백석대는 생기지도 않았다. 내 손에 왔으면 안 생겼다”고 했다. 오늘날 백석의 부상이 결국 자신의 뿌리인 대신을 지켜내지 못한 뼈아픈 결과에서 비롯됐다는 회한 섞인 고백이다.
이어 “대신의 역사와 전통의 흐름이 이제 백석으로 옮겨지고 있다. 이제 반성하고 다시 대신의 시대, 곧 ‘대신·백석의 시대’가 온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번 백석대신과의 통합이 교단 합병을 넘어 한 뿌리의 재결합이라는 의미를 담은 대목이다.
장 대표총회장은 자신을 둘러싼 외부 시선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응답했다. “인터넷에 ‘장종현 목사가 한국 교회를 다 쓸어 모으려 한다’는 비난이 있더라. 만만한 게 장종현”이라면서도 “명예 좋고 돈 좋지만 내려놓을 줄 안다. 장 목사는 비굴한 사람이 아니다. 1등이 되려고 끌어모으는 것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신학 경시 비판에 대해서도 “저도 석·박사를 받은 학자”라며 “요새 인터넷을 보고 책을 보고 AI한테 물어봐라. 신학자들이 자기가 갖고 있는 것만 갖고 있지 노력을 안 한다. 저는 노력하기 때문에 앞서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교단의 성장 역시 “총회나 학교를 세울 때 헌금 한 번 걷지 않고 무릎 꿇고 받은 사명으로 일했다”며 자생적 헌신에 기댄 것임을 강조했다.
새 가족이 된 5개 교단을 향한 결속 메시지가 이어졌다. 장 대표총회장은 과거 타 교단과 통합을 추진하며 ‘통합준비위원장’을 맡았던 일화를 꺼내며 포용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과거 통합 과정을 보니 새로 온 사람을 제대로 안아주지 못해 또 분열이 생기더라”며 뼈아픈 교훈을 상기시켰다. 이어 “우리 백석 가족들이 먼저 온기를 내어주고 따뜻하게 맞아주어, 다시는 떠나가지 않게 품어야 한다”며 합류한 새 가족들에 대한 화합을 주문했다.
새 가족들에게 백석대 실천신학대학원 동참을 권하기도 했다. “백석대학교 실천신학대학원 졸업장을 받아야 동문이 된다. 의무는 아니지만 자발적으로 했으면 좋겠다”며 “그 속까지 다 주고 가시면 하나님께서 활짝 열어 주실 것”이라며 신학적 정체성의 공유를 당부했다.
천안=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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