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호텔 청년임대주택 ‘에스키스 가산’…다시 꺼낸 ‘비주택 리모델링’

임정희 2026. 5. 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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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20만원대”…서울 금천구서 확인한 청년주택 모델
지산·상가 공실 해소, 주거 공급…‘두 마리 토끼’ 노린다
건축 기준 충족 등 변수…LH 직접 매입까지 동원
서울 금천구 가산동 에스키스 가산.ⓒ데일리안 임정희 기자

정부가 4년 만에 공실 상가와 지식산업센터 등을 활용한 비주택 리모델링 임대주택 공급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이를 통해 공실 문제 해소와 청년 주거 공급 확대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풀겠다는 구상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관광수요 급감으로 문을 닫았던 관광호텔을 주거 시설로 전환했던 사례를 바탕으로, 이번에는 상가와 지식산업센터 등으로 대상 범위를 넓혔다.

기자는 정부가 그리는 비주택 리모델링 구상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달 30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 가산디지털단지에 위치한 ‘에스키스 가산’을 찾았다.

에스키스 가산 15층의 한 호실. 실제 청년이 거주 중인 임대주택이다.ⓒ데일리안 임정희 기자

저렴한 월세 넘어 교육·취창업까지…청년 맞춤형 임대주택 모델

서울 금천구 가산동 ‘가산디지털단지’ 내에 위치해 있는 에스키스 가산은 지하 2층~20층 전용 16~27㎡ 총 181가구 규모다.

만 39세 이하 무주택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청년 특화형 매입임대주택으로 코로나19 당시 관광호텔을 개조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가산디지털단지 내에 위치한 만큼 직주근접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며, 저렴한 월세로 공실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 운영사 나눔하우징의 설명이다.

임대조건을 살펴보면 보증금은 800만~1290만원, 월세는 21만~34만원으로 시세의 50% 수준이다.

에스키스 가산에 거주 중인 A씨는 “월세는 25만원 정도”라며 “처음 서울로 올라왔을 때 신림에서 1년 정도 살았는데 신림은 4년 전만 해도 가장 저렴한 월세가 50만원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거주자 B씨도 “27만~29만원 정도 월세를 내고 있고 관리비도 10만원 초반대로 내고 있다”며 “원룸에서 지낼 때는 난방이나 에어컨을 마음 놓고 쓰기 어려워졌는데, 에스키스 가산은 월세 부담이 줄어든 만큼 삶의 질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주택 내부도 1인 가구가 거주하기 적합한 형태로 꾸며졌다. 실제 청년이 거주 중인 15층 한 호실을 살펴보니, 침대와 책상 수납시설이 갖춰져 있었고, 탁 트인 조망도 확보됐다.

주거 기능 외에도 커뮤니티 시설로 지하 2층 스터디룸과 피트니스룸, 20층 라운지와 루프탑 바비큐 공간 등이 마련돼 있었다.

특히 단순한 주택 공급을 넘어 KBS 영상원과 연계한 교육·취업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청년에 맞춘 콘텐츠도 눈에 띄었다.

이해성 나눔하우징 대표는 “KBS 영상원과 함께 입주자와 지역민, 기업들을 대상으로 AI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며 “무상으로 교육을 지원하고 있고, 해당 교육을 받은 이후 취업, 창업 관련 행사, 프로그램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스키스 가산 지하 2층 공유 스터디룸.ⓒ데일리안 임정희 기자

비주택 리모델링, 내년 상반기 착공

정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공실과 미분양에 시달리는 지식산업센터, 상가 문제와 청년들을 위한 주택 공급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비주택 리모델링’ 카드를 한 번 더 꺼냈다.

제2의 에스키스 가산과 같은 사례가 나온다면 서울 대학가 평균 월세 70만원 시대에 임대주택 공급 체감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앞으로 나오는 공급 물량에는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도 포함돼 있어 대학생부터 사회초년생, 신혼부부까지 폭넓은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지환 LH 매입임대사업처장은 “기존 용도가 숙박시설인 경우 개별 호실이 구분돼 있기 때문에 평면 구상에 한계가 있다”며 “오피스나 업무시설은 기둥보 구조로 돼 있어 이를 어떻게 분할하느냐에 따라 면적을 넓게, 좁게 대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자만 장벽도 만만치 않다. 가장 큰 문제는 건축 기준이다.

기존 비주택을 주거시설로 전환하기 위해선 주차장 확보, 바닥난방 설치, 욕실 등 주택 관련 법적 기준을 충족해야 해 건설업계에선 회의적인 시각도 크다.

김 처장은 “현행법상 매입임대주택으로 용도변경 할 경우 기존 건축물 용도의 주차 대수 기준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는 특례가 2020년 이미 만들어져 있다”며 “건축물 용도 변경은 건물마다 조건과 현황이 상이하기 때문에 표준화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이어 “생활숙박시설과 같이 구분 소유가 돼 있는 경우 용도변경에 대한 동의를 얻기 어렵다는 점도 있다”며 “이 때문에 건물 전체를 통으로 매입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우려에 정부와 LH는 기존의 매입약정 방식 뿐 아니라 LH가 직접 건물을 매입해 리모델링하는 방식도 병행하기로 했다.

이미 LH가 직접시행하는 방안은 지난달 27일부터 신청 접수가 시작됐고, 매입약정방식도 이달 중 공고할 계획이다.

매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내년 상반기에는 착공이 이뤄져 이르면 하반기부터 2028년부터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가구별 주방이 있는 에스키스 가산은 2022년 1월 약정해 같은 해 12월 준공했다”며 “가구별 주방이 없는 기숙사 유형의 경우 약정 후 6개월 내로 준공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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