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전쟁’ 너도나도 수혜株라는데…

배준희 매경이코노미 기자(bjh0413@mk.co.kr) 2026. 5. 5. 09: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10조 대어’ 스페이스X가 온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이끄는 우주 기업 스페이스X 상장이 임박하면서 글로벌 증시는 물론, 국내 증시에서도 투자자 관심이 뜨겁다. 오는 6월 상장 예정인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는 최대 2조달러(약 2944조원)로 추산된다. 현재 국내 개인투자자가 스페이스X에 직접 투자하는 건 규제 여건상 가능성이 낮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미국 기업공개(IPO)는 한국처럼 개인투자자가 일반 청약에 참여하는 구조가 아니다. 스페이스X 글로벌 IB 신디케이트로 참여 중인 미래에셋증권이 공모 물량 일부에 대해 국내 유통을 추진 중이지만, 일반 공모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로선 ▲스페이스X 지분 보유 상장사 ▲ 스페이스X 지분 편입 해외 펀드·ETF ▲ 스페이스X 공급망 기업 등 간접투자가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일각에선 간접투자 방식을 ‘직접 편입’인 것처럼 부풀리는 등 투자자를 현혹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미래에셋그룹 최대 수혜

XOVR·DXYZ·RONB 등도 눈길

스페이스X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 예비 심사 신청서를 제출하며 IPO 절차에 착수했다. 상장 시장은 나스닥이 유력하다. 전체 공모액은 750억달러(109조원), 상장 시기는 이르면 올 6월로 점쳐진다. 상장 땐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 기업 아람코가 세운 역대 최대 IPO 기록 294억달러를 훌쩍 웃돈다. 미국 증시 기준으로도 2014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며 250억달러를 조달한 알리바바 이후 12년 만의 초대형 IPO다. 2002년 설립된 스페이스X는 2008년 민간 기업 주도 액체 추진 로켓 ‘팰컨 1’을 지구 궤도에 올렸다. 2017년에는 로켓 회수·재사용 기술을 앞세워 성장 속도를 높였다. 위성 통신 서비스 ‘스타링크’도 핵심 사업 축으로 자리 잡았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스페이스X 연매출은 2019년 15억달러에서 지난해 150억달러로 6년 새 10배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스페이스X IPO가 우주 산업 투자를 주류 자본 시장으로 끌어올리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본다. 김재임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스페이스X IPO는 우주 산업이 주류 자본 시장의 본격적인 관심을 받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 진단했다.

스페이스X 지분을 보유한 국내 상장사는 드물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상장의 최대 수혜자로 미래에셋그룹을 꼽는다. 미래에셋증권 경영진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스페이스X와 xAI, X 등 일론 머스크 관련 자산에 총 6100억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이 보유한 머스크 관련 자산의 평가금액은 2025년 결산 기준 1조9000억원·평가이익은 1조3000억원에 달한다. 스페이스X IPO가 현실화하면 장부상 미실현 이익으로 남아 있던 비상장 자산 가치가 시장가격으로 재평가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 상장 후 기업가치가 2조달러에 달할 경우 미래에셋증권의 관련 장부가치가 최대 3조2000억원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본다. 이런 기대감을 타고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최근 3개월 동안 2배 넘게 뜀박질했다. 이 탓에 올 4월 이후 미래에셋증권 보고서를 낸 10개 증권사 모두 ‘중립’ 의견을 냈다.

미래에셋증권과 금융투자 업계 선두 다툼을 벌이는 한국투자증권 모기업 한국금융지주도 자회사 한국투자파트너스를 통해 스페이스X에 투자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박혜진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스페이스X 평가이익 1400억원이 올 1분기 한국금융지주 영업이익에 반영될 것”이라 전망했다. 이외 아주IB투자는 미국 법인을 통해 스페이스X 투자에 참여했지만 구체적인 투자액과 지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스페이스X 지분을 편입한 해외 펀드·ETF에 투자할 수도 있다.

ER셰어스의 ‘프라이빗-퍼블릭 크로스오버 ETF(XOVR)’는 상장 주식과 비상장 기업을 함께 담는 액티브 ETF다. 스페이스X 지분을 직접 보유하지는 않지만, 스페이스X 지분을 보유한 특수목적회사(SPV) 지분을 편입한다. ER셰어스는 지난 4월 20일 기준 XOVR의 스페이스X 관련 투자 규모가 약 2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다만, 이 펀드는 외형은 ETF지만, 유동성이 떨어지는 비상장 자산 비중이 적지 않다는 점은 위험 요인이다. 비상장 자산을 ETF 안에 담는 만큼 ▲기초자산 평가의 불투명성 ▲환매 대응용 현금 보유 ▲SPV 구조 비용 ▲스페이스X 비중 변동 리스크 등을 함께 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데스티니 테크100(DXYZ)’은 ETF가 아니라 뉴욕 증시에 상장된 폐쇄형 펀드다. 지난 2월 기준 이 펀드는 스페이스X 등 32개 비상장 성장 기업 포트폴리오를 보유 중이다. 연간 운용보수는 2.5%다. 이 펀드 역시 스페이스X 상장 이벤트 전후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스럽다. 최근 시장 가격도 순자산가치(NAV)를 크게 웃돈다. 두 펀드 모두 스페이스X IPO가 가까워질수록 시장 가격이 오를 수 있지만, 상장 이후 프리미엄 축소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RONB(Baron First Principles ETF)도 스페이스X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4월 24일 기준 RONB는 스페이스X 클래스C 주식 약 4.1%, 클래스A 주식 약 3.6%를 각각 편입 중이다. 합산 비중은 약 7.7%다. 이는 XOVR처럼 SPV를 통한 간접 노출이 아니라 스페이스X 주식을 직접 편입했다는 점에서 구분된다. 다만, RONB는 테슬라 비중도 13.8%에 달해 스페이스X 특화 금융상품이라기보다 고성장 혁신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액티브 ETF에 가깝다는 평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이끄는 우주 기업 스페이스X 상장이 임박하면서 글로벌 증시는 물론, 국내 증시에서도 투자자 관심이 뜨겁다. 사진은 악천후로 연기됐던 스페이스X 팰컨 헤비 로켓이 지난 4월 28일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 39A 발사대에서 비아샛-3 F3 위성을 다시 발사할 준비를 마친 모습. (UPI=연합뉴스)
공급망 기업 투자도 대안

우주 산업 ETF로 분산투자

스페이스X 공급망 기업에 직접투자하거나, 우주 산업 ETF 등으로 간접투자하는 것도 가능하다.

스페이스X 공급망에 편입된 국내 기업은 소수다. 시장에서는 소재, 특수합금, 방산 등 일부 기업은 스페이스X 공급망 확장에 따른 기업가치 재평가가 가능하다고 기대한다.

스페이스X 공급망 편입 기업으로는 OCI홀딩스가 눈길을 끈다. OCI홀딩스 말레이시아 자회사 OCI테라서스는 스페이스X에 태양광 폴리실리콘 공급을 추진한다. 약 1조원 안팎으로 3~5년 공급이 유력하다. OCI테라서스의 지난해 말 기준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은 연 3만5000t, 최근 가동률은 약 90%다. 기존 장기공급계약 물량을 제외한 잔여 생산능력 가운데 상당 부분이 스페이스X 몫으로 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은 최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태양광용 폴리실리콘뿐만 아니라 예상치 못한 수요가 발생해 최소 3만t 이상 증설이 필요할 것 같다. 상반기 중 결정될 경우 2028년에는 완공이 가능할 것”이라 밝혔다.

시장에서는 OCI홀딩스가 비중국산 초고순도 폴리실리콘 공급자로 희소한 전략 가치를 인정받게 됐다고 평가한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비중국 폴리실리콘 중에서 생산단가가 낮고 증설 여력이 높은 OCI홀딩스와 파트너십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초고순도 폴리실리콘 기술 진입장벽을 고려할 때 우주 밸류체인 프리미엄이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외 소재·부품 관련 기업도 주목받는다. 스피어는 2035년 말까지 스페이스X에 니켈·초합금 등 고성능 특수합금을 공급하는 10년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약 10억달러다. 첨단 금속 소재 기업 에이치브이엠은 고순도 진공용해 기술을 기반으로 스페이스X 랩터 엔진용 특수 금속 소재를 공급한다. 세아베스틸지주는 자회사 세아창원특수강을 통해 스페이스X에 특수합금을 공급한다. 다만, 이들 기업은 기대감이 빠르게 주가에 선반영돼 향후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스럽다.

현재로서 투자자 접근성이 높은 상품은 우주 산업 관련 ETF다. 스페이스X 상장 기대감을 타고 국내 자산운용사는 미국 우주 산업 ETF를 잇따라 내놨다. 하나자산운용의 ‘1Q 미국우주항공테크’를 시작으로 ▲삼성자산운용 ‘KODEX 미국우주항공’ ▲한국투자신탁운용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미국우주테크’ ▲신한자산운용 ‘SOL 미국우주항공TOP10’까지 줄줄이 뛰어들었다.

이들 상품은 ‘우주 ETF’로 분류되지만, 투자 전략은 서로 다르다. ‘1Q 미국우주항공테크’는 로켓랩, 조비에비에이션, GE에어로스페이스 등을 담아 우주항공뿐 아니라 UAM과 항공 기술까지 포괄한다. KODEX 미국우주항공은 발사체, 위성, 방산을 아우르는 폭넓은 가치사슬에 투자한다. 다만, 운용사 간 경쟁 심화로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 등 소형주 비중을 늘린 일부 상품은 최근 가격 변동성이 확대돼 주의가 필요하다.

이외 ‘WON 미국우주항공방산’이나 ‘TIME 글로벌우주테크&방산액티브’처럼 방산을 함께 담는 상품도 간접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 국내 우주·방산 성장성에 함께 투자하려면 ‘TIGER K방산&우주’ ‘PLUS 우주항공&UAM’처럼 한국항공우주·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국내 기업을 편입한 상품도 선택지에 들 수 있다.

리스크는

편입 종목·괴리율 등 따져야

전문가들은 스페이스X 관련 기업, 금융상품에 투자할 때는 유의할 점이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직접 보유와 간접 투자부터 가려야 한다. 국내·외 우주 ETF 가운데 상당수는 스페이스X 주식을 직접 담은 게 아니라 스페이스X 지분을 가진 기업, 관련 ETF, TRS 등 파생 구조로 수익률을 추종한다. 한 예로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는 스페이스X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에코스타, 알파벳, 테슬라 등을 편입한 간접투자 상품이다. 하나자산운용 ‘1Q 미국우주항공테크’도 스페이스X 직접 편입이 아니라 미국 ETF RONB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맺는 방식을 검토했다가 논란 끝에 철회했다. 이 운용사는 ‘스페이스X 편입 안내’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공지했다가 ‘편입’이라는 표현이 스페이스X 주식 보유로 오인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정정했다. 금융당국은 허위·과장 광고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는 상품명보다 실제 편입 종목, 스페이스X 실질 노출 비중, 펀드 구조, NAV 괴리율 등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거시적인 시각에서는 기업가치와 이벤트 리스크가 우려 요인으로 지목된다. 스페이스X 기업가치가 2조달러 안팎까지 거론되는 만큼, 상장 전부터 미래 성장 기대가 상당 부분 가격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 증시 특성상 가격 제한폭이 없어 상장 직후 수급에 따라 주가가 크게 출렁일 수 있다. 우주 산업 자체도 발사 실패, 규제 변화, 금리 상승, 대규모 설비투자 부담에 민감하다. 또, 스페이스X·오픈AI·앤트로픽 등 초대형 IPO가 동시에 몰릴 경우 시장 전체 유동성을 블랙홀처럼 흡수하는 수급 부담도 변수다.

배준희 기자 bae.junhee@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58호(2026.05.06~05.12일자) 기사입니다]

[Copyright (c) 매경AX.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