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의전 아닌 일하는 의장…친명 유리? 대통령께 결례”

김태년(경기 성남수정·5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전이 아니라 일 하는 의장이 되겠다”며 22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국회는 시대적 과제에 제대로, 제때 응답해야 한다”며 “2020년 통과시킨 ‘일하는 국회법’에 이어 올 초 발의한 ‘일 잘하는 국회법’을 반드시 본회의에서 처리해 국회 상임위원회가 국회법 규정대로 굴러가도록 하는 제도적 입법 장치를 반드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지난달 발의한 국회법 개정안은 상임위원장이 회의 개회를 거부하거나 법률안 심사를 지연할 경우 다른 정당 소속 간사가 위원장 직무를 대행하고 국회의장이 직무 대행자를 지정해 상임위 작동을 강제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왜, 지금 국회의장에 도전하나.
“반드시 지금, 내가 해야할 일이 있다. 국회가 멈춰서고 의사 일정이 지연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예측 가능한 국회를 운영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2020년 국회 운영위에서 여야 합의로 임시국회 및 상임위 소집 의무를 명문화했지만 여전히 잘 지키지 않는다. 상임위원 3분의 1 이상 요구와 과반의 찬성에 의해 위원장을 교체할 수 있는 일종의 ‘패널티 장치’가 들어간 법안을 최근 발의했다. 의장이 되면 안정적 국회 운영을 정착시킬 것이다.”
‘여당 독주’ 우려가 심화될 수 있다.
“여야가 바뀌어도 제도는 그대로다. (정치 주체의) 선의가 아닌, 제도로서 일하는 국회를 완성하자는 거다. 그리고 상임위 운영을 강제하면 숙의 과정이 훨씬 더 많아지고, 숙의가 많아지면 (법안 처리) 속도도 빨라진다. 자동으로 소위가 열리고 전체회의가 열리는데 당연히 더 많이 논의하지 않겠나.”

의장으로서 역점 사업을 꼽는다면.
“개헌은 22대 국회에서 해야 한다. 후반기 국회가 시작되면 맨 먼저 할 일이 개헌 시기 합의다. 지금도 여야가 충분히 동의할 수 있는 범위의 개헌안이 올라와 있고 이달 7일 국회 본회의에서 투표를 진행한다. 이번에 통과된다면 권력구조 개편을 포함한 후속 개헌안을, 불발된다면 모든 내용을 포괄하는 첫 개헌안을 1년 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다.”
번번이 불발된 개헌을 추진할 묘수가 있나.
“어떠한 정치적 상황이 오더라도 개헌은 굴러가도록 할 것이다. 총선 등 전국 단위 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통념인데, 내 생각은 다르다. 가능한 차기 총선과 (시간적) 이격을 두고 추진해야 한다. 선거와 맞물리면 각 당이 반드시 정치적 유불리를 따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개헌이 동력을 갖기 어렵다. 내가 만나본 국민의힘 의원들은 단 한 명도 개헌을 반대하지 않았고, 역대 국민의힘 계열 국회의장도 모두 개헌을 추진했다. 시기를 먼저 합의하면 공론화 과정을 거쳐 제 정당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다.”
민주당 정책위의장과 원내대표 시절 ‘협상하는 불도저’, ‘린치핀(linchpin·핵심축)’ 등으로 불렸던 김 의원은 “언제나 일을 보면 가슴이 뛰었고 그래서 해냈다”며 “당선된다면 그야말로 새로운, ‘일 잘하는 국회의장상(像)’을 만들겠다”고 했다. 김 의원의 경쟁자인 조정식(6선)·박지원(5선) 의원은 4일 나란히 의장 후보로 등록했다.

의장 선거 판세는 어떤가.
“나한테 물으면 내가 가장 앞서고 있다고 답하지 않겠나. 하하. 재선 이상에선 내가 우세한 것 같은데, 정치하면서 같이 일을 해본, 내가 일하는 것을 본 사람들이 정확한 평가를 해준다. 나는 협상도 잘하고 결단도 잘한다. 정성껏, 끈질기게 진정성을 담아 상대와 협상하지만 국민이 정말로 필요로 할 때는 결단도 해야 한다. 두 가지는 별개가 아니고 연결돼 있다. 그걸 발휘하는 게 리더십이고 실력이다.”
일각에선 ‘친명 후보가 유리하다’고 한다.
“삼권분립의 한 축인 국회의장 선거에 마치 대통령이 개입하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대통령에 대한 결례다. 행정부 수반을 국회의장 선거 프레임에 끌어들이는 것 자체가 온당치 않은 처사고, 민주주의에 대한 예의가 부족한 것 아닌가. 대통령과의 호흡은 나를 포함해 누구든 잘 맞출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는 1989년부터 알았고, 가깝기로 치면 내가 가장 오래됐다.”
후반기 원 구성은 어떻게 해야 하나.
“내가 민주당 원내대표일 때 상임위원장 18개를 다 가져왔다. ‘협상에 임하지 않는 쪽이 손해’라는 게 그 때의 학습효과다. 여야 원내대표가 치열하게 협상을 할 것이고 의장은 그 결과를 존중하면 된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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