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호르무즈 선박 구출 개시…이란 “UAE 해역까지 통제”

김형구, 이승호, 한지혜 2026. 5. 5.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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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인근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는 선박들. 이날 UAE 유조선 등 피격 소식이 전해지며 미국·이란 긴장 고조 속에 항로 불안이 확대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미국이 지난 3일(현지시간) 호르무즈해협에 고립된 제3국 선박의 안전 통행을 지원하겠다고 하자, 이란이 즉각 군사적 대응에 나서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전 세계 각국 정부가 호르무즈해협에 갇혀 있는 자국 선박들을 풀어주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미국에 요청해 왔다”며 “이들 선박이 안전하게 빠져나올 수 있도록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 즉 ‘프로젝트 프리덤’은 중동 시간으로 4일 아침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 2월 28일 개전 이후 호르무즈해협과 주변 해역에는 유조선과 화물선 등 최대 2000척가량이 수개월째 묶여 있는 상태다. 4일 해협에서는 벌크선 한 척과 아랍에미리트(UAE) 에너지그룹 아드녹(ADNOC) 소속 유조선 1척이 이란 측으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았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미국은 이란의 해협 봉쇄에 맞서 이란 항만을 오가는 선박을 차단하는 ‘역봉쇄’에 이어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을 추가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해협 통제권을 둘러싼 협상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선박 이동이 재개될 경우 국제유가 안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계산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모든 카드를 쥐고 있다”는 글과 함께 여섯 장의 와일드카드를 든 이미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병력 약 1만5000명과 항공기 100여 대, 구축함, 드론 등을 동원해 작전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즉각 행동으로 대응했다. 이란 파르스통신은 4일 남동부 자스크 인근 해역에서 미 해군 호위함 1척이 항행 규정을 위반하고 해협 통과를 시도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미 군함이 이란 해군의 경고를 무시하고 기동을 강행한 직후 순항미사일, 로켓, 전투 드론 공격의 표적이 됐다”며 “해당 군함은 미사일 2발을 맞고 항행을 중단한 채 퇴각했다”고 전했다. 다만 미 중부사령부는 “해군 함정이 타격을 입은 사실은 없다”며 X(옛 트위터)에 반박글을 올렸다. 또 다른 글에선 “해군 유도미사일 구축함들은 해협을 통과한 후 현재 아라비아만에서 작전 중”이라고 밝히며 자국 상선 2척의 통과 소식도 알렸다.

이란은 해협 통제 범위까지 대폭 확대했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해군은 이날 새로운 통제선을 설정한 지도를 공개하며, 게슘섬 서단~UAE 움알쿠와인, 모바라크산~UAE 푸자이라를 잇는 선까지 통제 구역을 넓혔다. 기존보다 훨씬 광범위한 해역이 포함되면서 오만과 UAE 일부 영해까지 관리 대상에 들어갔다. 새 조치가 적용되면 해협 인근 접근 자체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특히 우회 통로로 활용되던 UAE 푸자이라 항구도 통제 범위에 포함됐다. IRGC 대변인 알리 모헤비 준장은 “모든 민간 상선은 통항 규정을 준수해야 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나포 등 심각한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이승호·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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