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기식·약, 함께 먹으면 ‘독’ 될 수도… QR 찍어 확인하세요

민태원 2026. 5. 5.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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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건강] 식약처 ‘병용 섭취’ 정보 제공
서울시내 대형마트에 다양한 건강기능식품이 나열돼 있다. 건강기능식품은 특정 의약품과 함께 복용할 경우 약효가 떨어지거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오른쪽 아래는 건강기능식품 제품 정보와 의약품 병용 섭취 시 주의 정보를 담은 QR 코드. 연합뉴스,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유산균-항생제, 2시간 간격 필요해 인삼-항응고제는 출혈 위험 높여 식약처, 제품 포장에 QR코드 도입 원료 33개→올해 20여개 추가 방침 제품명 검색으로 가능하게 하기로

건강에 대한 국민 관심이 높아지고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건강기능식품(건기식)과 의약품을 같이 복용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문제는 건기식과 특정 약물의 병용 섭취가 상호 작용으로 약효를 떨어뜨리거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현재 소비자나 건기식 판매자가 관련 정보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채널은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홈페이지(건강기능식품종합서비스)에서 33개 건기식 원료에 대한 ‘의약품 병용 섭취 주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단순 나열식으로 표출되고, 수요자가 직접 찾아 들어가 일일이 눌러봐야 알 수 있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식약처는 지난해 8월부터 맞춤형 건기식 제품 포장의 QR코드로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제는 자신이 먹는 건기식 안심 정보를 QR만 찍으면 한눈에 알 수 있다. 정부는 올해 의약품 병용 섭취 주의 대상 33개 건기식의 정보를 최신화하고 소비가 많은 20여개를 추가할 방침이다.

건기식·약물 병용 증가… 부작용 우려

지난해 진행된 건강기능식품협회의 실태 조사를 보면 국민 10명 중 8명(83.6%)은 한 번이라도 건기식을 섭취한 경험이 있으며 그중 74.2%는 최근 1년 이내에 복용했다고 답했다. 특히 60대 이상의 1년 내 건기식 섭취 경험률은 54.3%였다. 60대 이상 전체 인구(국가데이터처 1490만명) 중 잠재적 건기식·의약품 병용 섭취자는 약 1200만명으로 추산됐다. 식약처의 건기식 인식도 조사에서도 60대 이상의 건기식·의약품 병용 섭취율은 2024년 50%에서 지난해 63.4%로 상승 추세다.

하지만 건기식과 의약품의 병용 섭취 땐 유의해야 한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미국식품의약국(FDA) 등 해외기관 자료에 따르면 건기식에 포함된 생리활성 성분은 특정 약물의 효능이나 흡수를 변화시켜 예상치 못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프로바이오틱스는 항생제와 같이 먹으면 항생제 효과가 감소할 수 있어 2시간 이상 섭취 간격을 둬야 한다. EPA 및 DHA 함유 유지 제품은 아스피린·와파린 등 항응고성 약물과 함께 복용할 경우 출혈 위험이 따른다. 녹차 역시 항응고제 또는 항혈소판제(혈전약)와 병용 섭취 시 출혈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이런 상호 작용은 약물치료를 받는 사람에게 심각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질환, 복용 중인 의약품 수와 종류 등을 고려한 맞춤형 관리가 필요하다.


식약처는 2021년 ‘의약품 등 병용 섭취로 인한 건기식 이상 사례 연구’를 통해 발굴한 33개 기능성 원료에 대한 주의 정보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인삼, 프로바이오틱스, 알로에, 오메가-3·지방산DHA, 감마리놀렌산, 밀크씨슬, 돌외잎, 녹차, 당귀, 카르니틴, 석류, 가시오가피, 대두, 키토산, 마테, 스피루리나, 글루코사민, 아프리카 망고 종자, 코엔자임Q10, 클로렐라, 공액리놀레산, 쏘팔메토추출물, 은행, 울금(커큐민), 포스파티딜세린, 크랜베리, 감초 추출물, 마늘, 오미자, 호로파 종자, 루바브 뿌리, 글루코사민-콘드로이친, 인동 덩굴 등이다.

이 가운데 인삼을 사용한 건기식은 항응고제 병용 섭취 시 출혈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어 수술 전 섭취를 피해야 한다. 일부 항암제(이마티닙)와 같이 복용하면 간 독성을 부를 수 있다. 밀크씨슬의 경우 혈당 강하제와 함께 먹으면 인슐린 민감성이 높아질 수 있다.

“QR 주의 정보, 신뢰성·활용도 높일 것”

소비자와 건기식 상담업계에선 이런 정보를 보다 쉽게 접하도록 해 달라는 민원 제기가 잇따랐다. 서울 거주 한 시민은 “부모님처럼 나이 드신 분들은 약을 여러 개 드시는 경우가 많은데, 자식들이 사드리거나 어디서 선물 받은 건기식을 같이 드셔도 되는지 걱정이 많다”며 “QR로 간단히 확인할 수 있으면 실용적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 맞춤형건기식관리사(영양사)는 “소비자 상담 시 병용 섭취 주의 정보를 안내하는 과정에서 식약처 홈페이지에 접속해 하나씩 확인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며 “QR 같은 손쉬운 접속 채널을 만들어 제품명이나 기능성 원료로 조회할 수 있다면 상담 과정이 더 효율적일 것”이라고 했다.

식약처는 이에 부응해 지난해 8월부터 건기식·의약품 병용 섭취 주의 정보를 담은 QR 코드를 제작해 맞춤형 건기식 제품 포장에 우선 적용토록 하고 있다. 건기식협회, 대한약사회, 편의점산업협회, 온라인쇼핑협회 등과 협조해 주요 건기식 유통 채널인 다이소, GS25, CU, 정관장 매장 등에 배포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4일 “소비자단체, 관련 협회 등의 교육·홍보 자료에 QR 코드를 지속 노출해 소비자와 영업자들의 인식을 높일 계획”이라며 “올해부터는 노인종합복지관협회와 협업으로 어르신 등 정보 취약 계층을 위한 교육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식약처는 올해 말까지 현행 33종에 대한 의약품 병용 섭취 주의 정보를 업데이트하고, 추가 연구를 통해 20여종 원료 정보의 신규 발굴에 나선다. 차세대 통합식품안전정보망 연계를 위한 표준화 데이터베이스(DB)도 구축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시스템을 더욱 고도화하고, 소비자가 QR로 웹에 접속 후 검색창에 건기식 제품명 또는 기능성 원료 등을 입력(음성 포함)하면 해당 건기식 정보와 의약품 병용 섭취 주의 정보가 자동 표출되도록 할 방침이다.


임창근 식약처 건강기능식품정책과장은 “제품에 부착된 QR 코드 정보 제공 체계를 협회 및 유통 채널과 협조해 확산해 나가고 있다”며 “앞으로 병용 섭취 주의 정보를 최신 근거 기반으로 지속 업데이트하고 단계적 확대, 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정보의 신뢰성과 활용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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