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정박 한국 선박서 폭발사고…정부 “피격 여부 확인 중”

김경희, 고석현 2026. 5. 4. 22:4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중동 전쟁으로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한국 선사가 운용 중인 선박이 피격으로 추정되는 피해를 입었다. 정부는 피해 원인과 현장 상황을 파악 중이다.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4일(한국시간) 오후 8시40분경 호르무즈 해역 내측 움알쿠와인항 항계 밖 수역에 정박 중이던 HMM 선박에서 피격으로 추정되는 선체 피해가 발생했다. 해당 선박 기관실 좌현에서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정부는 파악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한국 선박의 피격 여부를 영사국에서 현재 확인 중”이라며 “정박 중에 피격 당한 것으로 보이고, 한국 국민 피해는 없는 것으로 1차적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1일(현지시간) 호르무즈해협 근처 걸프만의 화물선들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HMM 관계자는 “선박 기관실 좌현에서 폭발음이 발생해 화재 진압 작업 중”이라며 “외부 충격으로 인한 건지 선박 내부 기계 이상인지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원 인명 피해는 전혀 없으며, 국내 상황실에서 선박과 연락하며 현장 상황을 예의 주시 중”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선박은 일반 화물선이다. 한국 국적 선원 6명을 포함한 24명의 선원이 승선해 있다. 해양경찰청은 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아랍에미리트(UAE)·오만 등 5개국 해상 구조 기관에 상황을 공유했고, 비상 시 구조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번 화물선 피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제3국 선박들이 빠져나올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이른바 ‘프로젝트 프리덤’(Project Freedom)을 가동하겠다고 밝힌 이후 벌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동 시간으로 4일 오전부터 해당 작전을 통해 제3국 선박들까지 해협을 빠져나올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정체돼 있던 각국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가 빨라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정작 민간 선박이 타깃이 된 셈이다. 일각에선 이번 한국 화물선의 피해가 드론 공격으로 인한 것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해수부 집계에 따르면 현재 호르무즈 해협 안에 있는 한국 선박은 26척이다. 이들 선박에 타고 있는 한국인 선원은 123명이다. 외국 국적 선박에 승선해 있는 한국인 선원(37명)까지 더하면 해협 내 발이 묶인 한국인은 총 160명이다.

한국 선박 외에도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이 피격 피해를 입었다는 보고가 잇따르면서 불안이 심화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UAE 외무부는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던 국영 석유사 ADNOC의 유조선 1척이 이란 드론 2대의 공격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앞서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도 “지난 3일 유조선 한 척이 UAE 푸자이라 해안에서 정체불명의 발사체에 피격됐다”고 밝혔다.

이번 피격에 앞서 미국 중부사령부는 미국 상선 2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성공적으로 통과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X(옛 트위터)를 통해 “미 해군 유도미사일 구축함들은 해방 프로젝트 지원을 위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후 현재 아라비아만에서 작전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 측은 “미군은 상선 통행 재개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그 첫 걸음으로 미국 상선 2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성공적으로 통과해 안전히 항해 중”이라고 덧붙였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미 해군 군함 피격 여부를 두고 이란과 미국 간 주장이 정면으로 엇갈리는 상황이다. 앞서 이란 매체는 이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던 미 해군 호위함 1척이 오만만에서 이란군의 미사일 2발을 맞고 퇴각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미군은 즉시 부인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팩트체크. 미 해군의 군함이 피격당하지 않았다. 미군은 ‘프로젝트 프리덤’을 지원하고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 봉쇄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종=김경희·장원석 기자, 고석현 기자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