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은 확 늘었는데… 꽉 닫힌 지갑, 내수 회복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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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사는 이모(45)씨는 중소 제조업체에서 14년째 일하는 맞벌이 직장인이다.
지난해 기본급 인상과 잔업·특근수당 증가로 연봉이 300만원가량 늘었지만 살림은 여전히 빠듯하다.
다만 가계가 소득 증가분을 빚 상환과 투자, 미래 대비 자금으로 돌리는 흐름을 이어간다면 단발성 지원만으로 소비 회복을 담보하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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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용자보수 증가폭 3년 만에 최고
여윳돈은 부채 상환·주식투자에

경기도에 사는 이모(45)씨는 중소 제조업체에서 14년째 일하는 맞벌이 직장인이다. 지난해 기본급 인상과 잔업·특근수당 증가로 연봉이 300만원가량 늘었지만 살림은 여전히 빠듯하다. 매달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150만원에 관리비, 보험료, 통신비, 식비 등을 빼고 나면 여윳돈은 많지 않다.
이씨는 외식과 여행은 거의 하지 않는다. 남는 돈은 국내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에 조금씩 넣고 있다. 이씨는 “소득이 조금 늘었다고 마음 놓고 쓰기엔 앞으로 들어갈 돈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이씨처럼 소득은 늘었지만 소비를 늘리지 못하는 가구가 늘고 있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피용자보수는 전기 대비 2.2% 증가했다. 2023년 1분기 이후 약 3년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피용자보수는 임금과 상여금 등 노동의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를 말한다. 반도체 제조업 호황으로 월급성 소득이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늘어난 소득이 소비로 이어지진 않았다. 민간소비는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각각 전기 대비 0.3%,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4분기에는 의료 등 서비스 소비가 늘었지만 승용차 등 재화 소비가 줄었다. 올해 1분기에도 의류 등 재화 소비를 중심으로 소폭 회복에 머물렀다.
돈을 쓰는 대신 모으고 있다는 게 수치로도 확인된다. 지난해 4분기 가계순저축률은 8.8%를 기록했다. 가계순저축률은 가계가 쓸 수 있는 소득 가운데 소비하지 않고 남긴 돈의 비율이다. 예금뿐 아니라 주식 투자, 부채 상환 등의 자금도 포함된다. 코로나19 시기 10%대까지 올랐던 가계순저축률은 2022년 2%대까지 내려갔지만 지난해 2분기부터 다시 8%대를 유지하고 있다.
가장 큰 배경은 부채 부담이다. 지난해 4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978조8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4조원 늘었다. 이 가운데 가계대출은 1852조7000억원으로 11조1000억원 증가했다. 부동산값 폭등으로 주담대 원리금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 여력이 제한되는 추세다.
자산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한 것도 소비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말 가계 금융자산은 6201조9000억원으로 1년 새 733조원 늘었다. 이 가운데 주식·펀드 등 지분증권·투자펀드 잔액만 535조원 증가했다. 가계 여윳돈 일부가 주식과 ETF 등으로 흘러 들어간 셈이다.
정부가 최근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소비쿠폰 지원에 나선 것도 이런 소비 부진을 의식한 조치다. 다만 가계가 소득 증가분을 빚 상환과 투자, 미래 대비 자금으로 돌리는 흐름을 이어간다면 단발성 지원만으로 소비 회복을 담보하긴 어렵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비가 살아나지 못하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타격이 커지고 내수 회복도 지연될 수 있다”며 “운송비 등 물류비 지원을 통해 중동 전쟁발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추고 실질 구매력 훼손을 막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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