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열린 '럭비 리그'서 한국전력 우승... '장기 기증' 윤태일 추모도
[박장식 기자]
2년 만에 부활한 럭비 리그 대회에서 한국전력공사가 우승을 차지했다. 6라운드를 치르는 동안 단 한 번의 패배도 허용하지 않은 한국전력은 지난해 전국체육대회에서의 아쉬운 역전 패배를 딛고 우승, 여전한 전국 최강임을 입증했다.
3일 인천광역시 남동아시아드럭비경기장에서 열린 2026 전국 럭비 실업리그 6라운드 최종전에서 한국전력이 OK 읏맨 럭비단을 53 대 18로 꺾으며 우승을 차지했다. 주요 실업팀이 모두 참가한 가운데 2년 만에 개최된 리그 대회에서 공격과 수비 모든 면에서의 탄탄함을 과시한 한국전력은 현대글로비스·포스코이앤씨를 모두 누르고 우승을 거뒀다.
한편 6라운드 최종전에 앞서 불의의 사고를 당했지만, 장기기증을 통해 네 명에게 새 희망을 주고 세상을 떠난 아시안 게임 메달리스트 고 윤태일 선수를 기리는 시간도 주어졌다. OK 읏맨 럭비단의 주도로 캠페인을 벌여 모금된 성금이 유가족에게 전달되었는데, 130여 명이 모금에 참여해 그의 뜻을 기렸다.
|
|
| ▲ 기쁨의 물세례 지난 3일 열린 2026 전국 럭비 실업리그 최종전에서 승리를 거둔 한국전력공사 선수들이 물을 뿌리며 전승우승을 축하하고 있다. |
| ⓒ 박장식 |
지난 3월 28일 경북 경산에서의 1라운드 개막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리그 일정에 돌입했던 한국 럭비. 한국전력은 첫 경기에서부터 지난해 전국체육대회 결승전에서 뼈아픈 패배를 내줬던 포스코이앤씨를 만났다. 전반 두 번의 트라이를 내주며 17대 6으로 끌려갔던 한국전력은 후반전 극적인 역전에 성공, 35대 17로 승리를 거두며 첫 승을 가져갔다.
한국전력은 이어 펼쳐진 현대글로비스와의 경기에서 24대 7로 승리했고, 3차전에서는 OK 읏맨을 43대 16으로 꺾으며 경산에서 펼쳐진 세 번의 라운드를 승리로 장식하며 인천으로 올라왔다. 현대글로비스는 OK 읏맨·포스코이앤씨를 꺾으며 2위에 올랐고, OK 읏맨 럭비단은 전패에 그쳤다.
4월부터 인천으로 자리를 옮겨 펼친 실업 리그에서 한국전력은 포스코이앤씨를 29대 15로 꺾은 데 이어, 5라운드 현대글로비스를 상대로 36대 33의 스코어로 킥 한 개 차이의 신승을 거두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6라운드에서는 '1승 도전'에 나섰던 OK 읏맨을 상대로 압도하는 경기를 펼치며 전승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치열했던 2·3위 싸움에선 현대글로비스가 웃었다. 현대글로비스는 인천에서 치른 포스코이앤씨와의 결전에서 24대 21로 신승을 거두며 상대 전적 2승을 가져가며 2위 자리에 올랐다. 전패 수렁에 빠진 OK 읏맨 럭비단은 여전히 강팀의 벽이 높음을 실감했다.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에는 베테랑 황인조가 올랐다. 황인조는 이번 실업 리그 기간 포워드 포지션에서 활약, 여러 차례 트라이를 찍어내며 자신이 '국가대표 포워드'임을 알렸다.
|
|
| ▲ 3일 인천 남동아시아드럭비경기장에서 열린 2026 전국 럭비 실업리그 최종전에서 펼쳐진 윤태일 선수 추모 기금 전달식에서 OK 읏맨 럭비단 권철근 단장이 유가족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는 모습. |
| ⓒ OK 읏맨 럭비단 제공 |
삼성중공업 럭비단에서 활약하며 2010 광저우 아시안 게임, 2014 인천 아시안 게임에서 두 차례 동메달을 따냈던 윤태일은 2015년 삼성중공업 럭비단의 해체로 현역에서 은퇴했지만, 자신의 휴가를 쪼개 재능 기부에 나서는 한편 가까운 부산의 대학 팀 코치로 후배들을 돕는 등 럭비를 놓지 않았던 럭비인이었다.
하지만 신년 회식이 끝난 뒤 귀가하던 지난 1월, 불법 유턴 차량에 치이는 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았다. 그는 네 명에게 장기를 기증하면서 하늘의 별이 되었지만, 당시의 회식을 사적 모임으로 규정한 근로복지공단의 판정으로 인해 산업재해 불인정 통보를 받는 등 유가족들이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런 윤태일 선수와 가족을 위해 OK 읏맨 럭비단과 럭비계를 중심으로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윤태일 추모 공동 성금 모금 캠페인'을 통해 130여 명의 럭비인과 팬이 추모 성금을 모았고, OK 읏맨 럭비단 역시 OK배정장학재단을 통해 3천만 원의 장학금을 윤태일 선수의 딸에게 지원하기로 한 것.
리그 최종전과 함께 열린 전달식에서는 권철근 OK 읏맨 럭비단 단장이 3천만 원의 장학금을 전달했고, 현역 시절 고인의 동료 선수였던 최재섭 전 대한럭비협회 부회장이 직접 유가족에게 성금을 전했다. 이날 전달식은 윤태일 선수의 럭비 정신을 함께 기억하는 시간이 되었다.
|
|
| ▲ 지난 3일 열린 2026 전국 럭비 실업리그 최종전에서 한국전력공사와 OK 읏맨 럭비단이 스크럼을 짜고 있다. |
| ⓒ 박장식 |
다행히도 2년 만에 리그 대회가 부활하면서 최상의 전력으로 상대와 겨룰 수 있게 되었다. 아울러 지난해 실업팀이 참가하는 럭비 대회가 수도권에서 열리지 않아 럭비 팬들의 불편함이 컸는데, 수도권에서 후반 라운드를 개최하면서 럭비 팬들은 물론 선수 가족들 역시 가까이에서 경기를 지켜볼 수 있게 된 점도 다행스러웠다.
하지만 '인사 강요 논란'이 불거지는 등 대회가 매끄럽게 치러지지 않았던 점은 아쉬웠다. 실업리그가 열렸던 지난 3라운드 당시 선수들이 관중도, 맞상대에 나서는 선수끼리가 아닌 본부석의 귀빈을 향해 인사하는 뜻밖의 장면이 펼쳐지면서 '구시대적 행태'라는 비판이 거셌기 때문.
그럼에도 우여곡절 끝에 리그 대회가 재개된 데다, 모든 실업 팀이 대회에 참가하며 국내 럭비의 명맥을 다시금 이은 점이 반갑다. 외국인 선수들 역시 이번 대회를 통해 날랜 모습을 보여주며 주목받은 만큼, 다시금 찾아온 한국 럭비의 명맥이 쭉 이어지길 바란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부겸 쇼츠' 보고 욕하는 분들에게 부탁드립니다
- "판사도 민주적 통제 받아야"... '판사맵' 만든 변호사의 일갈
- 선거 앞두고 하는 슬픈 고백... 나는 당신의 이름을 모릅니다
- '조용조용 아이편' 조용식 "학생에겐 투표권, 교사에겐 정치권 줘야"
- 해양공간 재설계... 서해를 이렇게 디자인한다면
- 이 대통령 "조작기소 특검 반드시 필요, 시기·절차 숙의해야"
- [단독] 쌍방울 대북송금 유죄 증거 '김태균 회의록', 서명 사라지고 '경기도' 추가
- 평택을 혼전...김용남이냐, 조국이냐 갈라진 민주당 지지층
- 추경호 "박 전 대통령, 판세가 어렵다는 건 알고 계셨다"
- 민주당 '조작기소 특검' 역풍 우려에 여론 눈치보기 돌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