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제재’ 설계자가 예언했다…트럼프, 호르무즈 목졸린 이유
📈강남규가 만난 해외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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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과 이스라엘이 2026년 2월 27일 이란을 공격했습니다. 글로벌 시장 참여자들이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4년 만에 또 다른 지정학적 리스크에 노출됐습니다. 글로벌 머니는 비즈니스 리더와 투자자, 정책 담당자들이 갈등의 이면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경제 영역을 뛰어넘어 다양한 분야의 해외 전문가들을 인터뷰하고 있습니다.
◆이란 호르무즈 ‘톨비’ 받는다… 트럼프 ‘내멋대로 종전’ 후폭풍
◆전쟁 와중에 불거진 금융리스크… 5250조 사모대출, 종말의 날은?
◆ “하메네이 차남, 얼마나 살지…” 9~10일 유가 100달러 달렸다
◆러 과대평가하다 참극 낳았다… 우크라전으로 본 전쟁과 투자
◆실리콘밸리가 군수업 나섰다…전쟁 명분? 싱크탱크에 ‘외주’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런저런 명분을 내걸고 시작한 이란 공격이 일단락될 조짐이다. 미국과 이란 협상 대표가 휴전 협상을 문서화하는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이제 평가의 시간이다.
" 트럼프의 완력(무력) 행사는 적절한 선택이었을까? "
아주 함축적인 질문이다. 이 물음에 답을 해줄 수 있는 해외 전문가를 물색하다, 한 인물을 찾아냈다. 에드워드 피시먼이다.

피시먼은 컬럼비아대 글로벌에너지정책센터(CGEP) 펠로다. 최근 국내에서 번역된 『국가는 무엇으로 싸우는가-초크포인트를 장악하려는 미국의 은밀한 전략(Choke Points)』의 지은이다.
이쯤이면 그저 눈길 끄는 책을 쓴 연구원쯤으로 비칠 수 있다. 그러나 피시먼의 과거 직책 가운데 하나를 보면 정체가 좀 더 분명해진다.
미국 국무부 정책기획실 제재담당 보좌관!
피시먼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1~2017년 미 펜타곤과 국무부, 재무부를 옮겨 다니며 일했다. 하지만 맡은 업무는 거의 같았다. 러시아와 북한, 이란에 대한 제재 설계였다.
Q : 미국에서『국가는 무엇으로 싸우는가』가 나올 때가 트럼프 취임 직후인 2025년 2월이다. 마치 트럼프와 그의 참모들에게 대외정책 야전교범(FM, Field Manual)을 제시하는 듯했다. 트럼프가 FM대로 하고 있는가.
A : (크게 웃은 뒤) 트럼프가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관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는 두 가지 이유를 근거로 관세가 아주 훌륭한 경제 무기라는 생각을 갖고 백악관에 들어선 듯하다. 첫 번째 이유는 미국이 중국 등 상대 국가보다 더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가 보기에 미국이 중국이나 한국 등과 교역하면서 적자를 보고 있는 게 심각한 문제인데, 이를 바로잡기 위해 관세만큼 효과적인 무기는 없다는 것이다.
Q : 두 번째 이유는 무엇일까.
A : 트럼프가 정말 관세를 좋아한다. 그는 (부동산 개발업자여서 그런지) 관세 부과를 임대료 받는 일로 여긴다. 사실 관세를 내는 쪽은 미국 기업이다. 중국이나 한국, 일본에서 물건을 수입해 파는 미국 기업이 관세를 낸다는 사실을 트럼프는 깊이 생각하지 않는 듯하다.

“가장 약한 무기”
Q : 책에 경제전쟁을 위한 다양한 수단들(toolkits)이 소개돼 있는데, 관세라는 수단은 효과 측면에서 어떤가.
A : 2025년 한 해 동안 관세 공격이 이뤄졌다. 그 과정에서 관세가 경제전쟁 수단 가운데 아주 약한 무기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다. 절대적인 기준에서 그렇다는 얘기다. 상대적으로 보면 미국의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글로벌 수입의 13%밖에 되지 않는다. 한국이 미국에 수출하지 않더라도 거의 90%짜리 시장이 따로 존재하는 셈이다. 실제 중국과 브라질이 트럼프의 관세 공격을 거세게 받아 미국으로 수출이 줄었다. 하지만, 두 나라의 전체 수출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늘어났다. 미국 밖에 수출시장이 따로 존재해서다.
피시먼은 한국어판 서문에서 트럼프가 미국의 강점인 금융·기술 분야 지배력을 높이려고 하지는 않고, 취약한 영역인 무역에서 미국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관세 수단을 썼다는 요지로 비판했다.
Q : 금융은 글로벌화해 어느 나라도 뜻대로 움직이기 힘든 영역인데, 강력하고 효과적인 경제전쟁 무기라고 해서 뜻밖이었다.
A : 내가 조임목(Choke Point)이란 단어로 책 제목을 삼은 이유와 관련이 있는데, 경제전쟁에서 달러 자체가 조임목이다. 글로벌 금융거래 가운데 90%가 달러로 이뤄진다. 달러에 접근하지 못하면 한국의 어떤 회사도 글로벌 기업이 될 수 없다. 이런 강력한 무기를 내버려두고 트럼프는 가장 약한 무기인 관세를 꺼내 들었다. 미국은 세계 교역에서 수퍼파워가 아니다. 게다가 트럼프가 관세로 동맹국도 공격했다. 적과 친구를 제대로 구분하지도 못했다.

Q : 책에서 트럼프가 경제전쟁 목표를 바꿔버렸다고 했는데, 무슨 말인가.
A : 트럼프 이전까지 경제 무기는 상대 행동을 변화시키려는 일시적 수단이었다. 그런데, 트럼프는 세계경제를 영구적으로 재편하려는 수단으로 여긴다. 중국 화웨이를 제재했는데, 이는 기업 관행을 바꾸려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통신망 구축을 견제하기 위해서였다. 경제 무기로 판을 바꾸려 했다는 얘기다.
예언의 적중
Q : 트럼프가 바꾸려 한 게 하나 더 있는 듯하다. 경제전쟁(Ecnomic Warfare)이 대세인 시대에 무력 공격(Physical Warfare)을 감행했다.
A : 내 책을 아직 읽지 않은 독자가 있기 때문에 내용을 ‘스포’하고 싶지 않지만, 1년 전(2025년 봄)에 지금 일어날 일을 예언한 것(prognostication)이 바로 이번 책이다. 그때 ‘경제전쟁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결국 무력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리고 이란과의 전쟁이 벌어졌다. 전쟁 전까지 수년 동안 미국은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도록 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경제적 압력을 가하고 있었다.
Q : 경제적 압력이 실패했다는 게 트럼프의 주장인데….
A : 우리(오바마 행정부)는 2015년 성공했다. 핵협상에서 이란과 합의에 이르렀다. 트럼프도 첫 번째 임기 때는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가 훌륭하게 작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이 다양한 방식으로 그리고 최고 강도로 경제 제재를 했다면, 최고의 결과를 얻었을 것이다. 심지어 (트럼프가 이란을 공격하며 주장한) 레짐(regime) 체인지도 가능했을 것이다.

피시먼의 책은 흥미로운 에피소드로 가득하다. 그 가운데 하나가 이란 핵 프로그램의 기원이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가 대통령이던 1957년 미국은 ‘평화를 위한 원자력(Atoms for Peace)’이란 프로그램에 따라 ‘당시 친미 국가’인 이란의 핵 에너지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란의 젊은 과학자들을 MIT 등 미국 명문대에서 핵물리학 등을 공부하게 했다. 이들이 이란으로 돌아가 핵 프로그램의 기반을 구축했다. 또 그때 미국 5메가와트급 원자로도 이란에 제공했는데, 이는 오늘날에도 가동 중이다.
Q : 트럼프가 첫 임기 때와는 달리 무력 공격에 나선 이유가 궁금하다.
A : 그가 첫 임기 때 가한 경제 제재가 레짐 체인지로 이어지지 못해 실패했다는 생각을 갖고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듯하다. 일반적으로 제재를 통해 이루려던 레임 체인지가 달성되지 않으면 목표를 낮추는데, 정반대로 트럼프는 좀 더 강한 수단인 군사 공격을 감행했다. 사실 어떤 목적이 경제 제재로 이루기 어려운 것이면, 무력 공격으로 가는 궤도에 들어서기 십상이다. 우리가 경제전쟁을 벌이는 이유는 반대편이 평화를 깨는 전쟁이기 때문이다.
목줄 잡힌 트럼프
Q : 휴전 협상 중인데, 트럼프의 무력 사용을 평가한다면….
A : 트럼프가 큰 실책을 범했다. 계산을 아주 잘못했다. 그는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란이 호르무즈를 봉쇄하기 위해서는 기뢰를 수백 개 아니 수천 개를 뿌려야 하는데, 그렇게 하면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등 걸프 국가뿐 아니라 이란 배들도 항해가 불가능해진다. 이는 경제적 자살행위이기 때문에 이란이 해협을 막지는 않을 것으로 트럼프는 봤다. 그러나 그는 이란이 아주 값싸게 해협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을 미처 생각하지 못한 듯하다.
Q : 값싸게 막을 수 있다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A : 기뢰는 이란 선박도 파괴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아주 비싼 무기다. 반면에 드론과 (기술 수준이 낮은) 미사일로 소수의 배를 공격하는 것만으로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 그 바람에 상황이 역전됐다.
Q : 어떻게 역전됐을까.
A : 이란이 아니라 미국이 경제적 압박에 시달리며 휴전 협상을 벌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란이 호르무즈를 막고 나서는 바람에 트럼프는 자신이 시작한 전쟁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사적으로 비상구를 찾고 있다.
에필로그
트럼프가 이란의 목줄을 죄는 경제 수단 대신 무력을 동원하는 바람에 자신의 목이 조이는 처지가 됐다는 게 피시먼의 평가다. 압도적인 군사력에 가위눌림을 당하던 이란이 한순간에 우월적 지위를 차지했듯이,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도 (미국 등의 압력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 있다”고 피시먼은 귀띔했다. 또 피시먼은 오바마 시절 국무장관이던 존 케리의 참모로 대북 제재를 설계했다. 이런 그가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한국이 어떤 조임목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도 말했다. 이 모두가 인터뷰 2편에 담긴다.

■ 에드워드 피시먼
「 컬럼비아대 글로벌 에너지정책센터(CGEP) 선임연구원이다. 미국외교협회(CFR) 지경학연구센터 선임연구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미국 국무부 장관 정책기획실 일원으로 근무했고, 국방부 합참의장 특별고문,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 특별보좌관으로 일했다. 예일대에서 역사학 학사학위를, 케임브리지대에서 국제관계학 석사(MPhil)학위를 받았다. 스탠퍼드대에서 MBA 과정을 마쳤다.
」
■ 더중앙플러스-글로벌 머니
「 韓, 경제전쟁에 취약하다고? 공격땐 되갚아줄 카드 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22339
‘이란전쟁 꿀빠는 러, 못 참아’…우크라도 불지른 ‘유가 지옥’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7582
실리콘밸리가 군수업 나섰다…전쟁명분? 싱크탱크에 ‘외주’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849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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