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플레이션 해법은…삼성 "제품 공세" vs 애플 "맷집 내공"

조인영 2026. 5. 4.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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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출고가 인상·신규 폼팩터로 ‘정면 돌파’
애플, 25억 대 생태계·서비스 마진으로 ‘충격 흡수’
애플 아이폰 라인업.애플 홈페이지 캡처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촉발된 '칩플레이션' 국면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이 상반된 대응 전략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수익성 방어를 위해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가 제품 믹스와 폼팩터 다양화를 앞세웠다면 애플은 전세계 25억대에 달하는 탄탄한 기기 생태계와 고마진 서비스 수익으로 원가 충격을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동일한 원가 압박에도 사업 구조 차이가 실적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 출고가 인상·신규 폼팩터로 ‘승부수’

지난달 30일 발표한 삼성전자 MX사업부의 1분기 영업이익은 2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3000억원) 보다 34.9% 급감했다. 매출은 3.0% 늘어난 38조1000억원이며 영업이익률은 7.3%로 전년 동기 보다 4.3%p 떨어졌다.

지난해와 비슷하게 벌었지만 원가 상승 등으로 실속은 크게 줄어든 셈이다. 당초 증권가 안팎에서 예상한 2조원 보다는 선방했지만 플래그십 제품 S26 시리즈 효과에도 칩플레이션 후폭풍이 상당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조성혁 MX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은 "AI 서버향 메모리 수요 확대로 모바일향 메모리 공급 부족으로 가격 상승세가 지속됐다"면서 "1분기 메모리 가격이 급등해 전년 동기 대비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칩 가격 상승에 더해 국제 정세 변화로 인한 수요 둔화가 2분기 이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은 MX사업부의 수익성을 압박하는 핵심 리스크로 떠오른다.

삼성이 제시한 해법은 크게 제품 믹스 고도화, 신규 폼팩터 확대다. 하이엔드 라인업을 책임지는 S 시리즈는 S26을 앞세우고 보급형인 A 시리즈는 신규 제품을 통해 고객 확보에 나선다. 이 과정에서 삼성은 S25 엣지, Z 폴드·플립 7 등 일부 하이엔드를 비롯해'갤럭시 A37'과 '갤럭시 A57' 신제품 출고가를 인상했다.

다양한 폼팩터 출시도 예고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이 기존 폴더블에 더해 '와이드 폴드(Galaxy Wide Fold)'라는 신규 라인업을 새롭게 추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아울러 삼성은 멀티 모달 AI를 '차세대 글라시스' 등 신규 폼팩터에 적용하겠다고 밝혀 연내 AI 글래스가 베일을 벗을지도 관심이다. 업계는 AI 에이전트 기능을 탑재한 AI 스마트 글래스(갤럭시 글래스)를 삼성이 선보이며 메타 레이밴 독주 시장에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한다.

그럼에도 큰 폭의 연간 이익 감소를 방어하기에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신한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MX사업부 영업이익이 각각 6조1000억원, 6조1390억원으로 전년(12조9000억원)의 반토막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갤럭시 와이드폴드 예상도ⓒ안드로이드 헤드라인

애플, 25억 대 생태계·서비스 마진으로 ‘충격 흡수’

삼성이 올해 스마트폰 수익성 악화를 기정 사실화한 상황에서 애플은 분기 최대 실적을 올리며 성장 흐름을 이어갔다.

30일(현지시간) 애플의 회계연도 2026년 2분기(1~3월) 영업이익(Operating income)은 358억33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보다 21.3% 늘었다. 매출은 1111억8400만 달러로 16.6% 증가했다. 매출 증가율 보다 영업익 증가율이 더 높았다.

제품에서는 아이폰, 맥, 아이패드, 웨어러블 모두 성장세를 보였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아이폰의 경우 공급 제약으로 수요 만큼 판매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22% 증가해 사상 최대(1~3월) 매출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눈에 띄는 것은 3분기(4~6월) 가이던스다. 매출은 14~17%를, 매출총이익률은 47.5~48.5%를 전망한 것이다. 메모리 가격 상승에도 아이폰 수요를 낙관한 결과로 풀이된다. 케반 파레크 애플 CFO는 이날 컨콜에서 "제품 마진이 계절성에 따른 레버리지 감소와 메모리 비용 상승 등으로 전분기 보다 200bp 하락했다"면서도 "회사 전체 마진은 믹스 개선과 관세 비용 감소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이같은 칩플레이션 영향을 예상해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팀 쿡 CEO는 "3분기(4~6월)에는 메모리 비용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나 이 역시 일부 재고 효과로 부분 상쇄될 것"이라며 비용 상승을 고려해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업계는 고마진 서비스 사업과 압도적인 기기 생태계로 애플이 원가 상승 충격을 흡수해 나갈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둔다.

실제 애플의 활성 기기 설치 기반(Installed Base)은 이번 분기 25억대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활성 기기 설치 기반은 애플 서비스에 접속해 활동하는 총 기기 대수를 의미한다.

앱스토어, 애플 페이 등이 있는 서비스 매출 역시 2분기 310억 달러로 사상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서비스 매출총이익률은 76.7%로 부품가 영향을 받는 제품 총이익률(38.7%)을 2배 가까이 상회한다. 거대 생태계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성장이 전체 수익성 방어에 핵심 맷집 역할을 한 셈이다.

아울러 애플은 공급망 관리와 장기 투자 확대를 통해 비용 변동성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칩플레이션에도 불구, 성장 랠리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애플은 620억 달러 규모의 순현금을 비롯해 공급망 통제력, 장기 부품 조달(LTA) 모든 측면에서 경쟁사 대비 우위를 갖고 있다.

결국 하드웨어 생태계 안에서 시장 충격을 방어해야 하는 삼성과, 충성 고객 및 고마진 서비스 사업 구조를 바탕으로 이익을 늘리는 애플의 차이가 동일한 원가 충격에도 실적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KB증권은 "애플은 아이폰 17~아이폰 19 점유율 확대를 위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며 아이폰 판매량이 지난해 2억4000만대에서 올해 2억5000만대, 내년 2억6000만대로 지속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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