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선고까지 78년... 미군정 포고2호 낙인 지우기, 이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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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년 전, 충남 서천의 한 장터에서 수첩을 들고 현장을 누비던 기자의 '펜 끝'은 서슬 퍼런 미군정의 법망을 피하지 못했다.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정우철 판사)은 지난 4월 24일, 태평양미국육군총사령부 포고 제2호 위반 등의 혐의로 과거 유죄 판결을 받았던 백낙용과 백낙정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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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규상 대전충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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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고령 2호 위반으로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백낙용의 판결문(1948년 2월 17일자 판결문) |
| ⓒ 박만순 |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정우철 판사)은 지난 4월 24일, 태평양미국육군총사령부 포고 제2호 위반 등의 혐의로 과거 유죄 판결을 받았던 백낙용과 백낙정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1948년 첫 판결 이후 무려 78년 만이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과거 처벌의 근거가 됐던 '포고 제2호'의 위헌성이다. 태평양미국육군총사령부는 1945년 9월 7일 포고 제1호로 38도선 이남의 조선 지역에 군정을 실시함을 선언하고, 같은 날 포고 제2호(범죄 또는 법규위반)를 발령했다. 포고 제2호는 항복문서 조항이나 점령군의 명령 위반자, 공중치안 교란자 등을 점령군 군율회의에서 사형 또는 타 형벌에 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백낙용은 1947년경 서천군 지역에서 좌익 계열 단체의 집회를 취재해 동아일보에 보도했다는 등의 이유로 기소됐다. 백낙정은 비슷한 시기 좌익 계열 단체가 주최한 집회에 참석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미군정은 이를 '공공질서 교란'이나 '연합군에 대한 적대행위'로 간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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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평양미국육군총사령부는 1945년 9월 8일, 더글라스맥아더가 포고한 포고 제2호 |
| ⓒ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 판결문 발췌 |
포고령 위반 외에도 백낙용과 백낙정에게 씌워졌던 법령 제19호 위반, 집회행렬취체규칙 위반,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 역시 모두 무죄로 결론 났다. 그를 죄인으로 몰았던 당시의 수사 기록이나 재판 기록이 단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관련 기록이 모두 소실됐고, 범죄 사실을 입증할 새로운 증거도 제출되지 않았다"며 무죄 선고의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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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정우철 판사)은 지난 4월 24일, 태평양미국육군총사령부 포고 제2호 위반 등의 혐의로 과거 유죄 판결을 받았던 백낙용 선생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1948년 첫 판결 이후 무려 78년 만의 일이다. |
| ⓒ 대전지법 홍성지원 판결문 발췌 |
사건을 대리한 이명춘 법무법인 정도 변호사는 "한국전쟁을 전후한 시기 수많은 민간인 학살이 포고령 제2호 위반 판결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역사적 혼란기 속에서 국가권력에 의해 희생당했던 사람들의 굴레를 하나하나 풀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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