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의 시대는 끝나고 AI 장비의 시대가 온다

임선영 2026. 5. 3. 22:57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중국AI미래지도] 30세 프린스턴 종신교수... 천재가 바꾸는 연구실의 미래

[임선영 기자]

두 명의 천재가 실험실 초보를 단 1주일 만에 전문가 수준으로 끌어올렸습니다. 열심히 가르쳐서 된 것이 아니라 그들이 개발한 AR 글라스와 자체 AI 모델 덕분입니다.

이들이 연구과제로 삼은 것은 과학의 발견이 아니라 인간이 실수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였습니다. 수시간에 걸친 반복적이고 기계적인 작업에서 인간의 집중력은 흔들리기 마련입니다. 96개 구멍이 있는 실험판 앞에서 눈이 한 번 흐려지고 손이 한 번 떨리면 반년치 실험이 한순간에 날아갑니다. 이것은 실력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이라는 생물학적 한계 때문입니다.

AR 글라스를 통해 AI 모델이 실시간으로 실험을 안내하자 결과는 놀라웠고 초보자가 전문가와 구별할 수 없는 데이터를 도출해 냈습니다. AI가 인간의 한계를 삭제하고 그 자리에 증강된 능력을 채워 넣은 것입니다.

여기서 더 근본적인 질문이 나옵니다. 이제 실력은 얼마나 똑똑하고 능력 있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좋은 AI를 살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는 것 말입니다. 그 미래의 시작이 된 연구실을 살펴봅니다.
 왕멍디 프린스턴대 종신교수(오른쪽)와 총러 스탠포드대 교수
ⓒ 홈페이지
1. 두 천재의 만남, AI와 생물학의 교차점

왕멍디(王梦迪, Mengdi Wang) 교수는 14세에 중국 칭화대 자동제어학과에 입학했고 졸업 후 미국으로 건너가 24세에 MIT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30세 이전에 프린스턴대 종신교수직을 얻었습니다. AI 분야의 최정상 연구자입니다.

그의 공동 연구자 총러(丛乐, Le Cong) 스탠퍼드대 교수는 유전자 가위 기술 CRISPR-Cas9의 초기 개발에 깊이 참여한 생물의학계의 거물입니다. 유전자 편집의 아버지라 불리는 장펑(张锋, Feng Zhang)의 직계 제자입니다. AI 천재와 생물학 천재가 만났습니다. 그들의 질문은 하나였습니다. "인간이 실수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AI가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2. LabOS — 실험실 지도교수가 된 AR 글래스

두 사람이 만들어낸 것이 LabOS(Laboratory Operating System, 실험실 운영 시스템)입니다. 구조는 단순합니다. AR(증강현실) AI 안경과 LabOS-VLM(시각언어모델)의 결합입니다. 연구자가 AR 안경을 쓰면 안경 카메라가 실험 과정 전체를 실시간으로 촬영합니다. LabOS-VLM이 그 영상을 분석하며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96구멍 실험판 앞에서 연구자의 손이 이미 샘플을 넣은 구멍 방향으로 향하면 시야에 붉은 경고창이 뜹니다. "이미 처리된 구멍입니다. 다음 위치는 오른쪽 세 번째 구멍입니다." 피펫(pipette, 액체 이동 도구) 끝이 실험대에 닿으면 즉시 경고합니다. "오염 위험. 즉시 교체하십시오." 현재 단계에서 필요한 시약 온도, 용량, 순서가 시야에 실시간으로 표시됩니다. 연구자는 마치 악보를 따라가듯 AI의 안내를 따라하면 실수가 일어나기 전에 차단됩니다. 초보 연구원이 AR 안경을 쓰는 순간 10년 경력자의 손이 됩니다.

실제로 연구팀이 실험실에 한 번도 들어와본 적 없는 완전한 초보자들에게 NK 세포 실험을 맡겼습니다. 유전자 제거, 렌티바이러스(Lentivirus) 형질 도입 등 정상적으로는 수개월의 훈련 없이 수행 불가능한 실험입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LabOS의 실시간 안내 아래 이 초보자들이 단 1주일 만에 10년 경력 연구자와 구별할 수 없는 실험 데이터를 냈습니다.

총러 교수는 지도교수로서 결과를 보고 어느 것이 초보자가 한 실험인지 구별할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제까지 실험실은 어떤 지도교수를 만나느냐가 중요했지만 안경을 쓰는 순간 100년치 실험의 결과물을 실시간으로 체득할 수 있는 것입니다.

3. 기술의 핵심 - 오픈소스가 대학 실험실을 바꾸다

LabOS의 출발점이 흥미롭습니다. 2025년 10월 논문 발표 당시 연구팀은 알리바바 Qwen-VL을 기반 모델로 채택했습니다. 240편 이상의 실험실 1인칭 시점 실제 촬영 영상을 학습시켜 2,350억(235B) 파라미터 규모의 모델로 완성했습니다. 오류 감지 정확률 90% 이상. 특정 테스트에서 GPT-4o와 Gemini 3 Pro를 넘어섰습니다. 10년 전이라면 이 수준의 AI 모델은 구글이나 메타 같은 빅테크만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2026년 현재 GitHub에 Apache 2.0 오픈소스로 공개된 버전은 AR 안경으로 실험 현장을 보조하는 웨트랩(Wet-Lab) 시스템을 넘어 98개 바이오메디컬 도구를 갖춘 멀티에이전트 드라이랩(Dry-Lab) 플랫폼으로 진화했습니다. OpenRouter를 통해 제미나이, 클로드, GPT, 딥시크, 큐웬 등 원하는 모델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시작은 사람의 손을 보조하는 도구였지만 현재는 논문을 검색하고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하고 새로운 도구를 스스로 만드는 에이전트로 진화한 것입니다. LabOS의 진화 방향은 AI 시대 전체의 방향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단순 보조에서 자율 실행으로. 도구에서 에이전트로.

그런데 이것을 다른 각도로 보면 이렇습니다. LabOS는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능력을 증강하는 것입니다. 에이전트 시대의 본질은 재정의될 수 있습니다.

4. 실력이 아니고 '어떤 AI를 쓰나'가 좌우

지금까지 과학 연구의 격차는 재능의 격차였습니다. 손 감각이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 집중력이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 좋은 지도교수를 만난 사람과 못 만난 사람. 이 격차는 타고난 것이거나 운이었습니다. LabOS가 시사하는 미래의 세계는 사뭇 다릅니다. 격차는 이제 장비의 격차가 됩니다. AR 안경을 살 수 있는 연구자와 살 수 없는 연구자. 좋은 AI 모델에 접근할 수 있는 기관과 없는 기관. 천재인지 아닌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장비가 있는지 없는지가 실력을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비단 이것은 과학계만의 이야기일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파생되는 현상일 것입니다. AI 안경이 의사에게 붙으면 진단 정확도가 달라지고 AI 안경이 교사에게 붙으면 수업의 질이 달라지며 AI 안경이 엔지니어에게 붙으면 제조 오류율이 달라집니다. 어느 순간 우리는 "저 사람은 실력이 좋다"가 아니라 "저 사람은 좋은 AI를 쓴다"고 말하게 될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임선영씨는 중국전문가로 <중국경제미래지도>의 저자입니다. 이 글은 본인의 페이스북에도 올렸습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