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조심해, ‘그거’ 할 놈이야” 박정희는 정주영에 경고했다

서승욱, 박진석, 김상진, 김기정, 왕준열 2026. 5. 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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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9회 중동 진출과 ‘35세 사장’ 신화 」

" 당신 지금 미친 거 아냐? "
1975년 초의 어느 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사무실에서 고성이 터져 나왔다.

" 이런 XX, 회사를 통째로 망치려고 모두 작정한 거 아니냔 말이야! "
그 고성과 욕설이 향한 대상은 엔지니어 총괄 전무 A였다. 그는 대응할 생각도 못 한 채 쩔쩔맬 뿐이었다. 현대건설 부사장으로 그 자리에 동석했던 나도 난처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리고 난감한 표정을 지은 이가 또 한 명 더 있었다. 바로 정주영 회장이었다.

큰 소리로 A를 질타하던 이는 놀랍게도 정 회장이 아니었다. 정 회장의 동생인 정인영 현대건설 해외담당 사장이었다.

정주영 회장의 바로 아래 동생인 고(故) 정인영 한라그룹 창업회장. 부침을 겪으면서도 그룹을 재건해 '재계의 부도옹'이란 별명을 얻었다. 사진 한라그룹


회사와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중차대한 사안을 논의하던 중에 터져 나온 돌발 상황이었다. 그 사안은 중동 진출이었다.

1970년을 전후해 현대건설을 비롯한 한국 건설업계는 승승장구했다. 경제성장으로 전국 방방곡곡에서 망치 소리가 이어지면서 일거리가 넘쳐났다. 거기에 더해 월남전이 몰고 온 ‘베트남 특수’는 건설업계가 해외로 눈을 돌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러다가 1973년 그 모든 장밋빛 풍경을 한방에 끝장내버린 대사건이 터졌다. '중동발 오일쇼크’였다. 한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 경제가 휘청거리면서 건설업계 역시 존망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그러나 현대그룹 DNA에서 위기는 곧 기회였다. 정 회장과 나는 오히려 석유 가격 폭등으로 오일달러가 넘쳐나게 된 중동을 기회의 땅으로 삼아 정면 돌파하기로 했다. 그리하여 1974년 800만 달러 규모의 이란 반다르 아바스 조선소 훈련원 공사를 수주하면서 중동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기에 이른다.

현대건설이 1974년 수주한 이란의 반다르 아바스 조선소 훈련원 공사. 현대건설의 첫 중동 진출 사업이었다. 사진 현대건설

그 공사는 전초전에 불과했다. 진정한 중동진출 기회는 이듬해에 찾아왔다. 무려 1억 5000만 달러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인 ‘바레인 아랍 수리조선소(ASRY)’ 입찰이 시작됐다.

그런데 이 역사적인 발걸음을 내디디기 직전, 정 회장과 나는 생각지도 못한 내부 반대에 부닥쳤다. 반대파의 선봉장이 정인영 사장이었다.


정주영 전매 특허 “해봤어?”...정인영엔 안 통했다

" 이봐, 해봤어? "
정주영 회장의 이 짧고 투박한 한마디는 현대그룹을 관통하는 일종의 정신이었다. 기술도 자본도 부족한 우리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할 때마다 수많은 반대에 직면해야 했다. 내부에선 임직원들이, 외부에선 수많은 지식인과 관료들이 ‘안 되는 이유’를 대며 토를 달았다.

그때마다 정 회장은 “당신, 이거 해보기나 했어?”라는 날카로운 한마디로 모든 논쟁을 종결시켰다.

하지만 정 회장도 회사의 운명을 가를 중차대한 결정 앞에선 달랐다. 무작정 “해봤어?”라며 임직원들을 몰아붙이지 않고, 그 누구보다 심사숙고하며 조언에 귀 기울이는 경우가 많았다. 그가 그때 특히 귀 기울였던 게 피붙이인 정인영 사장의 조언이었다.

정 회장은 바로 아래 동생인 정 사장의 의견을 각별히 경청했다. 정 사장은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일찌감치 생활 전선에 뛰어든 정 회장과 달랐다. 정 회장 가족 중에서는 드물게 아오야마가쿠인대학을 다닌 일본 유학파 출신이었고, 동아일보 기자를 역임하기도 했다.

6ㆍ25 전쟁통에 미군 장교 통역을 맡을 만큼 영어에도 능통해 현대건설의 해외 진출 전략에 대해서도 막강한 입김을 행사하고 있었다. 정 회장은 그런 동생의 경영 감각과 국제적 식견을 높이 샀다. 자연스레 그룹 내에서는 정 사장의 발언권이 강했다. 그런 그가 강하게 반대하고 나섰다는 건 보통 일이 아니었다.

난처한 표정으로 A에 대한 그의 질타를 지켜보던 나는 슬쩍 정 회장 쪽으로 눈길을 돌렸다가 가슴이 뜨끔해졌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현대 재직 시절 모습. 사진 이명박대통령기념재단


그의 시선이 동생에서 나로 옮겨지는 걸 봤기 때문이다. 정 회장의 입에서는 결국 내가 원하지 않던 그 말이 나오고야 말았다.

" 이명박 부사장 생각은 어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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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조심해, ‘그거’ 할 놈이야” 박정희는 정주영에 경고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25324

■ 이명박 회고록 및 단독 인터뷰

「 〈이명박 회고록〉
“난 대통령 될거야, 당신은...” MB 경악한 정주영 폭탄 발언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7558

“내가 조연?” 정주영 분노했다…MB 곤혹케한 ‘유인촌 드라마’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8505

“이명박 이름만 돌림자 안썼다” MB, 친모 일본인설에 꺼낸 말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9441

“너 인마, 그딴 걱정을 왜 해!” MB 고대 보낸 ‘헌책방 욕쟁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20363

“이명박이란 놈이 건방지게!” 박정희 움직인 당돌한 편지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21334

정주영 “이군이 다 해먹었어?” 횡령범 몰린 MB, 반전 한마디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22263

“이명박 잘 나간다더니 끝났군”…기피부서 발령, MB 인사 반전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23343

“당신이 이명박이야? 죽고싶어?” 박정희 경호실과 맞짱뜨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24328

〈이명박 전 대통령 단독 인터뷰〉
“인정하자, 보수는 참패했다” 이명박, 13년만에 처음 입 열다 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5706

尹, 수감중인 MB에 한 부탁 “UAE 국왕에게 편지 써달라” ②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5970

“그말 하니까 눈물이 다 나네” MB 울린 ‘한반도 대운하’ 좌절 ③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6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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