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와 찍은 사진까지 동원…TK, 여야 안 가리고 ‘박정희 마케팅’

김정석 2026. 5. 3.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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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3일 이철우 국민의힘 경북지사 예비후보가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참배하고 있다. 사진 이철우 예비후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경북(TK) 지역 단체장 선거에 출마한 예비후보들이 앞다퉈 ‘박정희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당 후보들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후보까지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강한 TK 지역민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관련 공약이나 행보를 보이고 있다.

1일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예비후보와 이철우 국민의힘 경북지사 예비후보가 나란히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 전 대통령 생가에서 공동선언문을 발표한 것이 대표적이다. 추 예비후보와 이 예비후보는 이날 오후 박 전 대통령 생가에 방문해 참배를 한 뒤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공동선언문에서 “오늘 저희 두 사람은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끌어 지금의 눈부신 발전의 토대를 만드신 박 전 대통령의 생가 앞에 비장한 각오로 섰다”며 “가난과 절망의 땅을 번영의 국가로 탈바꿈시킨 박 전 대통령의 결단과 헌신을 되새기며 지금 대한민국이 마주한 위기를 극복할 해법을 찾고자 한다”고 말했다.

1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6·3 지방선거 국민의힘 이철우 경북지사 예비후보(오른쪽)와 추경호 대구시장 예비후보가 박 전 대통령 내외 영전에 헌화한 후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뉴스1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의 산업화 정신과 업적을 계승·발전시키고 대구경북 신공항,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차질없이 마무리하기 위해 협력하며 대구·경북의 경제를 살리고 보수의 심장을 지키기 위해 협력한다”고 선언했다.

두 예비후보가 박 전 대통령 생가에서 공동선언을 발표한 것에 대해 지역 정치권은 최근 공천 내홍 등 국민의힘 내부 갈등으로 전통적 지지층의 분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박 전 대통령의 향수를 불러일으킴으로써 보수 결집을 노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이 예비후보는 국민의힘 경북지사 경선 투표 첫날인 지난달 13일에도 구미를 방문해 ‘박정희 정신’을 강조했다. 그는 “구미는 국가가 부강해지도록 끊임없이 발전을 추구하는 ‘보수의 철학’을 가장 잘 담아내고 있는 곳”이라며 “구미의 재도약은 단순한 지역 발전을 넘어 대한민국 산업 재도약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6·3 재보선 대구 달성군 선거구 공천 면접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 예비후보의 지역구였던 대구 달성군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도 지난 2월 “대한민국을 일으켜 세운 박 전 대통령의 결단과 추진력으로 대구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겠다”며 “박 전 대통령이 ‘하면 된다’는 신념으로 산업화를 이끌었듯 그런 정신으로 대구 경제를 살리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 시장으로 출마한 김장호 국민의힘 구미시장 예비후보 역시 ‘박정희 대통령 역사자료관 제2관’ 신축을 공약했다. 김 예비후보는 지난달 30일 이 공약과 함께 “박정희 대통령의 정신을 올바르게 계승해 역사와 미래가 함께하는 대통령의 고향도시 구미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박정희 마케팅’을 들고 나온 것은 국민의힘 후보들만이 아니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예비후보는 최근 한 언론에서 “광주에 있는 ‘김대중컨벤션센터’처럼 대구에 있는 엑스코를 ‘박정희 엑스코’나 ‘박정희컨벤션센터’로 부르면서 대구와 광주가 교류하면 서로 간 이해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하면서 보수층 끌어안기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예비후보가 지난달 30일 오전 대구 남구 이천동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아시아포럼21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2012년 대구시장 선거에 처음 출마했던 김 예비후보는 당시에도 박정희전시컨벤션센터 건립을 공약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현수막에 활용하기도 했다.

박정희 마케팅에 대한 부정적 시선도 있다. TK 지역 발전과 관련한 정책 대결보다는 이미지 선거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등 시민단체들은 지난달 15일 동대구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극우의 이미지로 덧씌워진 대구를 떠나 청년들은 일자리와 삶의 희망을 찾아 대구를 떠나고 있다”며 “대구를 바꾸기 위해서는 박정희 시대가 남긴 지역주의와 색깔론부터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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