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신 중국 간다더니”…상하이 ‘왕홍 체험’ 직접 해봤다 [잘파템 연구소]

남가희 2026. 5. 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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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여행 수요 급증…상하이, 2030 ‘핫플’로 부상
‘왕홍 변신’ 체험 인기…메이크업·의상·촬영 결합 콘텐츠 확산
무비자·저렴한 물가까지…MZ, 새로운 여행지로 중국 선택
지난 4일 지난 4일간 상하이를 방문해 ‘왕홍 체험’을 직접 진행했다. 실제 왕홍 체험을 진행한 사진. ⓒ왕홍 체험 업체 '죽간묵'

최근 2030세대 사이에서 가장 주목받는 해외 여행지를 꼽자면 단연 중국 상하이다. 비교적 저렴한 물가와 짧은 이동 거리, 여기에 기존 여행지와는 다른 이색적인 문화 경험까지 더해지며 빠르게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 하나투어가 5월 초 노동절 연휴(2026년 4월 30일부터 5월 6일 출발 기준) 해외여행 예약 동향을 살펴본 결과, 중국이 2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중국은 지난해 동시점 예약 동향과 비교했을 때, 4%p 가량 증가하며 유의미한 수요 확대 양상을 보였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상하이 여행 콘텐츠도 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단순 관광을 넘어 ‘체험형 콘텐츠’를 중심으로 소비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최근 Z세대 사이에서 가장 주목받는 코스가 바로 ‘왕홍 체험’이다.

‘왕홍’은 중국 SNS인 웨이보 등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플루언서를 뜻한다.

2020년대 들어 일부 왕홍들의 화려하고 과감한 메이크업이 주목받으며 ‘왕홍 메이크업’이라는 하나의 스타일로 자리 잡았고, 여기에 중국 전통 의상과 촬영 콘셉트를 결합한 ‘왕홍 변신 체험’이 관광 상품으로 확장됐다.

최근에는 곽범, 박명수, 한가인 등 국내 연예인들도 상하이 방문 당시 해당 체험을 진행하며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위챗을 통해 왕홍 체험을 예약하고 있는 모습. ⓒ위챗 대화 캡처

왕홍 체험 해보니…"연예인 된 기분"

이에 기자 역시 지난 4월 4일부터 4일간 상하이를 방문해 ‘왕홍 체험’을 직접 진행했다.

체험은 대부분 전문 스튜디오에서 이뤄지며, 예약은 플랫폼이나 여행사를 통해 가능하다. 다만 별도 예약 없이 방문했다가 과도한 비용을 지불했다는 후기들이 적지 않아, 사전 예약을 하는 방향으로 정리했다.

기자는 박명수가 촬영을 진행했던 업체와 위챗을 통해 직접 예약을 진행했다. 국내 여행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보다 위챗을 통한 직접 예약이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적은 편이었다.

이에 위챗에 가입해 업체와 직접 소통을 시도했다. 위챗은 실시간 번역 기능을 지원해 언어 장벽 없이 대화를 이어갈 수 있었고, 한국어로 메시지를 보내도 자동 번역이 이뤄져 소통에 큰 불편은 없었다.

업체에서는 메이크업과 헤어, 중국 전통 의상 1벌이 포함된 프리미엄 패키지 비용을 374위안(약 8만원대)으로 안내했다. 일반 패키지는 319위안 수준이며, 2인 동반 예약 시 619위안으로 할인 적용도 가능했다.

촬영 패키지도 마련돼 있다. 1시간 내외 전문 촬영은 325위안, 간단 촬영은 99위안 수준으로 추가 비용을 지불하면 사진과 영상 결과물까지 함께 받아볼 수 있다.

전반적으로 패키지 구성과 옵션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약 10만 원 안팎이면 메이크업부터 의상, 촬영까지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는 구조다.

기자는 프리미엄 패키지에 20~30분 내외 촬영이 포함된 간단 촬영 패키지를 더해 총 473위안으로 왕홍 체험을 진행했다. 여기에 SNS 이벤트 할인까지 적용돼 실제 체감 비용은 이보다 더 낮은 수준이었다.

왕홍 체험 업체에서 메이크업을 받는 모습. ⓒ데일리안 남가희 기자
자리에 앉자마자 베이스 메이크업이 곧바로 시작됐다. 두껍게 올라간 베이스로 얼굴 톤이 급격히 밝아지며 마치 공포영화 ‘주온’의 ‘토시오’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새하얗게 변했다. 입술 색과 눈썹도 거의 지워진 듯 옅어졌다.ⓒ데일리안 남가희 기자

5일, 드디어 체험 당일이 됐다. 예약 시간이 다가오자 상하이 대표 관광지인 예원에 위치한 업체를 찾았고, 도착하자마자 앞에서 대기하던 직원들이 다가와 안내를 시작했다.

먼저 옷을 고르기 시작했다. 기자는 밝은 느낌의 옷을 선호해 하늘색의 옷을 골랐다.

고른 옷으로 갈아입으면 바로 옆 공간에서 메이크업이 진행된다. 이미 5명 정도가 화장을 받고 있었는데 전부 한국 20~30대 여성들이었다.

메이크업을 진행하던 중국 직원이 어색한 한국어로 선호하는 스타일을 물었다. “심플? 중간? 화려?”라는 질문에 한참을 망설였다. 너무 화려하면 부담스러울 것 같고, 그렇다고 심플하게 하면 아쉬울 것 같아 결국 ‘중간’ 스타일을 선택했다.

그렇게 메이크업이 시작됐다. 담담하게 베이스를 올리던 직원의 표정과 달리, 기자의 머릿속은 점점 복잡해졌다.

얼굴 톤이 급격히 밝아지며 마치 공포영화 ‘주온’ 속 ‘토시오’를 떠올리게 할 만큼 새하얗게 변했기 때문이다. 입술 색과 눈썹이 거의 지워지다시피 하며 낯선 인상이 완성됐고, 순간 당혹감이 밀려왔다.

여기에 분홍빛 섀도우가 눈두덩 전체에 과감하게 올라갔다. 국내에서는 쉽게 보기 어려운 색 조합에 당황스러움은 더 커졌다.

여기에 분홍빛 섀도우가 눈두덩 전체에 과감하게 올라갔다. 국내에서는 쉽게 보기 어려운 색 조합에 당황스러움은 더 커졌다. '어떻게 이 옷에 이러한 조합의 섀도우가 가능한 것일까' 생각하며 부디 이 시간이 지나가길 기다리게 됐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메이크업은 시간이 지날수록 디테일이 더해지며 점점 만족스러운 결과로 완성됐다. 여기에 “너무 예쁘다”는 직원의 반응까지 더해지며 기분도 한층 들뜨기 시작했다.

그 사이 가채가 머리 위로 하나둘 얹어졌다. 다소 묵직한 가채와 인조 모발을 덧댄 뒤, 화려한 장신구까지 더해지며 전체적인 스타일이 완성됐다.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았지만,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단정하고 청순한 헤어가 빠르게 완성됐다.

메이크업이 완성되자 사진 작가가 매치됐다. 다소 시크한 사진 작가를 따라 사진 스팟으로 향했다. 사진 촬영은 중국 전통 건물이 즐비한 예원 곳곳서 진행됐다.

다소 무덤덤한 사진 작가의 표정과 달리 포즈 조언은 상당히 디테일했다. 촬영 장소에 도착해 손끝부터 시선까지 전부 디렉팅하며 사진 촬영에 자신이 없는 이들도 손쉽게 촬영할 수 있도록 도왔다.

촬영 과정에서도 예상치 못한 즐거운 순간들이 이어졌다. 지나가던 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데일리안 남가희 기자

촬영 과정에서도 예상치 못한 즐거운 순간들이 이어졌다. 지나가던 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한 인도 관광객은 “사진 찍어도 되니?”라고 묻더니 기자 앞에 서서 브이 포즈를 취한 채 사진을 남기고 떠났고, 이내 엄지를 치켜세우며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또 다른 중국인 할머니는 “피아오량(예쁘다)”이라고 말하며 기자를 촬영한 뒤 흐뭇한 표정으로 자리를 떠났다. 이러한 반응에 마치 연예인이 된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현장에서 보니 이 같은 체험은 현지인들에게는 다소 이색적인 풍경으로 비치는 모습이었다. 참여자 대부분은 한국인 관광객이었고, 실제로 한국인 남성 관광객들이 여성 의상을 입고 단체로 촬영을 즐기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의상 반납은 업체 마감 시간인 오후 9시 30분 이전에만 이뤄지면 됐다. 덕분에 기자는 한동안 중국 전통 의상을 입은 채 주변 관광지를 둘러보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국내에서 전통 의상을 시간 단위로 대여하는 경우가 많은 점을 고려하면,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인상도 받았다.

다음 날, 원본 사진 40장과 보정본 1장으로 구성된 결과물이 메일로 전달됐다. 실제로 받아보니 촬영까지 포함해 약 9만 원 수준이라는 점에서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다는 인상이 들었다.

국내에서 의상 대여와 메이크업, 촬영을 모두 포함할 경우 보통 10만~20만 원대를 웃도는 점을 고려하면, 추억용으로 한 번쯤 경험해 볼만한 콘텐츠로 느껴졌다.

중국 상하이에서 왕홍 체험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데일리안 남가희 기자

최근에는 왕홍 체험 뿐 아니라 충칭 오토바이 라이딩 스냅 등 다양한 ‘촬영형 체험 콘텐츠’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상하이를 넘어 충칭 등 중국 내 다른 도시로의 관광 수요도 함께 늘어나는 흐름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기존 일본이나 동남아 등 익숙한 여행지에 다소 피로감을 느낀 MZ세대가 새로운 문화적 경험을 찾아 중국으로 눈을 돌린 결과로 보고 있다. 비교적 낮은 물가와 체험 중심 콘텐츠의 다양성, 여기에 무비자 입국 허용 등 제도적 요인도 수요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현지에서 마주한 중국의 모습은 예상보다 훨씬 현대적이고 세련된 분위기였다. 이러한 경험이 SNS를 통해 빠르게 공유되며, 또 다른 방문을 이끄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는 모습이다.

이제 중국 여행은 단순한 ‘가성비 여행지’를 넘어, 새로운 문화를 체험하고 콘텐츠를 소비하는 ‘경험형 여행지’로 자리 잡고 있다. 다가오는 황금 연휴, 가볍게 중국으로 떠나보는 것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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