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이민' 트럼프 보란듯…불법이민자 출신을 美주교에 임명한 교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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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레요 14세가 엘살바도르 불법 이민자 출신 사제를 웨스트버지니아 관할 교구장으로 임명했다.
1일(현지시간) 미국 주교회의는 교황 레오 14세가 휠링 찰스턴 교구의 사목을 맡아온 마크 E. 브래넌 주교(79)의 사임을 수락하고 워싱턴대교구 보좌주교인 에벨리오 멘히바르 아얄라 주교를 후임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첫 미국인 교황인 레오 14세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뒤부터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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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레요 14세가 엘살바도르 불법 이민자 출신 사제를 웨스트버지니아 관할 교구장으로 임명했다.

1일(현지시간) 미국 주교회의는 교황 레오 14세가 휠링 찰스턴 교구의 사목을 맡아온 마크 E. 브래넌 주교(79)의 사임을 수락하고 워싱턴대교구 보좌주교인 에벨리오 멘히바르 아얄라 주교를 후임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멘히바르 아얄라 주교는 과거 자동차 트렁크에 숨어 미국으로 밀입국해 정착한 인물이다. 이후 사목 활동을 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에 가톨릭 신자들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어 교황은 전통 흑인 명문 대학인 하워드대에서 학내 사제로 일해온 로버트 박시 3세 신부(46)를 워싱턴대교구 보좌주교로 임명했다. 박시 3세 역시 'DEI'(Diversity, Equity, Inclusion: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을 "비 미국적·비 기독교적"이라고 비판해왔다.
일각에서는 교황이 의도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직격해 이러한 인사를 발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교황의 이번 인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하는 '반이민'과 '반DEI'를 정면으로 맞서기 때문이다.
그레그 얼랜드슨 가톨릭뉴스서비스 전 국장은 WP에 "멘히바르 아얄라와 박시를 직접 만나본 적은 없지만, 이번 임명은 우연이 아니라고 본다"며 "물론 두 사람은 충분한 자격을 갖췄지만, 이번 인사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과 DEI 관련 정책으로 긴장이 조성된 이 시점에 이민자와 인종 정의에 관한 바티칸의 입장을 조용히 확인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교황 레오의 메시지는 분명하다"며 "목자들은 복음에 대한 도전에서 도망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첫 미국인 교황인 레오 14세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뒤부터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해왔다. 교황은 지난 16일 "소수의 폭군이 세계를 파괴하고 있다"며 "신성한 것을 암흑과 오물 속으로 밀어 넣고, 종교와 신의 이름을 자신의 군사·경제·정치적 이익을 위해 조작하는 이들에게 화가 미치리라"라고 연설했다. 교황의 비판으로 바티칸과 트럼프 행정부 사이에 긴장이 조성됐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자신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인물에게 모욕적인 언사를 쏟아붓거나 조롱으로 일관한 것과 달리 한발 물러나는 모양새를 보인다. 여러 외신은 교황이 단순한 정치적 적수가 아니라, 초당적 호감도를 가진 도덕적 상징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즉 트럼프 대통령과 교황의 갈등은 단순한 말싸움이 아닌 국가 권력과 종교의 도덕주의가 정면으로 부딪치는 사건이 된다는 의미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교황을 공격할수록, 교황의 도덕적인 권위가 올라가게 되는 것이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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