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 불참 조합원 제명은 무효”…법원, 삼성 노조 폭주에 ‘경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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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 소속 조합원이 노조의 지시에 따라 투쟁에 참여하지 않았더라도 구체적인 근거가 없다면 함부로 제명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법원 판결이 나왔다.
초기업노조는 불참자들을 향해 "다가올 총파업에서조차 끝내 사측의 편에 서서 동료들의 헌신을 방해한다면 우리는 더 이상 당신들을 동료로 바라보기 어려울 것"이라며 "7만6000명의 조합원이 한마음으로 뭉쳐 삼성전자를 바로 세우자"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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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 소속 조합원이 노조의 지시에 따라 투쟁에 참여하지 않았더라도 구체적인 근거가 없다면 함부로 제명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법원 판결이 나왔다. 삼성그룹 초기업노조가 다음 달 예고된 총파업 불참자들을 향해 “동료로 보기 어렵다”는 강경 발언을 한 상황에서 노조가 단결을 명분으로 투쟁 참여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장’ 성격의 의미가 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12부(재판장 윤재남)는 최근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민주연합노조) 조합원 A씨 등 6명이 노조를 상대로 낸 제명결의무효확인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일 밝혔다.
판결문 등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방자치단체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용역업체에서 근무했다. 이들은 용역업체 변경 과정에서 분쟁에 휘말렸다. 당시 지자체가 용역업체를 다른 회사로 바꾸는 과정에서 민주연합노조 조합원들이 고용승계를 받지 못하자 노조는 해고자 복직 투쟁에 나섰다.
A씨 등은 이 투쟁에 참여하지 않았고, 민주연합노조는 이를 징계 사유로 봤다. A씨 등이 노조 지시에 따라 투쟁을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지자체와 합의한 복직계획을 거부해 복직이 무산된 만큼 징계가 필요하다고 주장이었다. 노조는 A씨 등의 행위가 조합 운영에 큰 지장을 초래했고, 다른 조합원들의 고용 불안을 유발했다는 이유로 이들을 제명했다. 이에 A씨 등은 정당한 이유 없는 제명이라며 민주연합노조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A씨 측의 손을 들어줬다. 노조가 단결권 확보를 위해 필요한 범위 안에서 조합원을 상대로 내부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복직 관련 합의안을 거부한 행위 자체를 제명 사유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또 노조가 투쟁과 관련해 어느 정도 수준의 지시를 했는지, A씨가 어떤 방식으로 거부했는지가 입증되지 않았다고도 했다. 투쟁 불참이나 지침 위반을 이유로 조합원을 내보내려면 구체적인 근거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노조 규약에 나온 조합원 제명 사유가 추상적인 점도 법원 판단에 힘을 실었다. 재판부는 “노조 규약에 조합원의 노조 지침 수행 의무에 대해 명확한 규정이 없다”며 “명확한 규정도 없는 상황에서 조합원들이 추상적인 제명 사유를 만족했다는 이유로 제명하는 것은 무효”라고 판시했다. A씨 등이 직접고용·고용승계를 거부한 이후 실제 교섭이 무산되지 않았던 사실도 판단 근거로 제시됐다.
이번 판결은 초기업노조나 삼성전자 내 다른 노조와 직접 관련된 사안은 아니지만, 시의성이 있다. 앞서 초기업노조는 다음 달 총파업을 앞두고 조합원 7만6000명이 뭉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3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투쟁결의대회 당시엔 조합원 4만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업노조는 불참자들을 향해 “다가올 총파업에서조차 끝내 사측의 편에 서서 동료들의 헌신을 방해한다면 우리는 더 이상 당신들을 동료로 바라보기 어려울 것”이라며 “7만6000명의 조합원이 한마음으로 뭉쳐 삼성전자를 바로 세우자”고 압박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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