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호숫가에 새겨진 304개의 이름... 세월호 기억벤치 제막

이진경 2026. 5. 2.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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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3개 도시 순회하며 다큐 '바람의 세월' 상영... 유가족 직접 기타 연주하며 추모

[이진경 기자]

 캐나다 토론토에 설치된 세월호 기억벤치 제막식 참석자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 세월호를 기억하는 토론토 사람들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특별한 여정이 캐나다 주요 도시에서 펼쳐졌다. 지난 4월 25일(현지 시간) 토론토 현지에 설치된 '기억벤치' 제막식과 유가족이 직접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화 <바람의 세월> 순회 상영회가 열리며 캐나다 동포사회와 현지 시민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했다.

토론토 호숫가에 새겨진 기억의 이정표, '세월호 기억벤치' 제막

이날 토론토 다운타운 코로네이션 파크(Coronation Park)에서 40여 명의 내외빈이 참석한 가운데 '세월호 기억벤치'의 공식 제막식이 거행되었다. 이 벤치는 '세월호를 기억하는 토론토 사람들(세기토)'이 참사 10주기를 맞아 시작한 시민 펀딩을 통해 마련된 것으로, 지난해 설치를 마친 후 올해 공식 제막을 통해 토론토 시민사회에 그 의미를 널리 알렸다.
 세월호기억벤치 제막식 장면 정면 노란 우의를 입은 지성아빠 지성엄마, 가장 오른쪽은 토론토 총영사로는 12년만에 처음으로 세월호 참사 추모식에 참석한 김영재 토론토 총영사
ⓒ 세월호를기억하는토론토사람들
특히 이번 제막식에는 김영재 토론토 총영사가 직접 참석하여 희생자들을 기리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이는 한국에서 12년 만에 처음으로 대통령이 세월호 관련 행사에 참석한 것과 맥을 같이하며, 토론토 지역사회 내에서도 세월호 추모의 의미가 사회적으로 깊게 공감대를 형성하고 함께 공유되는 계기가 되었다.
 문지성 세월호 희생학생의 부모 문종택, 안영미씨가 기억벤치에 앉아 지성이 이름이 적힌 노란 종이배와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 세월호를기억하는토론토사람들
세기토에서는 304명의 희생자들의 이름을 적은 노란 종이배를 접어서 기억벤치 주위 잔디에 꽂아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사월의 꿈 합창단이 제막식 축하 공연을 하고 있다.
ⓒ 세월호를 기억하는 토론토 사람들
제막식 이후 공연에서는 사월의 꿈 합창단에서는 내영혼 바람되어, 걱정말아요 그대, 내 가는 이 길 험난하여도를 준비하여 제막식 축하의 장을 열었고 이어 지성아빠가 참석자들에게 짧은 공연을 하여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받기도 했다.

세월호 유가족의 캐나다 방문과 영화 <바람의 세월> 순회 상영

이번 행사의 중심에는 한국에서 온 고 문지성 학생의 아버지 문성택 님과 어머니 안명미 님이 있었다. 유가족은 기억벤치 제막식에 참석한 데 이어, 직접 카메라를 들어 10년의 세월을 기록한 영화 <바람의 세월(Sewol: Years in the Wind)> 상영회를 통해 캐나다 시민들을 만났다. 이들 부부는 영화 상영 후 참석한 관객들에게 감사의 뜻으로 직접 기타 연주를 하며 노래를 선물하기도 했다.
 바람의 세월 상영 후 감독과의 대화 시간
ⓒ 세월호를기억하는토론토사람들
상영회는 토론토, 밴쿠버, 몬트리올을 잇는 캐나다 순회 일정으로 진행되었으며, 특히 4월 25일 토론토 대학 이니스 타운홀에서 열린 상영회에는 80여 명의 관객이 객석을 채웠다. 유가족들은 각 도시에서 열린 관객과의 대화(Q&A)와 추모 공연을 통해 지난 12년의 세월과 진실을 향한 여정을 공유하며 현지 관객들과 뜨겁게 연대했다.
 상영회 후 단체 사진
ⓒ 세월호를기억하는토론토사람들
이번 순회 상영회는 시네마 달(Cinema Dal)과 한국학 연구소(Korean Office for Research and Education at York Universit, KORE)의 후원으로, 토론토 다큐(Toronto Docu) 그리고 세월호를 기억하는 토론토 사람들(세기토)가 진행했다. 토론토에서 시작된 이 상영회는 캐나다 밴쿠버와 몬트리올에서도 상영회가 개최되는 결실을 보았다.

세월호 참사와 유가족의 여정

2014년 4월 16일, 제주도로 향하던 세월호가 침몰하며 304명이 희생되었다. 당시 "가만히 있으라"는 안내와 부실한 구조, 책임 회피는 이 사건을 국가가 시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한 비극의 상징으로 만들었다.

이후 유가족들은 깊은 슬픔 속에서도 거리와 법정에서 진실 규명을 위해 끊임없이 싸워 왔으며, 이는 한국 사회가 안전과 책임의 가치를 다시 묻게 만든 긴 여정이 되었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토론토 사람들(세기토)은 참사 직후 "뭐라도 하자"며 일어선 토론토의 엄마들이 불씨가 되어 시작된 시민 모임이다. 2014년 6월 21일 노스욕 시청 광장에서의 첫 침묵 시위 이후, 유가족 간담회와 영화 상영 등을 지속해 왔다.

특히 2014년 8월 18일부터 시작된 해외동포 단식을 행사 당일 기준 4269일째 이어오며, 토론토 현지에서 세월호를 기억하고 진상 규명과 철저한 책임자 처벌을 통한 안전한 사회를 위한 목소리를 내는 데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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