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I가 미국을 따라잡았냐"는 질문이 잘못된 이유

임선영 2026. 5. 2.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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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AI미래지도] 미국의 압박에서 살아 남은 화웨이의 창업자 정신

[임선영 기자]

우리가 중국 AI를 바라보는 시각은 대부분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됩니다.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았는가, 아직인가." 그런데 이 질문은 그리 유용해 보이지 않습니다. 미국과 중국은 같은 게임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가장 강한 모델을 만드는 동안 중국은 가장 넓은 시장을 장악하는 게임 중입니다. 미국이 AGI(범용 인공지능)를 향해 달릴 때 중국은 자동차 제조 공장, 탄광과 항만과 철강소에서 조용히 AI 인프라를 깔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서 벤치마크로는 이 차이가 보이지 않고 산업 전반을 관찰해야 하며 이 전략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화웨이(Huawei)를 주시하게 됩니다. 이 기업을 40년 동안 이끌어온 런정페이(任正非)의 경영 철학은 이제 중국 AI 전략의 시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 겸 CEO
ⓒ 화웨이
1. 헝그리 정신: 두려움이 전략이 되는 방식

런정페이의 경영 철학은 성장 배경에서 생겨났습니다. 1944년 구이저우(贵州)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문화대혁명 시절 군에 입대했고 1983년 군 해산(전역) 후 아무런 기반 없이 선전에 왔습니다. 1987년 43세의 나이에 자본금 2만 1,000위안(한화 약 460만 원)으로 화웨이를 창업했는데 통신 장비를 재판매하는 회사였습니다.

그는 처음부터 생존이 목표였지 화려한 비전을 지닌 회사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언어는 늘 위기의 언어입니다. "화웨이의 겨울이 온다"는 선언을 IT 버블 붕괴 전에 발표했고 "타이타닉호가 빙산을 향해 간다"는 경고는 미국의 제재가 오기 6년 전에 발표했습니다. 두려움을 공표하는 것이 전략입니다. 조직이 위기감을 체화할 때 관료화되거나 매너리즘이 생기지 않습니다.

런정페이는 최근 좌담회에서 이렇게 직언했습니다. "오늘도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중국 99%의 기업들은 미국과 협력할 수 있고 우리보다 좋은 칩을 살 수 있습니다. 우리는 아직도 분투 중입니다."라고 말입니다.

2. 압박이 혁신이 되는 방식, 어센드 950PR의 탄생

2019년 미국이 엔비디아 H100 수출을 금지했을 때 중국 빅테크들은 패닉에 빠졌습니다. 그런데 화웨이는 이미 어센드(Ascend) 칩을 개발하고 있었습니다. 2018년 이전부터 시작한 프로젝트였습니다. 런정페이의 경영 원칙 중 하나가 바로 이것입니다. "비전략적 문제에는 한 치의 힘도 낭비하지 않지만 핵심 전장에는 압도적인 자원을 투입합니다." 그는 이를 "압도적인 원칙(压强原则)"이라고 부릅니다. 압도적 밀도로 특정 지점을 돌파하는 전략입니다.

런정페이는 미국과의 경쟁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미국과 정면 대결 하면 승산이 없다. 대결을 피하고 공백을 파고드는 전략이다." 2026년 화웨이 어센드 950PR은 엔비디아 H20 대비 2.87배 추론 성능을 기록했습니다. 딥시크 V4 추론 단계에서 처음으로 어센드를 선택했습니다. 이제 그 결과물이 세상에 나오는 중입니다.

3. 중국은 AI 성능이 아니라 응용

2025년 11월 런정페이는 상하이 화웨이 연구개발 센터에서 국제대학생 프로그래밍 대회(ICPC) 우승자들과 좌담을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그는 AI에 대한 자신의 핵심 철학을 밝혔습니다. "성능이 뛰어난 AI는 한 기업을 강력하게 만들 뿐입니다. 반면 AI 응용은 국가를 강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했습니다. 세탄 정밀도를 0.1% 높이면 중국 40억 톤 석탄 생산량에 곱했을 때 가치가 엄청나고 고로 제철 효율을 1% 높이면 절약되는 연료가 그보다 더하다고 하며 화웨이는 현장을 계산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AI 시대의 전망을 세 개의 시간 단위로 나눕니다. AI가 미래 20년에서 길게는 1,000년에 끼칠 영향력은 사회학자들에게 맡깁니다. 10년에서 20년의 기술 사회 구상은 과학자들이 탐색합니다. 화웨이는 미래 3~5년 안에 대형 모델·빅데이터·대규모 연산이 공업과 농업, 과학기술 산업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모색합니다. 이것이 OpenAI, Anthropic, 구글이 AGI를 향해 달리는 동안 화웨이가 도로, 탄광, 항만에 집중하는 이유입니다.

더불어 통신 네트워크를 강조합니다. "네트워크가 전제되지 않는 연산은 고립된 섬과 같고 고립된 AI는 진정한 지능을 실현할 수 없습니다." 화웨이는 단순한 칩 회사가 아니라 5G 통신과 AI 연산을 연결하는 인프라 기업입니다. 어센드 950PR도 결국 네트워크 인프라 관점의 하나의 단추일 뿐입니다.

4, 화웨이 방법론, 오간삼정(五看三定)

CEO의 철학이 화웨이의 전략으로 전환된 것이 오간삼정(五看三定)입니다. 오간(五看)은 다섯 가지를 보는 것입니다. 시장, 고객, 경쟁사, 자신, 그리고 격차 이 다섯가지를 관찰합니다. 삼정(三定)은 세 가지 전략적 의도, 혁신의 초점, 실행 계획을 정하는 것입니다. 이 방법론의 핵심은 기술 통찰입니다.

다시 기술을 세 가지로 분류합니다. 현재 기술을 개선하는 연속성 기술, 산업 판도를 바꾸는 혁신적 기술, 과학의 최전선에 있는 1등 기술. 화웨이는 이 세 층위에 각각 다른 자원을 배분합니다. 동시에 한해 연구개발비 1,800억 위안(한화 약 39조 4,200억 원) 중 600억 위안(한화 약 13조 1,400억 원)을 성과 평가 없이 기초 이론 연구에 투입합니다. 뿌리가 없으면 잎이 무성해도 바람에 쓰러진다는 이치입니다.

2004년 하이실리콘(HiSilicon)을 세울 때 시장은 화웨이가 왜 칩을 직접 만드냐고 의아해했습니다. 이에 런정페이는 "스페어 타이어는 필수다" 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화웨이는 범용 인공지능을 추구하지 않으며 대형 모델을 공업과 농업의 골수에 집어넣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화웨이의 사례는 비단 한 기업의 경영 철학이 아니라 중국 전반의 AI산업에 반영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중국은 미국을 따라 잡으려면 아직 멀었어" 라는 평가를 하기 전 관점을 달리 보아야 합니다. 중국은 전혀 다른 레이스로 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덧붙이는 글 | 임선영씨는 중국전문가로 <중국경제미래지도>의 저자입니다. 이 글은 본인의 페이스북에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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