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의 범죄자도 놓칠 판…대검 “공소청 직원도 영장집행권 줘야”

석경민 2026. 5. 2.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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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연합뉴스

대검찰청이 지난 3월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등에 개정될 형사소송법에 “공소청 직원도 검사의 지휘를 받아 형집행장 등 영장을 집행할 수 있다”는 취지의 조항을 추가해달라는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10월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이 신설되면 지금까지 검찰청 직원들이 맡아온 자유형 미집행자 검거와 벌금 미납자 노역장 유치 업무에 입법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다.


“눈앞에 있어도 검거 못 할 상황 생길 수도”

자유형 미집행자는 실형을 선고받고도 도주하거나 잠적해 형 집행을 피하는 사람을 말한다. 검사는 형집행장을 발부해 이들에 대한 형 집행을 지휘하고, 검찰 수사관 등 검찰청 직원은 사법경찰관리 지위에서 이를 집행해왔다. 고액 벌금형을 선고받고도 고의로 납부하지 않은 체납자에 대해서도 같은 방식으로 노역장 유치를 한다. 실무상 소재 파악을 위해 통신영장 등 별도의 강제처분 절차가 동원되는 경우도 있다.

대검은 검찰청 직원이 이 같은 형집행장 등을 집행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현행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에 있다고 보고 있다. 형사소송법 제115조는 검사의 지휘에 따라 사법경찰관리가 영장을 집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검찰청법 제46조는 검찰 수사관 등을 사법경찰관리로 인정해 영장 집행 등 직무 수행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추미애,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3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3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공소청법안(대안)이 가결되자 악수하고 있다. 뉴스1

하지만 지난 3월 통과된 공소청법에는 공소청 직원을 사법경찰관리로 보는 조항이 빠졌다. 대검은 공소청법 제정 과정에서도 현행 검찰청법 조항과 마찬가지로 공소청 직원을 사법경찰관리로 규정해달라는 의견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공소청의 직무에서 범죄 수사 기능을 배제하려는 입법 취지와 맞물린 조치로 법조계에서는 해석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 조항이 빠진 상태로 검찰청이 폐지되면 형 집행 현장에서 혼란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검찰 관계자는 “형사소송법에서 공소청 직원에게 형집행장 등 영장 집행 권한을 명확히 주지 않으면 잠적한 사람을 추적할 방법이 사라질 수 있다”며 “법적 근거가 불명확하면 눈앞에 자유형 미집행자가 있어도 붙잡기 어려운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한 피고인의 구인 문제도 쟁점이다. 검찰청이 폐지되면 공소유지를 담당하는 공소청 검사가 공소청 직원을 통해 해당 피고인을 직접 구인할 수 있는 근거도 불명확해질 수 있다는 게 대검의 판단이다.


매년 1만여명 검거… “경찰 이관 땐 혼란 우려”

대검에 따르면 검찰이 한 해 동안 직접 검거하거나 노역장에 유치하는 자유형 미집행자와 벌금 미납자는 매년 1만명 안팎이다. 경찰 역시 형집행장이 발부된 수배자를 검거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있지만, 현재 별도로 자유형 미집행자와 벌금 미납자를 추적·검거하는 업무를 전담하지는 않는다. 치안 활동이나 범죄 수사 과정에서 형집행장이 발부된 수배자를 발견하면 검찰에 인계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이근우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은 “검찰청 폐지 이후 검찰이 해오던 자유형 미집행자나 벌금 미납자 검거 활동을 경찰이 모두 맡게 되면 당장 혼란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구치소 모습. 김종호 기자

자유형 미집행자 수는 지난해 6423명으로, 2021년 5340명에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법원이 실형을 선고하면서도 법정 구속을 하지 않는 경우가 늘어난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대법원 재판은 원칙적으로 서면 심리로 진행되기 때문에, 실형이 확정되면 검찰은 피고인을 형 집행을 위해 소환한다. 하지만 피고인이 이에 응하지 않고 도주하거나 잠적하면 자유형 미집행자가 된다.

벌금 미납 문제도 규모가 작지 않다. 지난해 노역장 유치 대상이 된 벌금 규모는 3조2659억원에 달했다. 벌금형의 경우 시효가 5년으로 비교적 짧아, 집행 체계가 흔들리면 “5년만 버티면 된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검 관계자는 “실형이나 고액 벌금이 선고돼도 제대로 집행하지 못하면 형벌의 실효성이 약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형사소송법을 별도로 고치지 않아도 공소청 직원이 형 집행 업무를 할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인 양홍석 변호사는 “재판 집행 지휘는 공소청 검사의 직무이기 때문에 별도 형사소송법 개정 없이도 공소청 직원이 확정판결을 받은 기결수에 대한 영장 집행을 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자유형 미집행자나 벌금 미납자 검거는 확정판결된 재판을 집행하는 행위인 만큼, 공소청 업무 범위 안에서 처리할 수 있다는 취지다.

실형을 선고받고도 형집행을 거부하고 도주하거나 잠적한 자유형 미집행자는 지난해 기준 6423명이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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