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나침반이 된 성경말씀] 불의에 침묵 대신 정의 위한 불편한 선택을

2026. 5. 2.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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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잘못한 일이 아닌 것으로 자신을 책망할 필요 없어. 넌 실력이 충분하니까 얼마든지 더 좋은 기회를 만들 수 있어. 너 자신을 믿어야 해."

나는 그에게 빨리 잊으라고 말했지만 정작 내 머릿속에서는 불의와 고통에 대한 생각이 줄기차게 이어졌다.

그러나 우리는 모든 불의와 싸울 수 없다는 이유로 쉽게 침묵을 선택한다.

잘못된 말을 웃으며 넘기지 않는 일, 부당한 구조에 침묵하지 않는 일,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도 불의를 행한다면 더 이상 동조하지 않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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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 김성신 출판평론가
“선행을 배우며 정의를 구하며 학대 받는 자를 도와 주며 고아를 위하여 신원하며 과부를 위하여 변호하라 하셨느니라.”(사 1:17)


“네가 잘못한 일이 아닌 것으로 자신을 책망할 필요 없어. 넌 실력이 충분하니까 얼마든지 더 좋은 기회를 만들 수 있어. 너 자신을 믿어야 해.”

내 말을 듣던 제자가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몇 달 전이었다. 그는 취업에 성공했다며 들뜬 목소리로 연락해 왔다. 아주 좋은 회사고 그곳에 들어가기까지 자신이 얼마나 오래 노력했는지 쉼 없이 이야기했다. 나는 기쁜 마음으로 축하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조언을 구하며 다시 찾아왔다. 상사로부터 성적으로 부당한 일을 겪었고 결국 회사를 그만뒀다는 이야기였다. 침착하게 말을 이어갔지만 그 안에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처와 무너진 자존감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나는 그에게 빨리 잊으라고 말했지만 정작 내 머릿속에서는 불의와 고통에 대한 생각이 줄기차게 이어졌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수없이 많은 불의를 목격한다. 제도와 구조에 스며든 부당함, 신앙의 이름으로 포장된 왜곡된 권위, 그리고 가까운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작지만 분명한 잘못들까지. 그러나 우리는 모든 불의와 싸울 수 없다는 이유로 쉽게 침묵을 선택한다. 판단을 미루고 상황을 용납하려 애쓰며 때로는 어쩔 수 없다는 말로 스스로를 설득한다. 문제는 이런 선택들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비겁은 내면에 먼지처럼 쌓인다.

그때 떠올린 말씀이 이사야 1장 17절이었다. 이 구절을 통해 나는 정의가 회색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불의를 외면하는 순간 우리는 이미 어느 한쪽에 서게 된다. 특히 종교적 권위나 오래된 관계 앞에서는 그 경계가 쉽게 흐려진다. 크리스천은 잘 참지만 모든 인내가 선한 것은 아니다. 어떤 인내는 불의를 지속시키고 어떤 침묵은 또 다른 가해를 돕는다. 신앙은 불의를 덮는 명분이 아니라 드러내고 바로잡게 하는 용기여야 한다. 이사야 1장 17절은 단순한 권고가 아니라 삶과 신앙의 방향을 향한 명령처럼 다가온다. 배우고 찾고 돕고 변호하라는 요청이다.

비겁하지 않다는 것은 거창한 영웅적 결단을 의미하지 않는다. 잘못된 말을 웃으며 넘기지 않는 일, 부당한 구조에 침묵하지 않는 일,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도 불의를 행한다면 더 이상 동조하지 않는 일. 그런 작고 불편한 선택들을 기꺼이 쌓아갈 수 있다면 언젠가 주님의 품에 이르는 날, 자신의 인생 앞에 조용히 모자를 벗어 인사할 수 있지 않을까.

<약력> △일산은혜교회 집사 △한양대 창의융합교육원 겸임교수 △출판도시문화재단 이사 △‘서평가 되는 법’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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