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잇따른 강경 발언…“아랍 왕실 표적” “유럽의 호르무즈 제안 전부 거부”

미국과의 종전 협상을 반대하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영향력이 커진 이란에서 강경 발언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1일(현지시간) 이란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위원회 소속 마흐무드 나바비안 의원은 최근 친정부 집회에서 “이란 최고 지도부가 공격을 받는다면 역내 아랍 국가 군주들과 왕궁도 결코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중동 각국 정부를 향해 “이 지역 국가들의 통치자들은 이러한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자국에 설치된 군사 기지의 활동을 저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바비안 의원은 이란 내 대표적인 강경파 정치인으로, 미국과 이란 간 1차 협상 당시 대표단의 일원으로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를 방문했던 인물이다. 최근에는 대미 협상단이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규정한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레드라인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나바비안 의원이 협상단이 레드라인을 어기고 미국과 핵 문제를 논의한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고 이란인터내셔널이 지난달 28일 전했다.

같은 날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호르무즈해협 관리를 위해 유럽이 현재까지 한 모든 제안을 거부하겠다는 발언도 이란 내부에서 나왔다. 모하마드 레자 사부리 주이탈리아 이란 대사는 1일 타스통신 인터뷰에서 “영국과 프랑스, 그리고 유럽 연합(EU)이 주도적으로 내놓은 최근의 계획과 발언에 대해 거부하고 규탄한다”며 “이란은 이러한 계획과 행동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영국과 프랑스는 호르무즈해협 통항을 위한 국제 연대를 주도하고 있다. 양국은 지난달 17일 파리에서 미국을 제외한 약 50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정상회의를 주재해 해협 재개방 지원을 논의했다.
EU 내에선 호르무즈해협 즉각 개방과 함께 병력 보강과 임무 확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지난달 24일 키프로스에서 열린 유럽 정상들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호르무즈 해협은 어떤 제한이나 통행료 없이 즉각 개방돼야 한다”며 “이는 전 세계에 필수적”이라고 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을 위해 아스피데스(Aspides, 방패) 임무 등 이미 배치된 해군의 임무를 확대해야 한다”며 “국가들의 연합을 가장 빠르게 구성하는 방법은 기존의 임무를 확대하고 필요한 함정과 장비, 역량을 보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부리 대사는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모든 조치는 이란의 동의와 협의 하에 이뤄져야 한다”며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내 어떤 외세 간섭이나 주둔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럽은 이란이 아니라 국제법과 유엔 헌장을 위반한 미국과 이스라엘을 압박해야 하지만 외면하고 있다”며 “항행의 장애물을 제거할 유일한 방법은 이란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존중하고 미국과 시오니스트(이스라엘) 정권이 유사 행동 반복 없이 휴전을 준수하도록 정치적 압력을 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빨아볼래” 백인이 초록풀 줬다…남경필 아들 첫 마약 고백 | 중앙일보
- “남녀 시신, 장례식장 따로 보내” 한날 죽은 예비부부의 비극 | 중앙일보
- 신축인데 안전 B등급 나왔다…35억 강남 그 아파트는 어디 | 중앙일보
- 이건 실화였다…‘17세 강간범’ 엄마의 155분 울분 | 중앙일보
- “사람 실종됐다” 봄 맞은 제주 발칵…이틀간 이런 신고 14건, 뭔일 | 중앙일보
- “자식들 해처 먹을까 봐 도망” 96세 부자는 전셋집에 산다 | 중앙일보
- “숨도 못 쉬겠다” 성수동 덮친 4만 인파…행사 긴급 중단, 무슨 일 | 중앙일보
- “만보 걷기? 근육 다 녹는다”…의사들 경악하는 중장년 운동법 | 중앙일보
- 청년 5명 중 1명 “차라리 쉴래요”…백수 탈출 골든타임은 1년 | 중앙일보
- “더 오른다”“피크아웃” 사이…개미들 ‘삼전닉스’ 딜레마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