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검사 부메랑 맞을 것”…법조계 ‘李공소 취소’ 특검법 경고

석경민 2026. 5. 1.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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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원내대표 직무대행과 국정조사특위 위원들이 지난달 30일 국회 의안과에 '윤석열 정치검찰 조작기소 진상규명 특검법'을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이른바 ‘윤석열 정권 조작기소 진상규명 특검법’을 두고 법조계에서 위헌·위법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이 지난달 30일 발의한 특검법에 따르면 특검은 윤석열 정권 당시 검찰이 기소한 사건 중 수사권과 공소권을 남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사건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다.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비리 의혹, 대북송금 의혹 등 앞서 국회 조작기소 국정조사에서 다룬 사건뿐 아니라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된 공직선거법 사건과 성남FC 제3자 뇌물 의혹 사건 등 이재명 대통령 관련 주요 형사사건도 대상에 포함된다.

가장 큰 논란은 특검이 검찰이 이미 기소해 재판 중인 사건의 공소유지 여부를 결정하도록 한 대목이다. 법조계에서는 이 조항이 사실상 공소취소 권한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이처럼 노골적으로 대통령의 사법리스크를 해결해주겠다는 특검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며 “정부와 여당이 임명해 여당 사건을 다루는 명백한 이해충돌이자 헌법상 법치주의 원칙에 반한다”고 비판했다.


공소취소는 예외적…특검 결정 사후 검증도 한계

검사가 공소를 취소하면 법원은 해당 사건의 유무죄를 판단하지 않고 곧바로 공소기각 결정을 하는 만큼 공소취소는 극히 제한적으로 사용되는 제도다. 법조계에선 반의사불벌죄 사건에서 피해자가 뒤늦게 처벌 불원 의사를 밝힌 경우나, 처벌의 근거가 된 법률이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을 받는 경우 등 공소 제기의 전제가 무너진 정도를 공소취소가 가능한 사례로 꼽는다. 그렇기 때문에 공소취소 사례는 흔히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문제는 특검의 경우 검찰과 달리 공소취소를 다층적으로 검토할 내부 통제 장치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점이다. 검찰은 공소취소를 검토할 때 통상 공판 검사와 지휘라인, 대검·법무부 보고 등 다단계 검토 절차를 거친다. 반면 별도 조직인 특검은 상대적으로 소수의 지휘부 판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특검법에는 활동 종료 후 내부 보고서 등 문건을 별도로 보존하는 규정도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사후적으로 특검의 공소취소 관여자 확인과 공소취소 사유 및 내부 의사결정을 명확히 확인하기 어렵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노동절 기념식에서 기념사하고 있다. 청와대가 노동절 기념식을 개최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연합뉴스

검찰이 기소한 사건을 별도 기관인 특검이 맡아 공소취소 등을 판단하는 구조가 법체계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기가 기소하지 않은 사건을 공소취소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재정신청을 통해 고등법원이 기소를 강제한 사건 같은 경우 검사가 공소취소할 수 없게 돼 있는 것과 같은 취지”라고 짚었다.

지난해 7월 순직해병 특검이 박정훈 대령 사건 항소를 취하한 전례가 있지만, 법조계에서는 두 사안의 성격이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본다. 수도권의 한 차장검사는 “법원의 일차적 판단을 받고 이에 다투지 않겠다는 항소취하와 법원 판단 자체를 원천 차단하는 공소취소는 천지 차이”라며 “20여년 검찰 생활 동안 상상해본 적도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차준홍 기자

특검 임명 절차도 도마에 올랐다. 이번 특검법은 특검 후보자 추천 의뢰를 받은 정당이 3일 이내에 대통령에게 후보자를 추천하도록 했다. 추천을 받은 대통령 역시 3일 이내에 특별검사를 임명해야 한다. 이 기간을 지키지 않으면 추천권이나 임명권을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는 조항도 담겼다.

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3일은 후보자를 물색하거나 내부적인 심사 등 필요한 의사결정을 고려할 때 매우 촉박하고 요식적인 기간”이라며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는 것처럼 보이나 사실상 야당의 추천권을 박탈하는 이례적인 규정”이라고 꼬집었다.

무리하게 공소취소를 감행할 경우 오히려 특검 검사들에게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이창현 교수는 “만약 공소취소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데도 공소취소를 한다면, 해당 검사와 특검은 법왜곡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며 “민주당에서 신설한 법왜곡죄 조항이 자가당착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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